조정석 "열일 원동력? 연기 너무 재밌어" [★FULL인터뷰]

최현주 기자  |  2019.07.18 08:02
/사진제공=잼엔터테인먼트 /사진제공=잼엔터테인먼트


조정석(39)은 6개월의 대장정 SBS 금토 드라마 '녹두꽃'을 마쳤지만 쉼 없이 작품 활동을 이어간다. 31일 개봉하는 영화 '엑시트'의 주인공을 맡았고 하반기 촬영을 시작하는 신원호 감독과 이우정 작가의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 캐스팅됐다.

그러면서 그는 "내년에는 꼭 뮤지컬 무대에 서고 싶다"고 끊임없이 활동 계획을 세운다. 조정석이 쉴 틈 없이 일할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이에 그는 "연기가 너무 좋고 재밌다"라고 말한다. '덕업일치'(자신이 좋아하는 관심사를 직업으로 삼은 것을 의미)에 성공한 배우 조정석을 스타뉴스가 만났다.

- 녹두꽃이 종영했다.

▶ 사극을 6개월 동안 하는 게 쉽지가 않았다. 마음을 단단히 먹고 촬영에 들어가긴 했는데 체력적으로나 정기적으로나 의외로 되게 수월하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촬영 현장이 좋았다. 끝나고 아쉽고 시원섭섭할 때도 있는데 이번 작품은 시원하다고 느낀다. 종방연 할 때도 좋았고 좋은 사람과 같이 근무한 게 배우로서 축복인 것 같다. 행운 같은 작품이었다. 다른 작품보다 여운이 길다. 작품도 작품이지만 그 작품을 누구랑 어떻게 했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배우이기 전에 사람이니까 좋은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받으면서 해서 그런지 더 여운이 길다.

- 좋은 영향이란 어떤 건지 궁금하다.

▶ 정말 사소한 건데 서로 배려하고 서로 생각해주는 배려들이 사람한테 좋은 영향을 주는 것 같다. 나도 모르게 아드레날린이 샘솟더라"며 "위험한 장면을 찍을 때 서로 조심하라고 한마디 한다거나 찍고 나면 괜찮냐고 한마디 한다거나 하는 것들 말이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까탈스러운 사람이 없어서 단체 촬영을 하기가 쉬웠다.

- 동학 농민혁명이라는 실제 역사 속의 가상의 주인공 역할을 했다.

▶ 민초들의 삶, 민초들의 시각에서 그 시대를 바라보는 게 좋았다. 물론 '거시기'였다가 '백이강'으로 거듭나면서 삶의 변화가 있는 것도 매력적이었는데 민초들의 시선으로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의 관점에서 드라마를 접근할 수 있다는 게 되게 좋았다.

- 실제 역사를 재해석하는 것에 부담감은 없었는지 궁금하다.

▶ 당연히 있었다. 아무래도 역사적으로 큰 사건을 소재로 다루고 있는 드라마이다 보니까 드라마에서 가상의 인물로서 누가 되거나 잘못된 접근을 해버리면 완전히 왜곡될 수 있다. 그래서 감독님도, 작가님도 고증에 신경 썼겠지만 저 역시 가상의 인물로서 고증에 신경 쓸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가상의 인물이라 상상할 수 있는 범위가 있어서 그런 부분이 좋았다.

/사진제공=잼엔터테인먼트 /사진제공=잼엔터테인먼트


-백이강의 전라도 사투리 연기가 호평을 받았다.

▶ 어느 시점부터는 사투리의 연기에 대한 걱정이 없어졌다. 서울말을 쓰더라도 자연스럽게 사투리가 나오더라. 그런 것까지 경험했다. 아직도 그 느낌이 남아있다.

- 시청률이 아쉽지는 않았나.

▶ 저도 아쉽긴 하다. 시청률에 대해서는 저희 모두가 다 아쉬워했던 것 같다. 저희끼리는 아쉬운 시청률에 대해 연연하지 않고 이 작품이 주는 의미적인 접근에서 더 힘을 얻었던 것 같다. 우리가 '녹두꽃'이라는 작품을 하고 있다는 그 자체가 힘이 됐다. 중반 이후부터는 저 개인적으로는 더 열심히 했던 것 같다.

- 함께 호흡을 맞춘 윤시윤과의 호흡은 어땠나.

▶ 시윤이가 정말 훌륭했다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윤시윤이 맡은 백이현이 비극적으로 엔딩을 맞는다는 것을 알고 작품을 시작했다. 백이현의 연기가 정말 쉽지 않은 부분이었는데 윤시윤이 잘했다고 생각한다. 윤시윤의 연기를 보며 흥미로웠고 나도 영향을 많이 받았다. 함께하는 호흡도 좋았다.

- 최무성과의 연기는 어땠나.

▶ 실제로도 굉장히 묵직하다. 너무 묵직해서 몰아치는 힘이 확 와 닿을 때가 있다. 배우 조정석뿐만 아니라 백이강에게 훅하고 와 닿았던 순간들이 있다

- 최근 한일 관계 속에서 특히나 '녹두꽃'은 의미가 있을 것 같다.

▶ 우리나라에서 있었던 사실이고, 사실에 입각해서 생각해보면 많이 아쉽다. 그래서 이 드라마를 촬영하는 인물에 개인적으로 더 동화될 수 있었다. 그리고 역사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쓴 작품이기 때문에 역사적인 공부가 됐다. 저뿐만이 아니라 함께 하는 배우들 모두가 그랬다.

- 올해 마흔을 맞이했는데, '녹두꽃'은 본인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나.

▶ (나이는) 생각지도 못했다. 하하. 그런 의미에서 말하면 제 자신이 깊어진다거나 혹은 묵직해진다거나 하는 욕심, 욕망은 특별히 없다. 그런데 의미적인 부분에서 ('녹두꽃'은) 되게 좋은 의미인 것 같다. 제가 깊어졌다거나 묵직해졌다고 해서 연기가 늘고 그런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연기적인 부분에서 분명히 또 다른 색을 보여줄 수 있는 장이 많길 바라는 마음이 있었는데 '녹두꽃'이 좋은 시기에, 좋은 작품으로 의미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녹두꽃' 보시고 다음 작품 기대해 주시는 분들도 많아졌다.

- 아내 거미(본명 박지연)가 이번 작품을 모니터링해줬는지 궁금하다.

▶ 작품을 늘 언제나 잘 봐주고 응원해주는 분이니까 이번 작품도 마찬가지로 잘 봐줬다. 그런데 전국 투어 하고 있어 옛날처럼 많은 시간을 들여서 해주지는 못했다. 아무래도 그분도 바쁘시다 보니까. 저도 거미 씨 공연을 못 봤다.

- 거미는 최근 SBS 예능프로그램 '런닝맨'에서 '결혼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 저도 마찬가지로 결혼을 추천한다. 작품 고민 외에도 사람 사는 인생에서 여러 가지 고민이 있는데 그런 고민을 허심탄회하게 서로 나누고 공감하고 서로 도와줄 수 있다는 점이 좋다. 하나가 아닌 둘이. 둘인데 하나인 그런 짝 같은 관계다.

- 큰 주목을 받았던 영화 '건축학개론' 이후 7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그간 달라진 건 무엇인가.

▶ 생각하는 건 똑같다. 공연할 때부터 똑같은 것 같다. 어떤 역할이고 작품이든 내가 하고 싶고 매력이 있으면 누가 뭐라고 하든 하는 사람이다. 그런 점에서 똑같다. 그렇다고 고집불통은 아닌데 어떤 작품을 하든 역할에 대한 매력을 못 느끼면 열정도 안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상황과 위치에 따라 변할 수는 있겠지만 이 생각 덕분에 늘 한결같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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