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오우~ 이걸 참아?" 절친 박건우-장성우, '신경전' 전말 공개

수원=김우종 기자  |  2019.05.23 07:20
두산 박건우(왼쪽)와 KT 장성우.  /사진=OSEN 두산 박건우(왼쪽)와 KT 장성우. /사진=OSEN
두산 박건우(29)와 KT 포수 장성우(29)의 유쾌했던 신경전 전말이 공개됐다.


지난 2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두산-KT전이 끝난 뒤 한 장면이 화제가 됐다. 바로 박건우와 장성우가 알콩달콩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이었다.

경찰야구단에서 함께 군 복무를 한 둘은 친분 관계가 상상 이상이다. 박건우는 빠른 1월생인 장성우를 평소에 형이라 부른다. 하지만 말을 편하게 하며 거의 친구처럼 지낸다. 경찰야구단에서 후임인 장성우가 선임인 박건우를 적극적으로 원해 룸메이트로 지냈다고 한다. 이후 밥도 먹고 함께 놀며 더욱 친해졌다.

이날 장성우는 박건우가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상대의 신경을 건드리는, 이른바 '트래시 토크'를 날렸다. 야구 경기에서는 예전부터 포수가 타석에 들어서는 타자를 향해 툭툭 말을 건네며 자극하는 경우가 있었다. '절친'을 만난 장성우는 이때다 싶어 계속 말을 걸었던 것이다.

1회 우중간 적시 3루타를 친 박건우는 3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유격수 직선타로 물러났다. 잘 맞은 타구가 유격수 글러브로 빨려 들어갔고 박건우는 무척 아쉬워했다.

이 틈을 장성우가 놓치지 않았다. 박건우를 향해 무언가 말을 건넸고, 이를 들은 박건우는 배트 노브(야구방망이 손잡이 끝 부분)로 위협하는 깜짝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그러나 신경전도 잠깐, 박건우는 그라운드에 떨어진 장성우의 헬멧을 건네는 속정도 보여줬다.

이튿날인 22일 수원에서 만난 박건우를 통해 사건의 전말을 들을 수 있었다. 박건우는 "(장)성우 형이 정말 한 번을 안 쉬고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계속 놀리는 거다. 너무 많이 놀려서 심판님이 (장성우에게) 경고를 줬다. 그런데 성우 형이 '아아~ (박)건우랑 경기 끝나고 밥 먹기로 했어요'라고 말하더라.(웃음) 그래서 성우 형한테 '으휴, 진짜 좀 조용히 좀 해라'고 했다. 내가 3회 직선타로 아웃 되니까 또 '오케이! 박건우 잡았어!'라고 소리치는 거다. 어휴 정말…"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박건우는 "그 다음엔 안 할 줄 알았는데 (장)성우 형이 또 (트래시 토크를) 하는 거였다. 그래서 내가 '참, 형도 대단하다. 심판님께서 경고 주시면 그만 좀 해라' 하니까, 성우 형이 '이기(이게) 내 스타일이다'라고 맞받아치더라. 원래 시끄러운 형안데, 정말 어제는 말이 더 많더라. 그런데 요즘 보니 성우 형이 잘 치고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장성우는 박건우가 변화구를 참아내자 "오이~! 네가 이걸 참는다고?"라고 하는가 하면, 박건우가 속구에 스윙을 하지 않으면 "이거 안 치면 뭐 치려고? 아! 변화구 생각하는구나"라고 말하며 '동생' 박건우를 계속 신경 쓰이게 했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전해 들은 포수 출신 김태형 두산 감독은 "과거에 최해식 코치가 그런 걸 많이 했다"고 웃으면서 "아, 원조는 이만수 선배님이다. 정말 파이팅이 좋으셨다"고 회상했다. 이어 "사실 어렸을 때 야구 하면서 포수한테 그런 걸 시켰다. 말을 잘 거는 포수들도 있었고, 친한 척하는 포수들도 있었다"며 알 듯 말 듯한 미소를 지었다.

KT 장성우(왼쪽)와 두산 박건우. KT 장성우(왼쪽)와 두산 박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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