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균 "'악질경찰' 더 치열하고 뜨겁게 많은 고민" [★FULL인터뷰]

강민경 기자  |  2019.03.26 09:34
배우 이선균 /사진제공=워너브라더스 코리아 배우 이선균 /사진제공=워너브라더스 코리아


지난 2014년 4월 16일. 범국민적 트라우마를 갖게 만든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다. 지금껏 세월호 참사를 소재로 한 상업영화는 없었다. '악질경찰'(감독 이정범)이 처음이다.

'악질경찰'은 뒷돈은 챙기고 비리는 눈감고 범죄는 사주하는 쓰레기 같은 악질경찰이 폭발사건 용의자로 몰리고 거대 기업의 음모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배우 이선균(45)이 '악질경찰'을 통해 이정범 감독과 17년 만에 재회했다. 두 사람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 작품 이후 오랜만에 작업했다. 뿐만 아니라 이선균은 지금껏 보지 못했던 새로운 얼굴을 선보이기에 시선을 사로잡는다.

"'악질경찰' 캐스팅에 난항이 있었다. 돌고 돌아 나한테 온 것 같다. 이정범 감독은 내게 있어 수식어가 필요없는 형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 작품을 제외하고는 처음 작품을 함께 찍었다. 그래서 진지하게 임했다. 치열하게 찍었고, 자기 검열도 많고 고민도 많았던 작품이다. 그래서 더 애정이 가는 작품이기도 하다."

배우 이선균 /사진제공=워너브라더스 코리아 배우 이선균 /사진제공=워너브라더스 코리아


이선균은 '악질경찰'에 대해 우여곡절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세월호 참사를 다루는 작품인만큼 부담일 수도 있지만 용기라고 생각했다고. 그는 세월호 참사를 다룬다는 이야기를 듣고 시나리오를 읽었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직접적인 영화도 아니고, 유가족을 중심으로 한 영화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형(이정범 감독)이 범주 안에서 살고 싶은 내용을 그렸다. 그런데 걱정이 됐다는 것은 장르 영화에 대해 세월호 참사를 소재로 삼았다는 것이다. 이에 유가족 분들이나 관객이 어떻게 생각할지 저도 고민을 많이 했다. 시나리오에서도 많은 논의를 했다. 추가할 부분은 추가하고, 빼야 할 부분은 뺐다."

부담과 용기가 있는 작품을 선택한 이선균이다. 그렇다면 그가 '악질경찰'을 선택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이정범 감독과 영화의 구성이었다.

"정범이 형과 작업을 하는 게 좋았다. 캐스팅 난항을 겪었지만 15년 전에 했던 약속을 지키게 됐다. (웃음) 영화적인 구성과 캐릭터의 매력이 크게 다가왔다. 어른들의 각성으로 봤다. 세월호 참사가 등장하지만 전체적으로 자기 한 치 앞만 보는 어른들에 대한 성찰과 반성하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이선균은 극중에서 조필호 역을 맡았다. 조필호는 날 선 눈빛과 악독해 보이는 표정, 그 어떤 위기도 능구렁이처럼 빠져나가는 비열함까지 갖춘 경찰이다. 또 이선균이 연기했던 캐릭터 중 보다 세고 차갑고 악한 인물 중 하나다.

배우 이선균 /사진제공=워너브라더스 코리아 배우 이선균 /사진제공=워너브라더스 코리아


"주인공은 말도 별로 없고 싸움도 잘하고, 멋있는 느낌이다. 그런데 조필호는 말도 많고 겁도 많다. 현실적인 인물을 만들고 싶었다. 조필호를 봤을 때 자기 앞의 이익만 바라 보는 못된 행동을 서슴지 않고 하는 그런 사람으로 그리고 싶었다. 제가 시나리오에 나와 있는 것 보다 더 지질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다. 저는 멋 부리는 걸 싫어한다. 현실감을 넣다 보면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보다 더 현실적이고 지질하게 표현하는 것 같다."

이선균이 '악질경찰'을 통해 새로운 얼굴을 선보이지만, 전작인 '끝까지 간다'(감독 김성훈)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박해준과의 액션이 많고, 전소니의 집에 몰래 찾아가 선보이는 액션 때문이기도 하다. 그는 이에 대해 잘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밝혔다.

"몸이 힘든 거야 다 감내할 수 있다. 잘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관객이 봤을 때 (액션신 중 맞았을 때) 더 아파보였으면 좋겠고, 더 진짜 같이 보였으면 좋겠다. 그렇기에 어쩔 수 없이 겹치는 것 같다. '끝까지 간다'에서는 조진웅이 액션을 했다면, '악질경찰'에서는 박해준이 어마무시한 인물이다. 일부분 겹치는 건 인정한다."

이선균이 분한 조필호는 악질경찰이다. 경찰이 무서워서 경찰이 됐다는 조필호다. 그런 캐릭터를 연기했기에 이와 비슷한 사건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최근 승리의 '버닝썬 게이트'가 불거지면서 경찰과의 유착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배우 이선균 /사진제공=워너브라더스 코리아 배우 이선균 /사진제공=워너브라더스 코리아


"걱정을 떠나 이번 사건을 보면서 개인적으로 저는 실망한 부분이 많았다. 무엇보다 국민들은 피곤해 할 것 같다. 이런 일이 계속 터지고, 또 다른 이슈가 생기는 걸 보면서 피로감이 생기지 않을까 싶다."

이선균은 '악질경찰'에서 호흡을 맞춘 전소니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전소니를 궁금하게 만드는 배우라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한국 영화에 주목할만한 배우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드러냈다.

"전소니는 마스크가 좋고 예쁜 걸 떠나서 궁금증을 만든다. 이야기를 하다보면 들떠있는 게 없다. 차분하고 진솔하다. 자신의 의견도 차근차근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제가 신인 배우일 때를 돌이켜본다면 환경이 바뀌었지만 훌륭한 배우가 나오지 않았나 싶다. 주목 받는 배우들이 많지만 훨씬 잘 될 친구다. 한 영화에 여배우든 남배우든 신인 배우를 주목한다는 것은 가장 큰 수확이다."

'악질경찰'에 이어 오는 4월 3일 개봉 예정인 '생일'(감독 이종언)도 세월호 참사를 다뤘다. 이선균은 두 편의 영화에 대해 개봉 시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만든 시기가 중요하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제가 감독도 제작자도 아니지만, 전 정권 말기에 온 국민이 위화감을 가지고 있었다. 어떤 식으로든 미안하다는 사과의 표현을 하려고 했던 시기가 그때가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악질경찰'은 제게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느끼진 않는다. 모든 영화를 열심히 하지만, 이 작품은 더 치열하고 뜨겁게 많은 고민을 하고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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