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준열 "사람이 '돈'보다 위에 있어야 한다" [★FULL인터뷰]

강민경 기자  |  2019.03.26 11:30
배우 류준열 /사진제공=쇼박스 배우 류준열 /사진제공=쇼박스


지난 2015년 '어남류(어차피 남편은 류준열)' 신드롬을 일으켰던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을 기억하는가. 류준열(34)은 '응답하라 1988' 이후 다양한 장르의 캐릭터에 도전했다. 그는 소처럼 일한다는 뜻을 가진 '소준열'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1월 개봉한 '뺑반'(감독 한준희)을 시작으로 20일 개봉한 '돈(감독 박누리)', 올 여름 개봉 예정인 '전투'(감독 원신연)까지 올해 열일 행보를 예고했다.

류준열은 지난 20일부터 영화 '돈'으로 관객과 만나고 있다. '돈'은 부자가 되고 싶었던 신입 브로커 일현(류준열 분)이 여의도 최고의 작전 설계자 번호표(유지태 분)를 만나게 된 후 거액을 건 작전에 휘말리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류준열은 극중 부자가 되고 싶은 꿈을 품고 여의도에 입성한 신입 주식 브로커 일현 분을 맡았다. 그는 '돈'을 통해 그의 필모그래피 사상 가장 다채로운 모습을 선보였다. 실적 0원의 찌질이로 이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에 대한 절망, 큰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잡는 과정의 조바심과 불안함, 큰 돈을 만지게 된 후 성공이 주는 자신감, 금융감독원의 추적으로 인한 갈등과 불안까지.

최근 류준열과 만나 '돈'의 비하인드부터 절친이자 축구선수 손흥민(27·토트넘 홋스퍼)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배우 류준열 /사진제공=쇼박스 배우 류준열 /사진제공=쇼박스


◆ "작품 선택의 기준은 시나리오의 재미. 그 다음은 감독님의 전작을 어떻게 봤는지에요"

2015년 영화 '소셜포비아'(감독 홍석재)로 데뷔한 류준열은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운빨 로맨스', 영화 '글로리데이'(감독 최정열), '더 킹'(감독 한재림), '택시운전사'(감독 장훈), '독전'(감독 이해영) 등 다양한 장르와 캐릭터로 분해 제게 맞는 옷을 입은 마냥 찰떡같은 연기력을 보였다. 그에게 있어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은 감독의 전작을 어떻게 보았는지다. 물론 시나리오의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

"박누리 감독님 같은 경우에는 독특한 케이스에요. '돈'은 박누리 감독님이 처음 준비한 작품이다 보니 다른 감독님과 달리 전작을 볼 기회가 없었어요. 박누리 감독님과 만나 대화를 나누다보니 잘 통했어요. (데뷔 5년 차지만) 저도 아직 얼굴을 알리고 있는 시기에요. 으쌰으쌰 해서 함께 만들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실제로 만드는 과정도 그렇고, 만들어보니까 기대 이상으로 즐거웠어요. 영화를 찍으면서 '이런 재미로 찍는구나'라는 소중함을 느끼게 된 작품이에요."

류준열은 '돈'을 통해 소중함을 느끼게 된 작품이라고 털어놨다. 그가 말하는 구체적인 재미와 소중함은 무엇일까. 바로 집중력을 얻게 된 것이다.

"앞선 영화를 찍었을 때 바쁜 스케줄과 고려해야 할 것이 많거나 생각이 많았어요. 그러나 '돈'은 온전히 영화에 집중하고, 인물 자체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어요. 특히 배우로서 영화를 대하는 자세나 앞으로 작품을 대할 때 가져야 할 자세를 느낀 것 같아요. '밤에 한 잔 하는 그 기분으로 찍었다'는 말이 공감이 됐습니다. 촬영이 끝나고 한 잔 하지는 않지만 그 기분이 무엇인지 알 것 같았어요. 가슴이 벅찼고, 빨리 내일이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배우 류준열 /사진제공=쇼박스 배우 류준열 /사진제공=쇼박스


◆ "캐릭터를 연기하는 데 있어 공감하기 위해 애를 씁니다. 전작과 달리 결이 섬세해졌어요"

류준열은 지금껏 언제나 실재하는 청년의 실감으로 대중의 마음을 움직이게 했다. 그는 '돈'을 통해 지금 오늘의 한국에서 살아가는 보통의 청년을 그렸다. 바닥이었던 한 사람이 야망과 돈의 맛을 아기까지 입체적인 모습으로 공감대와 실감을 최대화했다.

"공감하는 것이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일현에게 공감하려고 애를 썼던 것 같아요. 공감에 애를 썼지만 안 될 경우에는 억지로 하지 않았어요. 그저 계속해서 공감대를 찾아내려고 했죠. 전작에서는 제가 표정이 없어서 이번 작품을 통해서 표정이 많다는 것을 느끼실 꺼에요. 결이 달라진 게 아니라 조금 더 섬세해졌어요. 이번 작품에서는 주변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를 디테일하게 표현했어요."

그렇다면 류준열이 이 시대의 청춘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는 일현을 통해 어떤 공감을 얻었을까. 그리고 어떤 설득력을 느꼈을까. 바로 '돈'에 대한 것이다.

"흔히들 사회 풍조에 사람 위에 돈이 있다고 얘기해요. 이러한 사건들이 뉴스에 많이 나오기에 무뎌지는 측면이 있는 것 같아요. 이런 부분에서 경계하고 작품을 봤어요. 그 경계를 표현하고, 사람들을 돌아보게끔 하고 싶었어요. 돈 보다 사람이 위에 있어야 해요. 돈이 제 삶을 좌지우지 하는 것 보다 제가 돈을 좌지우지 하는 삶을 살아야한다는 것을 느꼈어요. '돈'은 오락영화의 틀을 갖고 있지만, 가벼운 느낌으로 한 번쯤 스쳐지나가면서 고민을 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으면 좋겠어요."

배우 류준열 /사진제공=쇼박스 배우 류준열 /사진제공=쇼박스


◆ "일현처럼 부자가 되고 싶었다는 꿈, 데뷔 전부터 경계하려고 노력했어요"

류준열은 부자가 되면 좋지만, 데뷔 전부터 그 자체로 목표가 되는 것을 경계했다고 밝혔다. 그는 식당에서 밥을 먹거나 팬들에게 사인을 요청 받아 한 마디 적어달라고 하면 '행복하세요'라고 적어뒀다고 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데뷔 초기에는 사인할 때 한 마디 적어달라는 요청에 '대박나세요', '성공하세요'라고 적어드렸어요. 그 이후에는 100% 쓰지 않았습니다. 소신이라기 보다 저도 아쉬운 마음에 그런 얘기를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성공하고 대박나면 좋죠. 그런데 제 사인에 포함되는 건 원치 않아요. '류준열이 공부 열심히 하래!', '류준열이 대박나래' 등 기원하는 기분을 드리고 싶지 않았어요. 저 말고도 다른 분들이 말 하실 텐데 굳이 저까지 해야하나라는 생각이 들었죠."

류준열은 실제로 재테크에 관심이 있을까. 답은 NO다. 자신은 재테크 보다 연기 더 많은 관심을 쏟고 싶다고 털어놨다. 가끔 연예인들의 재테크 성공 사례가 쏟아져나오기도 한다. 그렇지만 류준열은 장담하진 못해도 건물주가 되긴 어렵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재테크에 관한 이야기를 듣다 보니 돈을 벌고, 수익이 많이 나면 많이 날수록 계속 그 쪽 일을 해야한다고 들었어요. 실제로 재테크를 업으로 삼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어요. 재능이 있다면 그렇게 해야겠지만, 저는 재테크 보다 연기하면서 관객을 만나는 게 관심이 더 많아요. 돈 관리에 대해서는 관심이 덜해요. 연기에 대해 집중하고 관심을 더 쏟아야하지 않을까요?"

배우 류준열 /사진제공=쇼박스 배우 류준열 /사진제공=쇼박스


◆ "절친 손흥민, 연예면에 기사 나게 해서 미안하죠. 축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어요"

'돈'의 한 장면 중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과 맨체스터 시티의 경기가 등장한다. 토트넘에는 한국 선수 손흥민이 뛰고 있다. 손흥민은 류준열의 절친으로도 알려져있다. 류준열은 시간이 날 때마다 런던으로 날아가 손흥민을 응원한다. 절친이기에 손흥민의 언급 부분은 류준열이 아이디어를 제시했을까. 답은 아니다.

"제 아이디어이거나 박누리 감독님의 아이디어라고 하기에는 흐려지는 것 같아요. 박누리 감독님과 대화를 많이 나눴어요. '이런 거 어때요?', '좋아요'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만들었어요. 그래서 제 아이디어라기 보다는 자연스러운 분위기였던 것 같아요. 외국에서 축구 경기를 볼 때 한국 사람이 한국 선수를 응원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 같아요."

손흥민의 기사는 스포츠면 뿐만 아니라 연예면에서도 종종 볼 수 있다. 류준열의 절친으로 알려졌기에 류준열이 언급을 할 때가 있기 때문이다. 류준열은 '손흥민의 아이콘'이 된 것에 대해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축구에 집중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게 낫지 않을까요? 또 언급해서 연예면에 나갈 것 같지만, 아무쪼록 잘 부탁드려요. 절친을 작품에 활용한 예라고 하기엔 부담스러워요. 제가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은 손흥민이 아니어도 축구 경기 장면이 나왔을 것 같아요. 박누리 감독님께서 시나리오 전부터 있었던 장면이라고 이야기 해주셨어요. 절친이어서라기 보다 타이밍이 잘 맞은 것 같아요."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스타뉴스 단독

HOT ISSUE

스타 인터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