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 술값 계산해준 '야구팬'... 문우람은 그렇게 빠져들었다

한동훈 기자  |  2018.12.11 05:54
문우람 /사진=뉴스1 문우람 /사진=뉴스1
승부조작 브로커로 낙인 찍혀 프로야구에서 영구 제명된 문우람(전 넥센)이 억울함을 호소했다. 문우람이 밝힌 유혹의 손길은 클럽에서 만난 '야구 팬'으로부터 시작됐다.


문우람은 10일 이태양(전 NC)과 함께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문우람 선수 관련 이태양 양심선언 및 문우람 국민호소문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승부조작에 직접 가담해 유죄가 확정된 이태양은 문우람이 누명을 썼다고 주장했다. 문우람 또한 억울하다며 읍소했다. 그들에 따르면 사건은 자칭 에이전트 조 모씨로부터 비롯됐다.

문우람은 조 모씨에게 이태양을 소개해 승부조작을 알선하고 대가를 챙긴 혐의로 1심 벌금 1000만원형을 받았다. 고등법원과 대법원이 항소를 모두 기각해 지난 8월 형이 확정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를 근거로 문우람을 영구 제명했다.

하지만 문우람은 자신이 연루된 행위는 돈이 든 가방을 조 모씨에게 받아 이태양에게 전달한 것뿐이며, 더욱이 돈이 들어있는지는 몰랐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셋이 연락을 주고 받은 정황 증거와 조 씨에게 받은 675만원 상당의 선물 등에 발목을 잡혔다.

문우람은 2014시즌이 끝나고 클럽에서 조 씨를 처음 만났다고 했다. 조 씨는 야구 팬이라며 사진을 같이 찍자고 다가왔다. 그러고는 문우람 일행의 술값을 계산했다. 조 씨는 자신을 야구 에이전트를 준비하는 사업가라 소개했다. 경계심을 푼 문우람은 연락처를 교환했다.

문우람에 따르면 조 씨는 "지금 쓰는 술값과 선물은 모두 미래를 위한 투자다. 선수들이 FA가 됐을 때 7%를 달라"고 했다. 문우람은 "조 씨의 말을 그대로 믿었고 그가 사주는 술이나 선물을 투자라 생각해 부담을 느끼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결정적으로 가까워진 계기는 2015년 5월이었다. 문우람은 "당시 말도 되지 않는 이유로 팀 선배에게 야구 배트로 폭행을 당했다. 머리를 7차례 맞았다. 2군 훈련도 어려울 정도라 쉬면서 치료를 받았다. 힘든 시간을 보내던 때 조 씨가 자주 밖으로 불러 좋은 말로 위로도 해줬다"고 돌아봤다.

이 때 받은 선물들이 승부조작의 대가로 둔갑했다는 게 문우람의 주장이다. 문우람은 "기분을 풀어 준다며 내게 선물한 운동화, 청바지, 시계가 결과적으로 나를 승부조작범으로 만들었다"고 후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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