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인터뷰] 김대희 "개그 공연 붐 일으킬 그날 꿈꿔요"

이경호 기자  |  2018.07.19 09:00
개그맨 김대희/사진=김휘선 기자 개그맨 김대희/사진=김휘선 기자


개그맨 김대희(44)가 또 한 번 일을 벌였다. 이번엔 홍대 인근에 개그맨들과 관객들이 함께 어우러져 놀 수 있는 장을 만들었다.

김대희는 최근 서울 마포구 서교동 홍대 인근에 JDB스퀘어를 개관했다. JDB스퀘어는 김대희를 극장장으로 한 공연장이다. 스탠드업 코미디, 콩트 등 다양한 개그(코미디) 공연이 펼쳐진다. 지난 6일 '옴니버스 스탠드업 코미디쇼'를 시작으로 JDB스퀘어가 정식 오픈했다.

방송이 아닌 소극장 형태의 코미디 극장을 만든 김대희를 스타뉴스가 만나 JDB스퀘어의 시작과 현재,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JDB스퀘어 극장장 개그맨 김대희(사진 왼쪽)과 JDB엔터테인먼트 이강희 대표/사진=김휘선 기자 JDB스퀘어 극장장 개그맨 김대희(사진 왼쪽)과 JDB엔터테인먼트 이강희 대표/사진=김휘선 기자


김대희는 JDB스퀘어를 계획하게 된 시기는 2015년 4월, 자신이 단독 대표로 JDB엔터테인먼트를 출범할 때부터 생각한 것이라고 했다. 새로운 형태의 개그를 실험해 보고 싶은 무대가 없어 답답했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그리고 현 JDB엔터테인먼트 이강희 대표의 지원 속에 이뤄낼 수 있었다고 했다.

"소극장 또는 공연장을 가지고 있어야 된다는 게 회사의 목표였고, 제 꿈이었죠. 연극, 뮤지컬은 공연장이 많은데 코미디는 관객들에게 보여줄 제대로 된 무대가 없었어요. 예를 들자면 '개그콘서트'(이하 '개콘')에서 선보였던 '대화가 필요해'가 그래요. '개콘'에서는 '대화가 필요해 1987'로 무대에 올렸는데요. 사실 이거는 2016년 11월부터 단독 공연 형태로 준비했었던 거예요. 그 때는 대본이 2/3 정도 완성됐었죠. 미완성이긴 했지만 관객들의 반응을 살펴볼 만한, 실험을 해볼 만한 무대가 없었어요. 뭔가 하고 싶은 코미디가 있어서 준비를 해도 저희 개그맨들이 무대가 없으니 실험을 해볼 수 없는 거예요. 그런 점 때문에 '우리도 공연장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거죠. 그리고 이제 JDB스퀘어 개관으로 꿈 하나를 이루게 됐죠."

김대희가 박영진, 유민상, 김준호, 문규박 등과 함께 한 옴니버스 스탠드업 코미디쇼/사진제공=JDB엔터테인먼트 김대희가 박영진, 유민상, 김준호, 문규박 등과 함께 한 옴니버스 스탠드업 코미디쇼/사진제공=JDB엔터테인먼트


JDB스퀘어는 아직 걸음마 단계. 한국에서 개그 산업이 많이 위축되어 있어 큰 화제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김대희 역시 이런 부분을 인정, 고민하고 있지만 공연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개그가 나와 관심을 받는다면 개그 산업 역시 발전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JDB스퀘어의 현재는 준비 단계에요. 단순히 공연만 준비하는 게 아니에요. 신인 개그맨의 발굴, 잠재력 있지만 방송 활동이 뜸한 개그맨에게 기회 제공, 공연을 통해 새로운 코드의 개그 실험 등을 하고 있어요. 이게 자리를 잡기까지는 당연히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겠죠. 현재 개그맨들의 현실은 썩 좋지는 않아요. 공연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개그맨들이 수두룩하죠. 또 개그 공연을 보고 싶은 관객들에게는 볼거리를 제공하는 것, 그게 바로 제가 이 극장을 만든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해요."

김대희는 JDB스퀘어를 통해 자신뿐만 아니라 동료, 후배 개그맨들이 각자 이름을 건 공연을 만들어 가길 바랐다.

"제가 컬트3총사(정찬우, 김태균, 정성한) 밑에서 어깨너머로 개그를 배웠고, 개그맨이 됐어요. 그 때 형들이 방송에 회의를 느껴서 대학로로 와서 '개그콘서트'라는 공연까지 만들었잖아요. 그게 그들의 이름을 내 건 공연이었어요. 그래서 저 뿐만 아니라 후배들도 각자 이름을 걸고 할 수 있는 공연쇼를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어요. 공연에서 실험한 개그를 가지고 방송으로 진출할 수도 있으니까요. 역으로 방송에서 보여준 개그를 확장해서 공연장으로 올 수도 있는 거고요. 이런 디딤돌 역할을 하는 게 JDB스퀘어가 됐으면 하는 거죠. 그렇게 될 거예요."

김대희가 신봉선, 장동민과 함께 하는 개그 공연 \'대화가 the 필요해\'/사진제공=JDB엔터테인먼트 김대희가 신봉선, 장동민과 함께 하는 개그 공연 '대화가 the 필요해'/사진제공=JDB엔터테인먼트


김대희는 자신을 대표하는 인기 개그 코너 '대화가 필요해'의 공연 버전으로 관객들과 만남을 앞두고 있다. '대화가 필요해'는 2006년 방송해 2008년 11월까지 '개콘'에서 큰 인기를 모았던 코너. 김대희, 장동민, 신봉선이 이끌었다. 2017년 7월 프리퀄인 '대화가 필요해 1987'로 시청자들과 재회했다. 이 코너는 '대화가 the 필요해'라는 이름으로 오는 22일, 29일, 8월 5일과 12일에 무대에 오른다. 공연이지만 진부한 느낌도 없잖아 있다. 이런 회의적인 시선에 김대희는 "방송을 생각하면 안 된다"고 단호히 말했다. 공연에 대한 자신감이었다.

"방송에서 '대화가 필요해'는 길어야 10분인 짧은 콩트에요. 지금 준비하는 공연은 연극이라고 할 수 있죠. 1시간 30분이나 돼요. 그래서 방송에서 본 느낌이랑 완전 달라요. 관객과 함께 하는 내용도 있어요. 진짜 즐길 수 있는 공연이라고 할 수 있어요."

'대화가 the 필요해'의 볼거리는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웃음은 기본, 눈물과 감동이 있는 공연이라는 게 김대희의 설명이다.

"전 세대가 공감할 수 있어요. 물론 15세 이상만 모십니까 유의하시고요. 공연 전까지 연습하면서 대본도 계속 수정할 거에요. 그만큼 많은 준비를 하고 있죠. 방송에서 보신 것보다 한층 업그레이드 됐죠. 사실 지난해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에서 공개하긴 했어요. 그 때 관객들이 '신파냐?'라고 하시더라고요. 아내도 '이건 아니야. 이럴 거면 공연 핑계 되지 말고 늦게 들어오지 마'라고 하더라고요. 많이 바뀌었습니다. 웃음 2/3, 눈물 1/3로 공연을 짰습니다. 정말 보고 판단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최근 스탠드업 코미디에서 김준호가 무대에 올랐다. 관객들의 반응도 제법 좋았다. 유독 콩트 개그에 강한 면모를 보이는 김준호를 본 김대희는 그에게 거는 기대가 남달랐다. 스탠드업 코미디에 최적화라는 게 그 이유였다.

"스탠드업 코미디는 김준호가 시도하지 않은 장르에요. 그래서 스스로 좀 두려워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공연 전에 '나는 콩트형 개그맨이라 스탠드업은 안 맞아'라고 했죠. 막상 공연 끝나고 나서는 '재미있다'고 하더라고요. 앞으로도 도전해 보면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했죠. 이게 관객들을 상대로 이야기 하면서 풀어가는 개그다보니까 김준호 역시 잘 할 것 같아요. 셀프 디스할 거리도 많으니까, 마음 먹고 하면 충분히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열심히 꼬시고 있죠."

개그맨 김대희/사진제공=JDB엔터테인먼트 개그맨 김대희/사진제공=JDB엔터테인먼트


김준호와 함께 개그 무대에 선 김대희의 모습이 아련하다. 두 사람이 함께 개그를 하는 모습을 JDB스퀘어에서 볼 수 있을지 궁금했다. 이에 김대희는 "말만 오고 가는 꿈이 하나 있다"면서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7년 전 결성한 코미디언 듀오 투메디언의 이야기였다.

"투메디언이란 팀을 결성해 공연하자는 말만 오갔죠. 컬투(정찬우, 김태균)가 롤모델일 수도 있겠네요. 저희 장점인 연기도 보여주고 '투메디언 쇼'를 언젠가 만들어 론칭하는 게 목표고, 꿈이에요. 하긴 해야죠. 또 저랑 김준호가 성향이 완전 반대라서 거기에서 오는 시너지가 분명 있을 거에요. 기다려 주세요."

김대희는 JDB스퀘어 극장장으로 포부도 밝혔다. 공연하는 동료들끼리 함께 홍대 인근에 개그 열풍을 일으켜 보겠다는 당찬 계획이다.

"시행착오를 많이 겪을 것 같아요. 그 과정이 지나고 나면 분명 관객들이 '야, JDB스퀘어에서 공연 봤는데 재미있어. 또 보고 싶어'라는 말도 나오겠죠. 그러기 위해서는 저희도 공연할 개그를 많이 연구하고 개발해야겠죠. 당연히 할 거에요. 또 하나 바람이 있어요. 여기 공연장 주변(홍대 인근)에 정태호, 윤형빈, 김대범 등 동료들이 소극장을 하고 있어요. 그들과 협업해서 상생, 개그 공연의 붐을 일으켜 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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