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준 前LG 단장 "故구본무 회장, 선진야구 위해 아낌없이 지원"(인터뷰)

심혜진 기자  |  2018.05.21 12:16
최종준 전 LG 단장. 최종준 전 LG 단장.


지난 20일 오전 LG 구본무(73) 회장의 별세 소식이 전해졌다. 구 회장을 도와 LG 트윈스 창단을 이끌었던 최종준 단장은 안타까움을 전했다.

최 전 단장은 21일 오전 스타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가슴이 아프다"며 "재계는 물론, 야구계에 큰 기여를 하신 분인데 손실이 크다"며 애도했다.

고(故) 구본무 회장의 별세 소식이 전해지자 20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한화전에서는 엠프 응원이 진행되지 않았다. 구 회장을 추모하기 위해서였다. LG 선수들은 왼쪽 어깨에 검은색 근조 리본을 달고 경기에 임했다.

LG는 1990년 서울을 연고로 하는 MBC 청룡을 인수해 창단했다. 구 회장은 1990년부터 2007년까지 LG 구단주로 야구 발전에 큰 기여를 한 인물이다. 그리고 LG와 1990년 창단 첫해 우승, 1994년 두 번째 우승을 함께 했다. 그야말로 LG의 '신바람 야구'를 이끈 주인공이다.

20일 별세한 구본무 LG 회장./사진=뉴스1 20일 별세한 구본무 LG 회장./사진=뉴스1


최 전 단장은 "그 당시 구 회장님은 그룹의 부회장이셨는데 야구단 창단에 대한 의지가 크셨다"며 "당시 주식회사 LG스포츠가 있었는데 축구, 배구, 씨름을 관리했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에 야구가 들어오면서 2배 이상의 인원이 필요했다"며 "그 과정에서 직접 면접을 보셨고, 야구를 경험한 내가 뽑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 전 단장은 "LG는 자회사들끼리의 친선 야구대회를 진행해왔는데 당시 내가 근무했던 LG 상사가 강팀 중 하나였다"며 "그렇게 내가 뽑혀서 면접을 보게 됐고, 그렇게 고 구 회장님과 인연을 맺게 됐다"고 더했다. 최 전 단장은 "잠깐 창단 준비 작업만 해주러 파견 나가는 줄 알았지만 그게 아니었다"며 "결국 회사를 옮기게 됐다"고 말했다.

최 전 단장은 "창단 첫 우승을 한 뒤 내부 사정으로 인해 백인천 감독이 자진사퇴했다"며 "어수선한 상황이었지만 그때부터 본격적인 LG 야구를 향한 도약이 시작된 것 같고, 회장님이 선진화된 야구를 할 수 있게 지원을 아끼지 않으셨다"고 밝혔다.

그는 "다른 구단보다 뒤처지면 안된다는 것이 회장님의 철학이었고 누구보다 선수들에게 좋은 대우를 해주려고 노력하셨다"며 "구리, 경남 진주에 연습장 건립, 구리 숙소, 라커룸 개조 등 본격적인 투자에 나섰고, 최저 연봉, 및 보너스 등에 관련해서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이후 LG는 이광환 감독의 자율야구, 트레이드로 영입한 한대화, 신인 유지현 서용빈 김재현 등이 함께 어우러지면서 전성기를 이루게 됐다. LG가 초창기에 명문 구단으로 만드는 데는 구 회장의 전략과 지원, 야구 사랑이 같이 어우러졌기 때문이라는 것이 최 전 단장의 설명이다.

그는 "구 회장님은 소탈하면서 꼼꼼하신 분으로 한 경기 질 때마다 프런트에 큰 소리 내실 것처럼 보이시지만 그렇지 않으셨다"며 "진중하게 지켜봐주셨고 프런트에게 큰 권한을 주셨기에 우리 역시 책임감 있게 야구단을 이끌어갈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LG 트윈스의 성공은 그룹 이름까지 바꾸는 계기가 됐다. 최 전 단장은 "그때만 해도 '럭키금성'이라는 고유명사를 버리기 힘들었고 윗분들의 반대도 만만치 않았다"면서도 "그렇지만 LG 트윈스의 성장 그리고 회장님의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최근 경영 자문을 하며 지내고 있는 최 전 단장은 여전히 야구를 사랑하고 있다. 무엇보다 성숙한 관중 문화가 흐뭇하다. 그는 "예전에 비하면 많이는 못보지만 저녁 때 TV로 시청을 하곤 한다"며 "내가 근무하고 있을 당시 야구 관중은 대부분 남자였고 관전 문화가 거칠었다"며 전했다. 최 전 단장은 "베이징 올림픽 우승과 WBC 대회에 나가면서 젊고, 여성 관중이 늘어났다"며 "팬 문화도 훨씬 성숙해졌다"라고 평가했다.

LG에 대한 애정도 남다를 터. 최 전 단장은 "94년 우승 이후 다시 우승이 금방 찾아올 줄 알았는데...회장님도 취임 후 우승을 보지 못하시고 돌아가셨다"고 아쉬워했다. 최 전 단장은 "올해 중위권 전력이 되는 것 같은데 가을야구를 언급하기는 아직 이르다"면서도 "그러나 스포츠라는 것은 모르고 류중일 감독, 양상문 단장은 깨어 있는 분이기에 잘해주실 것이라 믿는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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