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인터뷰]유라 "걸스데이, 연기 조언 대신 '못 생김' 모니터링"

[★차한잔합시다]

윤성열 기자  |  2018.04.21 08:00
/사진=홍봉진 기자 /사진=홍봉진 기자


유라(26·김아영)는 그림을 그리는 미술학도였다. 울산예고 미술과 출신인 그는 춤을 추고 있는 자신을 문득 떠올리며 빙긋 웃었다. 상상 속의 모습은 굉장히 현실 같았다고 했다.

"학원 잘 다니다가 갑자기 집에 가서 엄마에게 (미술을) 그만하겠다고 했어요. '고3 지나기 전에는 데뷔를 할 테니 무조건 믿어달라. 데뷔를 못 하면 재수해서 미술로 대학을 가겠다'고 했죠. 그 뒤로 엄마가 제 꿈을 밀어주셨어요."

유라는 그 뒤로 가수의 길로 접어들었다. 지난 2010년 10월 걸 그룹 걸스데이의 일원으로 가요계에 데뷔했다. 만 19살, 그녀가 딱 고등학교 3학년이었을 때 일이다.

데뷔한 지도 어느덧 만 7년. 유라의 도전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유라는 지난달 종영한 KBS 2TV 월화 드라마 '라디오 로맨스'를 통해 지상파 연기 신고식을 치렀다. 극 중 왕년의 톱스타 진태리 역을 맡아 첫 악역에 도전했다. 스타뉴스 인터뷰 코너 '차한잔합시다'에서 만난 그는 "연기하면서 올해 낼 성질은 다 낸 것 같다"며 깔깔 웃었다.



-'라디오 로맨스'를 통해 첫 지상파 드라마 주연으로 연기했어요. 부담은 없었나요?

▶그래도 이전에 단편 드라마 주연을 몇 번 해봐서 그런지 심한 부담은 없었어요. 어쩌면 악역이라는 타이틀이 더 부담스러웠죠.

-어떤 부분이 부담스러웠어요?

▶저와 반대 성격의 캐릭터라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어요. 많은 연구가 필요했죠. 올해 낼 성질을 다 낸 것 같아요. 하하. 평소 그렇게 화를 내진 않거든요.

-'라디오 로맨스'가 좀 더 특별히 소중한 작품으로 다가오는 이유는요?

▶기존에 했던 것과 다른 캐릭터이기도 했고, 공중파 현장감을 처음 느껴본 거니까요. 경험과 실력을 쌓은 데 많은 도움이 됐어요. 배우들과도 많이 친해졌어요. 전 연예인 친구들이 생각보다 막 많지는 않거든요. 이번 기회로 꾸준히 연락하면서 인연을 지킬 수 있는 동료 배우 분들을 많이 만난 것 같아요. 다들 친해졌어요. 진짜 신기할 정도로 단톡방(단체 대화방)이 활발해요.

-단톡방에서 누가 가장 많이 말을 해요?

▶(윤)두준 오빠요. 연락 안 되면 바로 전화 와서 '생존 신고'하라고 해요. 하하. 우리들의 만남을 이끌고 있어요.

-극 중 진태리 캐릭터는 어떤 쪽에 주안점을 두고 연기했어요?

▶악역이긴 하지만 사람들이 태리의 편을 좀 들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짠하고 얄밉고…제가 봐도 뭔가 싫은데 안 싫게 표현하고 싶어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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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는 만족스러웠어요?

▶원래 만족은 못하는 성격이에요. 더 잘하고 싶다는 욕심은 있어요. 부족했지만 많이들 좋아해 주셔서 감사했어요.

-댓글 반응은 챙겨 봐요?

▶연기에 대한 거는 좀 봐요. 마냥 악의적인 댓글들은 후루룩 넘겨 버려요. 기억에 남는 지적은 '유라 얼굴 보면 옛날 광수 오빠 표정 생각나서 집중이 안 된다', '예능에서 너무 웃겨서 몰입이 안 된다'였어요. 그 말이 좀 속상하기도 한데 어떻게 보면 웃기기도 했어요. 그리고 태리의 편이 돼 주는 댓글은 보면 기분이 좋더라고요. 의도한 대로 봐주시는 거니까요.

-'라디오 로맨스'에서 악플에 대응하는 태리의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었어요. 실제 유라 씨는 어때요?

▶악플은 보긴 보는데, 대충 봐버려서 상처를 받진 않아요. 예전에는 악플을 남기는 사람들이 이해가 안 갔는데, 이젠 당연하단 생각이 들어요. 누구든 호불호는 있으니까요. 전 '최신순'보다는 '공감순'으로 보는 편이에요. 하하.

-악플에 특별히 대응해본 적은 있어요?

▶태리처럼은 아니어도 혼잣말은 해본 적 있죠. 최근에는 아이디 몇 개를 돌려가면서 저희에게 악플을 다는 사람이 있었거든요. '싫어요'도 눌러본 적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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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로맨스'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꼽아준다면요?

▶아무래도 첫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후배한테 뭐라고 하는 신이요. 제일 신경을 많이 썼던 부분이에요. 감독님이 '마냥 무섭게 하기보다는 약간은 어설프게 했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그런 부분에 대해 신경을 썼죠.

-극 설정이었지만, 실제로도 후배가 인사를 안 해서 당황스러웠던 경우가 있었나요?

▶처음에는 전혀 몰랐는데, 한 번 있었더라고요. 3년 전 '아육대'(아이돌 스타 육상 선수권 대회)에 나갔는데, 우연히 화장실에서 1대 1로 마주쳤던 후배가 있었어요. 알만한 인기 걸 그룹 멤버였죠. 제가 인사를 했는데 눈만 마주치고 고개도 안 까닥하고 가더라고요. 태리처럼 지적은 못 했고, 뒤돌아보긴 했어요. 전 심지어 반갑게 인사했거든요. 하하. 그때 이후로 그분을 보면 저도 인사를 잘 안 하게 됐어요. 하하.

-마음이 좋지 않았겠네요.

▶좀 어이가 없었죠. 인사는 그 사람의 첫인상이 될 만한 중요한 거라 생각해요. 전 초등학교 때 모르는 사람한테도 다 인사했어요. 그래서 아파트 아주머니들이 되게 좋아했어요. 인사만 잘해도 다들 좋아해 주셨거든요. 그만큼 중요한 거라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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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두준(지수호 역) 씨와는 같은 아이돌 출신 연기자인데, 대화를 많이 나눴나요?

▶다행히 오빠가 장난을 많이 걸어줘서 금방 친해질 수 있었어요. 연기에 대한 이야기는 생각보다 많이 안 나눴어요. 이번 작품은 윤시윤 오빠라 얘기를 많이 나눴어요. 오빠가 모니터를 몇 번 해줬죠. 연기 열정이 어마어마한 분이에요.

-윤시윤 씨와는 어떻게 친분이 있어요?

▶'1박 2일'에 출연했을 때 제 짝꿍이었어요. 그 이후로 간간이 연락하는 사이가 됐죠. 연기에 대해 물어보면 오빠가 잘 대답해줬어요. 둘 다 수다 떠는 걸 좋아해요. 최근에 제일 친해진 연예인 친구 중 세 손가락 안에 들어요. 원래 친해도 따로 만나서 얘기하거나 술을 마시는 사람은 많지 않거든요. 쉽게 마음을 열지만 제 마음을 쉽게 보여주진 않는 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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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말은 마음에 들었어요?

▶네. 어쨌든 저는 프러포즈를 받았으니까요. 준우(하준 분)랑 안 이어졌으면 속상할 뻔했는데, 잘 마무리가 된 것 같아요.

-실제 그런 프러포즈 받으면 어떨 거 같아요?

▶결혼하고 싶은 사람이 해주면 너무 행복해서 눈물이 나겠죠. 거창한 프러포즈도 좋긴 하겠지만 저는 말이 더 중요할 것 같아요. 결혼은 굉장히 신중한 거니까요. 진정성이 중요한 거 같아요. 사실 결혼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결혼할래?'만 들어도 좋을 것 같아요. 하하.

-말이 나와서 말인데, 걸스데이 멤버들 중에 유라 씨만 열애설이 없었더라고요?

▶저는 밖에 잘 안 다녀요. 조심하는 편이에요. 음…왜 그렇죠. 왜 난 없지? 정말 없을 수도 있고요. 하하하. 저도 만난 적은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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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인생술집' MC도 했었죠? 술은 좋아해요?

▶네. 그런데 많이 마시지는 않아요. 살찌니까요. 하하하. 저 살만 안 쪘으면 맨날 마셨을 걸요?

-주량은 센 편이에요?

▶웬만한 여자들보다는 세요. 와인은 16도짜리 1병? 와인은 마시면 졸려서 오히려 힘들더라고요. 컨디션 좋으면 소맥은 15잔~20잔 정도 마실 수 있어요. 소주는 2병? 2병 반? 물론 1~2시간 안에 다 마시면 바로 기절하죠. 4~5시간 쭉 하는 자리면 계속 마실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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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스데이 멤버들이 서로 연기에 대한 조언은 해주나요?

▶조언은 별로 안 해요. '오늘 옷 예쁘다' 정도? 하하. 경험담 정도는 공유해요. '이렇게 하면 좋지 않을까' 같은 건 좀 현실성이 떨어지는 얘기인 것 같아요. 오히려 '오늘 못생김 ㅋㅋㅋ' 이런 장난 섞인 반응이 많아요. 서로 응원을 하죠. 주로 소진 언니가 많이 해줘요. 혜리랑 민아도요. 친하면 친할수록 일적인 얘기는 점점 줄어드는 것 같아요

-주로 아이돌 가수들이 연예인으로서 '롱런'하기 위해 배우의 길을 택하곤 하잖아요. 유라 씨는 어때요?

▶음…저는 '롱런'을 떠나 연기 자체가 너무 좋아요. 만약에 더 길이 없다면 다른 길을 빨리 찾아볼 것 같아요. 하하. 사업이나 투자 혹은 그림 같은 거요.

-혹시 관심 있는 것 있어요?

▶전시회를 한 번 열어 보고 싶기도 해요. 워낙 그림에 관심이 많아요. 지금은 작업실이 없어서 그림을 안 그리지만요.

-예전에 미술 했었죠?

▶울산예고를 다녔어요. 미술 하는 게 꿈은 아니었는데, 좀 소질이 있었어요. 하하. 적성은 아니더라고요. 전 활동적인 걸 좋아해서요. 사실 미술로 할 수 있는 게 많죠. 길은 다양하게 열어두고 있었어요. 해외에 나가서 영어를 열심히 해서 CG 팀에 들어가 보고 싶었어요.

-미술 실력도 언젠가 잘 활용하면 좋겠네요.

▶제가 스킬은 되는데, 아직 아이디어가 좀 없어서요. 본격적으로 할 거면 그림도 좀 보러 다니고, 작가들도 좀 알고 해야 할 것 같아요. 그림은 좀 더 뒤에 하고 싶어요. 서른 살 지나서요. 감수성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 잘 그려지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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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스데이 마지막 앨범은 지난해 3월이에요. 새 앨범은 언제쯤일까요?

▶노래만 있다면요. 올해 안에 생각은 하고 있어요.

-걸스데이 활동은 계속되는 거죠?

▶그렇죠. 나중에 걸스데이로 활동을 못하게 되더라도 굳이 해체라는 말은 안 쓰고 싶지 않아요.

-유부녀가 돼도 계속 활동하겠다는 걸 그룹도 있던데요.

▶저희도 아줌마가 돼도 맨날 만나자고 얘긴 하는데, 활동까지는 아직 얘기를 안 해봤어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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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취미는 뭐예요?

▶볼링이요. 완전 미쳐 있어요. 옛날엔 정말 매일 쳤어요. 지금은 일주일에 2번?

-에버리지는 어느 정도 나와요?

▶180~190? 2년 정도 쳤어요. 얼마 전까진 계속 평균 200 쳤어요. 여자 연예인 중에선 1등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같이 볼링 치는 동료들도 있어요?

▶예전엔 소속사 식구들하고 많이 쳤어요. 혜리도 저희 동호회예요. 저보다 볼링은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제가 더 잘 쳐요. 하하하.

-마지막으로 올해 계획이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

▶우선 걸스데이 컴백도 했으면 좋겠고요. 다른 작품에서 여러 가지 배역도 도전해 보고 싶어요. 무엇보다 건강하게 일도 열심히! 자기계발도 열심히! 체력을 팡팡 써가면서 알차게 20대를 보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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