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 김윤석부터 김태리까지 심장을 달군다②

[★리포트]

이경호 기자  |  2017.12.15 08:00
김윤석, 하정우, 김태리, 유해진, 박희순/사진=스타뉴스 김윤석, 하정우, 김태리, 유해진, 박희순/사진=스타뉴스


고 박종철 열사 사건을 다룬 영화 '1987'(감독 장준환)은 김윤석부터 김태리까지 배우들의 열연으로 관객들의 심장을 뜨겁게 달궈놓을 예정이다.

'1987'은 1987년 1월, 스물두 살 대학생이 경찰 조사 도중 사망하고 사건의 진상이 은폐되자, 진실을 밝히기 위해 용기냈던 사람들의 이야기다.

영화는 이미 알려진 것처럼 박종철 열사의 고문치사사건부터 6월 민주화 항쟁이 이뤄지는 순간까지를 다뤘다. 한국 근현대사의 한 획을 그었던 두 사건이 하나의 거대한 파동을 만들어 낸다. 가슴 뜨거웠던 6월 민주화 항쟁을 배우들을 통해 스크린에서 만나게 됐다.

/사진=영화 \'1987\' 스틸컷 /사진=영화 '1987' 스틸컷


"탁하고 치니 억 하고 죽었다"는 말로 박종철 열사의 고문치사를 은폐하려 했던 대공수사처 박처장. 김윤석이 맡았다. 김윤석은 박처장을 매섭고 악하게, 그러면서도 자기만의 논리를 세워 철저히 밀고 나가는 모습으로 그려냈다. 진실을 가리고, 민주화를 억압했던 한 시대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1987'에 짙게 드리운 악의 그림자다.

박처장 부하이자 대공 형사 조반장도 시대의 부역자다. 박처장에게 충성하면서 자신의 행동이 애국이고 옳다고 믿었던 인물이다. 물고문 지휘 중 대학생이 사망하자 감옥에 가게 되면서 갈등을 빠지는 인물이다. 이 역은 박희순이 맡아 잔혹했던 당시 공권력의 이면을 보여준다.

자신의 신념과 소신으로 박처장에 맞선 서울지검 최검사. 그는 검찰이 공안 경찰에 휘둘리는 게 짜증이 난다. 그러면서 억울한 죽음을 밝히려 하는 이유에 대해 점차 눈을 뜨게 된다. 덕분에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게 되는 계기를 제공한다. 권력을 지키려는 이들에게는 한낱 '꼴통'으로 보이는 최검사 역을 하정우가 맡았다. 하정우는 용감하면서도, 삐딱하게, 하정우만의 매력으로 잘 표현했다.

/사진=영화 \'1987\' 스틸컷 /사진=영화 '1987' 스틸컷


공권력을 앞세운 악으로 관객들의 화를 돋우는 이들이 있다면, 이와 반대로 평범한 시민으로 심장을 뜨겁게 달구는 이들도 있다. 유해진, 김태리 등이다.

먼저 유해진은 극중 교도관 한병용 역을 맡았다. 그는 사건의 진실을 담은 옥중 서신을 전하는 인물이다. 교도관 노조 설립을 주도했다가 파면된 후 복직했다. 수감 중인 민주화 운동 인사와 도피 중인 재야 인사 사이에서 서신을 옮긴다. 그 시절 진정 민주화를 위해 용기를 낸 평범한 사람을 대변한다. 자상하고, 인간적인 매력이 가득한 유해진이 아슬아슬한 위기와 맞닥뜨리는 과정, 이를 넘어서는 모습은 극 중반 이후 관객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1987'에서 대학생 연희 역을 맡은 김태리. 그녀 또한 이번 작품에서 관객들의 가슴을 뛰게 할 배우다. 교도관 한병용 조카인 연희는 우연히 시위대에 휘말리지만 침묵하려 한다. 공권력으로부터 가족의 안전을 위해 등을 돌려야 했던 평범했던 시민의 모습이다. 그러면서 광장으로 나가 더이상 침묵하지 않으려 하기까지 모습은 공감대를 높인다.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온 시민들을 떠오르게 하는 건 김태리가 그 시절 평범한 사람을 잘 그려냈기에 가능했다. 고민 끝에 치솟아 오르는 감정의 변화는 관객들을 울컥하게 만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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