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나라 "동안 배우? 가족 중 제일 빨리 늙은 편"(인터뷰①)

KBS 2TV 예능 드라마 '고백부부' 마진주 역

윤성열 기자  |  2017.11.23 07:00
/사진제공=라원문화 /사진제공=라원문화


'동안(童顔) 배우' 장나라(36)에게 늘 따라 붙는 수식어다. 1981년생인 그녀는 어느덧 30대 후반이 됐지만,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변함없는 외모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18일 종영한 KBS 2TV 예능 드라마 '고백부부'(극본 권혜주, 연출 하병훈)는 '동안 배우'로서 장나라의 진가를 보여준 작품이었다.

'고백부부'는 이혼하기로 한 38세 동갑내기 부부가 20살로 시간여행을 떠나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드라마. 장나라는 극 중 38세 주부와 20세 풋풋한 대학생 마진주 역을 소화하며 공감가는 연기력으로 호평을 받았다.

"촬영 초반에만 해도 한 주에 한 번씩은 (얼굴) 관리를 받았어요. 하하. 애정을 갖고 봐주셔서 그렇지 '여전히'는 존재할 수 없죠. 관리 받은 얼굴이에요."

지난 21일 서울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장나라는 "외모가 여전히 그대로다"는 기자의 말에 "자연스럽게 잘 늙어가고 있다"며 웃었다. 장나라가 드라마에 출연하는 것은 지난해 3월 종영한 MBC '한번 더 해피엔딩' 이후 1년 7개월 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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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부부' 종영한 소감은?

▶연기하면서도 너무 행복했어요. 드라마 보신 분들도 도와주셔서 너무 기쁘고요. 아쉬울 정도로 너무 좋았어요. 지금은 좀 기분이 이상해요. 뭔가 다 저쪽에 두고 온 것 같아서요.

-어떤 게 제일 아쉽나요? 시청자들 사이에선 연장 요청도 있었는데요.

▶(연장했으면) 죽었을지도 몰라요. 히히. 이미 마지막 때 너무 많이 울고 밤새서 눈이 붓다가 나중엔 얼굴이 땡땡 붓더라고요. 작품에 대한 아쉬움보단 끝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컸어요. 원래 끝나면 깔끔한 편인데, 이번엔 며칠 계속 마음이 안 좋은 것 같아요. 같이 연기했던 모든 배우들이 너무 예뻤어요. 크리스마스에 달린 장식처럼 반짝반짝했어요. 내가 너무 아끼는 사람들을 다 두고 온 느낌이 들어 마음이 쓸쓸해요.

-연기 칭찬을 많이 받아서 이번이 작품이 더욱 남달랐을 것 같아요.

▶너무 감사하죠. 사실 초반에 이런저런 이유로 집중도가 떨어졌을 때도 있고, 연기가 잘 안 될 때도 있었거든요. 연기에 대한 확신이 뚝 떨어지고 저 자신을 믿지 못하는 상황에서 시작했어요. 그런데 감독님이 정말 믿을 만하게 해주셨어요. 보시는 분들도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 저 혼자가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같이 마진주를 만들어준 거라 칭찬받을 때도 훨씬 더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모성애는 실제 경험하지 못한 일인데, 정말 사실감 있게 표현을 했어요.

▶시집을 아직 안 가서, 모성애는 둘째 치고 결혼하고 신혼도 아니고 심지어 권태기에 빠졌다는 상황 자체가 어려웠어요. 먼저 (장가) 간 감독님이 설명을 많이 해주셔서 도움이 됐어요. 저희 엄마를 보면서도 많이 느꼈고, 결혼한 친구들도 도움을 줬어요.

-연출한 하병훈PD가 '20살 마진주 연기가 더 자연스럽고 장나라 같았다'는 얘기를 했어요.

▶언제 그랬어요? 으…아니에요. 사실 저희 엄마가 드라마 보면서 '너 이거 끝나고 방송 어떻게 나오려고 그러냐', '저건 네가 아니다'는 얘길 했어요. 저희 엄마 되게 솔직하시거든요. PD님이 진주를 예쁘게 만들려고 애 써주셨고, 너무 감사하게도 시청자들도 넓고 따듯한 마음으로 설정으로 봐주셨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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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살 마진주는 만들어진 모습이란거죠?

▶각기 달랐던 것 같아요. 사실 제 원래 말투는 38세 마진주 모습에 가깝고요. 과거 회상에서 나오는 20살 말투는 보통 제가 삐치거나 새침할 때 쓰는 말투에요.(웃음) 38살 정신을 가지고 20살로 갔을 때 말투는 제 나이보다 훨씬 많이 잡고 연기했어요. 대략 50대 초반 아줌마를 생각하고 만든 말투에요.

-주변 배우 분들이 장나라 씨 외모를 보고 예전과 그대로란 얘길 많이 하세요. '동안' 외모를 유지하는 비결이 뭔가요?

▶'고백부부'를 하려고 했는지 작품 하기 전 쉬는 몇 개월 동안 한주에 한 번씩 꼭 관리실을 갔었어요. 하하. 촬영 초반 때까지도 한 주에 한 번씩 관리를 받았어요. 관리가 만든 얼굴이에요. 하하. 같이 한 배우들이 애정을 갖고 봐서 그렇지, '여전히'는 존재할 수가 없어요. 안 늙으면, 안 죽으면 이상한 것처럼, 너무 자연스럽게 잘 늙어가고 있어요.

-혹시 반사판도 더 대고 그랬어요.

▶하하하. 다 똑같이 많이 대주셨어요. 제가 볼 때는 후반 작업에 최선을 다해 주신 것 같아요.

-직접 봐도 외모가 예전 그대로인 것 같아요.

▶저는 엄청난 차이를 많이 느끼는데, 화장을 하니까 덜 느끼실 수는 있어요. 그래도 전 정확히 알겠어요. 사실 35살까지는 많이 안 늙더라고요. 그래도 저희 집에선 제일 빨리 늙은 편이에요. 아버지는 40살 초반까지 진짜 어렸거든요. 오빠도 그렇고요. 저도 내심 기대했는데, 일을 너무 많이 해서 그런지 35살에 폭삭 한 번에 가더라고요.

-'동안'이란 얘길 들으면 어때요.

▶첫 번째는 민망하고, 두 번째는 진짜 관리를 열심히 해야 하나 생각이 들어요. 세 번째로는 창피하고요. '제가 동안입니다', '어려 보여요'고 다닌 건 아닌데 대체로 그런 기사가 많이 나오잖아요. 그래서 상태가 안 좋은 날엔 화 내는 분들도 더러 계세요. 하하.

나름 열심히 일했는데 나중에 남는 것은 '어려 보여요' 밖에 없을 땐 조금 창피하기도 해요. 아닌데 싶기도 하고요. 제가 이목구비가 좀 유치해서 그래요. 집 식구들 이목구비가 다 장난스럽게 생기고 재미난 얼굴이거든요. 동안은 칭찬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 제 삶에 기쁨이나 영향을 주진 않아요.

-인터뷰②에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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