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극복한 정우람 "(오)승환이 형 정말 대단해" (일문일답)

청주=김우종 기자  |  2017.06.29 05:51
\'한화의 수호신\' 정우람. '한화의 수호신' 정우람.


올 시즌에도 한화의 수호신은 정우람(32)이다. 마무리 투수라는 극한 직업(?)을 갖고 있는 그는 늘 묵묵하고 꿋꿋하게 마운드에 오른다.

지난 2004년 SK에 2차 2라운드 11순위로 입단한 정우람은 어느덧 프로 14년차 베테랑이 됐다. 2008년(25홀드)과 2011년(25홀드)에는 홀드왕을 차지하며 리그 정상급 불펜 투수로 거듭났다.

지난 2004년부터 2015년까지 SK 와이번스에서 뛰었던 정우람은 2015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획득한 뒤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었다. 4년 총액 84억원의 조건이었다.

지난해 그는 61경기에 출전, 8승 5패 16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3.33의 좋은 성적을 남겼다. 선발만 제외하고 불펜에서 전천후로 활약했다. 올 시즌에도 그의 활약을 이어지고 있다. 큰 부상 없이 31경기에 나와 4승 2패 12세이브 평균자책점 3.06을 마크하고 있다.

28일 청주 kt전을 앞두고 정우람이 취재진 앞에 섰다. 27일 kt전에서 1이닝 2탈삼진 무실점 투구를 펼치며 세이브를 따낸 그는 표정이 매우 밝았다. 다음은 정우람과의 일문일답.

- 최근 좀 어떤가. 팀이 힘든 상황이기도 한데

▶ 일단 감독님께서 팀을 잘 추슬러 주셔서, 팀 분위기가 가라앉을 뻔했는데, 감독님께서 편안하게 해주신다. 팀 분위기는 좋다. 선수들도 힘을 아낄 때 아끼고, 쓸 때 쓰고 있는데, 이런 게 경기력에 나타나는 부분도 있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많이 좋아졌다. 표정과 플레이 하나하나에 힘도 들어가 있다.

- 가장 주안점을 두는 부분은

▶ 요새 나도 모르게 구속이 올라왔다. 힘이 많이 들어간다. 피칭 전에 제구력에 중점을 두고 팔을 푼 뒤 올라간다. 마지막에 던지는 투수이다 보니, 위기 상황이면 힘이 많이 들어간다. 그러다 보니 다소 뜨는 볼도 나온다. 고민 중이다. 구속보다 제구에 신경 써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 자신의 구속을 보나

▶ 컨디션을 체크하는 정도로 마운드에 올라간 뒤 몇 개 정도만 본다. 아, 이렇구나 한다. 그 뒤로는 잘 안 본다. (Q.143,44km 정도 나오는데) 150km 안 나오면 의미 없죠(웃음).

- 지난해와 비교하면

▶ 올 시즌을 앞두고 캠프 때 준비를 잘했다. 자신감도 있었다. 팀 성적이 초반에 잘 안 나다 보니 좌절도 하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 그러면 나한테도 손해다. 팀 성적에 대한 게 아쉽더라도, 경기에 나갈 때만큼은 잘 던지자 생각했다. 지난해보다는 몸 상태가 훨씬 좋다.

- 지난해 뺑소니 교통사고로 고생했는데

▶ 사실 많은 영향을 받았다. 몸에 대한 후유증보다, 리듬 같은 게 많이 깨졌다. 충격과 함께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 신경을 많이 썼다.

- 올해 외국인 투수들도 아프고, 선발 약화와 함께 불펜 부담도 커지고 있는데

▶ 제 생각은 늘 그렇다. 잘 던지든 못 던지든, 내가 해야 할 중요한 역할은 자리를 끝까지 지키는 것이다. 그래야 어느 정도 팀이 계산이 되고, 다른 선수들한테 영향을 미친다. 계속 내 자리 잘 지키고 관리를 잘하는 게 나의 의무인 것 같다.

- 지난 주말 대구 삼성전에서 혈전을 치렀는데

▶ 지장이 많이 있었다. 요새 구속이 좀 오르니까 팔에 뭉침이 생겼다. 저번 주에 좀 힘들었다. 하루 이틀 휴식을 취했는데, 일요일 경기서 비가 많이 와 힘들었다. 감독님께서 되도록 관리를 잘 해주시려고 한다. 2이닝 정도는 특별한 경우 아니면 안 던지게 해주신다. 배려를 해주신다.



- 팀에서 젊은 투수들을 보면 어떤가

▶ 일단 가지고 있는 능력이 되게 좋다. 김재영은 포크볼이 좋고, 이충호는 많이 못 봤지만 마운드에서 에너지를 발산하는 게 젊은 선수답다. 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아직 시작하는 단계다. 잘 던지든 못 던지든 일희일비하지 않았음 좋겠다. 못 던져도 밝게 준비하고, 잘 던지더라도 다음 경기에 힘이 안 들어갔으면 좋겠다. 경험이 쌓이면 빠른 시일 내에 자리를 잡지 않을까 생각한다.

- 스트라이크 존은 좀 어떤가

▶ 조금 타이트한 면이 있다. 그런데 전 주로 뒤에 나간다. 아무래도 상황이 타이트하니까 심판님들도 약간 더 집중해서 보시는 것 같다. 전 크게 차이는 못 느꼈는데, 상하는 넓어졌는데, 선수들 사이에서는 사이드가 좀 더 타이트해진 것 같다고 이야기한다.

- 경기 결과를 쉽게 잊는 편인가

▶ 결과에 대해 쉽게 잊어버리면 안 된다(웃음). 못 던지면, 그날은 좀 힘들다. 일단 팀이 졌기 때문이다. 그게 오래 가면 안 된다. 최대한 다음 경기서 만회하려고 해야 한다. 쉽게 잊는 방법은 없는 것 같다. 늘 할 때마다 팀에 미안하다. 수 십 번 반복되다 보니 내성이 생겼다. 최대한 티를 안 내는 게 팀에 도움이 되는 거다.

- 마무리가 사실 극한 직업 아닌가

▶ (오)승환이 형은 참 추울 거다(웃음). 승환이 형은 가지고 있는 게 워낙 좋다. 그런데 나 같은 사람들은 치열하다. 어떻게든 고민한다. 조금이라도 안 좋으면 스트레스 받고, 고민해서 따라갈까 생각한다. (오)승환이 형은 대단한 것 같다.

- 주전 마무리를 풀타임으로 뛴 선수가 많지 않은데

▶ 정신적 피로가 가장 크다. 그것만 잘 견뎌내면 괜찮을 것 같다. 자기가 잘 갖고 있는 것을 유지하면서, 스트레스 등을 견뎌내는 게 또 매력적이라고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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