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기의 스카이박스] LG는 왜 병살타가 많을까

김경기 SPOTV 해설위원  |  2017.05.30 10:00
'미스터 인천' 김경기 SPOTV 해설위원이 <스타뉴스>를 통해 KBO리그 주간 관전평을 연재합니다. 김 위원은 1990년 태평양 돌핀스서 데뷔해 현대 시절을 거쳐 2001년 SK에서 은퇴한 인천 야구의 상징입니다. 2003년부터 2016년까지 14년 동안 SK에서 지도자의 길을 걸었습니다. 생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날카로운 전문가의 시각을 야구팬들께 전해 드리겠습니다.

LG가 상황에 맞는 타격을 못하고 있다. LG가 상황에 맞는 타격을 못하고 있다.


LG가 연승 후 연패를 거듭하고 있다. 선발과 불펜 모두 좋은 팀치고는 기복이 심하다. 결국 방망이 때문인데 고비를 돌파하는 내공이 전체적으로 부족해 보인다.


LG 불펜은 리그에서 가장 좋은 편이다. 승리조와 추격조의 구분이 없다. 김지용, 진해수, 정찬헌, 신정락, 윤지웅, 최동환 등은 당장 어느 팀에 가도 필승조로 뛸 수 있다. 하지만 '전원 필승조'도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타선이 나쁘면 이길 경기도 내주는 상황에 처한다. 지난주 LG는 불펜을 총동원하고도 5연패를 당했다.

타격에는 사이클이 있다. 좋은 사이클일 때에는 걱정이 없다. 잘 치고 잘 막으면 연승이다. 문제는 항상 상승세가 지나간 뒤에 드러난다. 좋을 때야 항상 안타 치고 득점한다. 강타선은 안타가 나오지 않을 때 짜내는 힘이 있다. 다시 말해 타선이 좋다는 팀은 사이클이 좋을 때와 나쁠 때 공격 전략이 다르다. 1번부터 9번까지 같은 흐름 속에서 안타 없이 득점하는 루트를 알고 있다.


LG는 경험이 풍부하지 않은 선수들이 많아서 그런지 이런 노련미가 안 보인다. 30일 현재 병살타 54개로 리그 1위다. 16일부터 18일까지 KIA와의 3연전에 8개, 26일부터 28일까지 SK와의 3연전에 6개가 쏟아졌다. 두 3연전은 전패였다.

지금은 누가 봐도 전체적으로 타격감이 다운된 상태다. 때려서 결과를 내려고 하니까 자꾸 병살타가 나온다. 상황에 맞는 타격이 필요한데 모두가 같은 스윙을 하고 있다. 아웃이 되더라도 진루를 시키든가 적어도 타구를 외야로 보내 혼자 죽는 타격이 필요하다. 하지만 LG는 흐름과 동떨어진 공격을 한다.


이를테면 27일 SK전, LG 선발 임찬규는 6회까지 1실점으로 호투했다. 0-1로 끌려가는 경기라면 어떻게 해서든 일단 1점만은 내놓고 봐야 한다. 볼넷, 도루, 2루 땅볼, 외야플라이와 같이 안타 하나 없어도 1점은 낼 수 있다. 안타 3개로 1점이 들어오나 이렇게 1점이 들어오나 같은 1점이다. LG는 이런 공격 루트에 취약하다. 1-0이나 5-0이나 똑같은 야구를 하고 있다.

내가 삼진을 당하더라도 무조건 외야로 타구를 보내야 한다든지, 일단은 진루를 시켜야 한다든지, 투구수를 늘려서 볼넷을 얻어야 하는지, 야구는 항상 다음 타자와의 흐름을 염두에 둬야 한다. 물론 여기서는 반드시 내가 해결해야만 하는 상황도 있다. LG는 전부 이런 모습이다. 상승세의 사이클에서는 정말 신바람 야구지만 하향세일 때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전력 자체만 봤을 때 LG는 이 상태로도 가을야구는 충분히 할 수 있는 팀이다. 그러나 그 이상,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면 상황에 맞는 야구가 필수적이다. 지금은 너무 타격 컨디션에 좌우되고 있다. 치면 이기고 못 치면 지는 야구다.

정리=한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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