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열 "대표작 없어 아쉽다? 잠재력 있다는 뜻"(인터뷰)

영화 '대립군'의 김무열 인터뷰

이경호 기자  |  2017.05.26 18:41
배우 김무열/사진제공=이십세기폭스코리아 배우 김무열/사진제공=이십세기폭스코리아


배우 김무열(35)이 영화 '대립군'(감독 정윤철)으로 6년 만에 사극으로 관객들과 만남을 앞두고 있다.

'대립군'은 1592년 조선시대 임진왜란, 명나라로 피란한 선조를 대신해 임시조정 분조를 이끌게 된 광해(여진구 분)와 남이 군역을 대신하는 대립군이 참혹한 전쟁에 맞서 운명을 나누는 이야기다. 오는 31일 개봉한다.

이 영화에서 김무열은 대립군의 일원으로 활쏘기에 능한 곡수 역을 맡았다. 곡수는 광해 일행과 함께 고난의 여정을 떠나게 되면서 광해를 비롯해 대립군 수장 토우(이정재 분)와 갈등, 의리를 나누게 된다.

'최종병기 활'(2011) 이후 '대립군'으로 모처럼 만에 사극 영화로 관객들과 만나게 된 김무열이다.

김무열에게 '대립군'은 호, 불로 나뉜다. 이정재, 여진구, 박원상, 배수빈, 한재영 등 배우들과 만남은 호였다. 특히 이정재, 여진구에 대한 그의 애정은 남달랐다.

"제가 이정재 선배님의 팬이었죠. 이번에 같이 연기하면서 알게 됐는데, 선배님은 멋있기만 한 게 아니라 훌륭한 배우죠. 제가 따라갈 수 없는 디테일, 섬세함이 있어요. 그리고 선배님은 연기 할 때 고민을 진짜 많이 해요. 여진구는 기대가 컸던 배우였죠. 그 나이대(20대)에 가지고 있는 안정감이 독보적인 것 같아요. 항상 지켜보는 배우였는데, 현장에서 보니까 누구보다 진지했어요. 그런 것들이 어떻게 보면 그 나이에서는 단점이 될 수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더라고요. 기대 이상이었어요."

반면 힘든 촬영 여정은 불이었다. 그는 자신이 출연한 영화 중 '대립군'이 최고로 힘들었다고 했다. 불만보다는 투정이었다. 그리고 감독이 미울 정도로 힘들었던 신도 밝혔다.

"보통 회차가 70회, 80회, 90회 넘어가면 저는 조연이니까 (영화 전체 분량에서) 2/3 정도 나와요. 그런데 이번에는 거의 100% 다 나왔죠. 가장 힘든 신 중 하나는 가마를 메고 산에 올랐던 거죠. 정말 힘들었어요. 그동안 살면서 허리가 아파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허리를 다쳤어요. 지금은 치료 잘 받아서 괜찮은데, 촬영 마치고 나서는 감독님을 찾았어요. 또 촬영을 갈 것인지 안 갈 것인지 알아야 했으니까요. 촬영하고 나서는 감독님이 미웠어요. 그리고 언론 시사회 때 고생한 티가 안 나더라고요."

배우 김무열/사진제공=이십세기폭스코리아 배우 김무열/사진제공=이십세기폭스코리아


김무열은 이번 영화를 하면서 아쉬움이 남는 부분도 있었다고 했다. 바로 애드리브였다.

"사실 첫 촬영을 할 때 애드리브가 폭발했어요. 저 뿐만이 아니라 배우들이 다 그랬어요. 하지만 영화 내용이 가볍지 않아서 최대한 (애드리브를) 배제하는 쪽으로 촬영을 했어요. 그게 가장 아쉬웠죠."

김무열에게 힘들고, 아쉬움을 남긴 작품 '대립군'. 그는 이번 촬영이 쉽지 만은 않을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그럼에도 선택한 이유는 자신이 잘 알지 못했던 대립군(남을 대신해 군역을 하는 사람) 때문이었다.

"저한테 대립군이란 소재는 자극적이었어요. 대립군이 요즘으로 치면 용병이고, 신분은 최하층민이었죠. 그런 사람들이 남의 이름을 빌어 산다는 게 자극적이었고, 재미있었죠. 그게 선택한 이유였어요."

이 산, 저 산에서 길도 아닌 곳에서 가마까지 메고 고생이란 고생은 다 한 김무열은 그래도 이 영화에 대한 애정이 가득했다. 무엇보다 많은 사람들이 영화를 관람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요즘 한국 정치와 영화에 담긴 메시지가 떼려야 뗄 수 없기 때문.

"'대립군'은 결국 희망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어요. 죽음, 고통 등에서 희망이란 한줄기 빛을 찾아가는 이야기죠. 지금 우리나라가 좋아졌고, 앞으로 더 좋아질 거예요. 영화를 보면서 '저러면 안돼'라는 질문을 관객들 스스로 던지고, 그에 따른 해답을 찾으실 수 있을 거예요. 영화를 통해 그동안 힘들게 지내왔던 삶에서, 국민들이 위로를 받으셨으면 좋겠어요."

배우 김무열/사진제공=이십세기폭스코리아 배우 김무열/사진제공=이십세기폭스코리아


다양한 작품을 통해 김무열은 자신을 대중에게 알려왔다. 그러나 하나 아쉬움이 있다면, 그의 대표작이 없다는 것이다. 김무열 하면, 생각하고 생각해야 '은교' 정도. 그는 자신을 대표하는 작품이 없는 것에 "괜찮다"라고 했다.

"사실 예전에는 대표작이 없다는 것에 안절부절 한 적도 있었죠. 하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아직 발전할) 잠재력이 있다는 뜻이 아닐까 싶어요. 그리고 저는 앞으로 오랫동안 배우 생활을 할 거니까, 괜찮아요. 언젠가는 저도 저만의 대표작을 만날 날이 오겠죠."

명성보다 자신이 하고 싶은 연기에 욕심을 내는 김무열. 그의 연기에 아내이자 동료인 윤승아의 도움도 적지 않았다. 이번 '대립군' VIP 시사회 때는 윤승아가 직접 현장을 찾았고, 상영 후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다"면서 응원도 해줄 정도로 아내의 존재는 컸다.

"저는 삶이 예술이죠. 삶이 있어야 작품 속 캐릭터를 만나게 되고, 배우로 살 수 있어요. 행복한 삶이 소진 된 것을 채워주죠."

결혼 3년 차인 그는 아직 자녀가 없다. 언제 즘 2세를 볼 수 있는지 궁금해 하자 "아직은"이라고 말했다.

"자녀 계획은 철저히 세워서 하려고 해요. 그리고 저는 자녀가 많았으면 좋겠는데, 아내와 협의를 해야죠."

배우로, 한 가정의 가장이나 한 여자의 아내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김무열. 이번 '대립군'을 통해 자신을 업그레이드 시킨 만큼 또 다른 작품에서 새로운 그의 연기를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배우 김무열/사진제공=이십세기폭스코리아 배우 김무열/사진제공=이십세기폭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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