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사드갈등-가요] "국가앞 아이돌없다"지만..新도전 시점①

[★리포트] 스타뉴스 특별기획

길혜성 기자  |  2017.03.23 10:00

편집자주 | 최대 한류 시장 중국이 얼어 붙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 한국 배치에 따라 이른바 '한한령'(한류 제재 조치)이 내려지면서 양국간 교류는 끊겼다. K팝 가수들의 중국 공연은 불가능해졌고, 한국 드라마의 중국 수출길도 막혔다. 한국 영화계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만 피해자는 아니다. 중국 역시 적잖은 피해를 보고 있다. 국내 연예계에 투자한 중국 투자자들 역시 이를 회수할 길이 없어진 것. 스타뉴스는 한중 사드갈등에 따른 피해를 짚어보고 해결 가능성에 대해 살펴봤다.



지난해 7월 한국과 미국 양국 정부의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배치 결정 발표 이후, 중국의 한국에 대한 견제와 규제는 여러 분야에서 눈에 띄게 강해졌다. 올해 들어서도 마찬가지며, 시간이 갈수록 심해지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K팝으로 대변되는 한국 가요계, 특히 아이돌과 관련한 부분에 대한 중국의 대응도 거세다. 중국 시장은 인구와 규모 면에서 그 간 K팝의 새 황금시장으로도 불렸다. 이에 한국 정부의 사드 배치 발표 이후 중국 측의 대응은 국내 가요 관계자들에 당황스러움을 넘어 현실적 피해까지 안기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이 와중에도 국내 가요 관계자들은 희망을 찾으려 힘을 다하고 있다.

가요계에 10년 넘게 종사했으며 중국과 음악 비즈니스도 다수 가진 가요 및 공연 관계자들로부터 사드 배치 결정 발표 이후의 중국과 관련한 현 가요계 상황 및 나름대로의 해법을 들어봤다. 이들은 현재도 중국 측과 음악 및 사업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기에, 자신들의 의견 개진에 대해 익명을 요구했다.

-한국의 사드 발표 이후, 한국 가수들 특히 아이돌의 중국 진출(콘서트, 행사, 방송 출연 등)은 이전과 비교할 때 어떤가.

▶A씨=한국의 사드 발표 이후 중국 내 한국 활동은 완전 금지된 상황이다. 정부에서 막는 정도의 수준이 아니고 전 국민의 반한 감정이 극에 달해 한국 콘텐츠의 중국 유입뿐 아니라 전체적으로 영화 드라마 아이돌 콘서트 등 모든 방면에 아예 한국은 배제되고 있다. 중국 플랫폼에는 외국 콘텐츠에 대한 쿼터가 있고 방송국에는 아티스트에 대한 쿼터가 있다. 2017년은 방송국과 플랫폼에 한국 관련 쿼터가 제로(0)다.

▶B씨=사드 문제가 불거진 초기, 기존 스케줄 경우에는 미리 잡힌 것들은 90% 이상 소화했지만 지금은 알려진 방송 채널에서와 브랜드에서 한국 연예인들을 보기 힘들다. 이 대부분이 한국에서의 A급 연예인들이라고 보면된다. 지방의 작은 행사 같은 경우 인지도와 몸값 낮은 한국 연예인들을 아직까지 무대에 세우기도 하지만, 이것 역시 중국 현재 분위기에 따라 금세 바뀔 듯하다.

▶C씨=사드 발표 이후 지난해 하반기부터 한국 연예인의 방송 및 광고 출연이 사실상 금지됐고 K팝 공연도 허가가 어려워지면서 계획했던 공연들이 모두 연기되거나 취소됐다. 이로 인해 국내 톱 아이돌그룹 중 한 팀도 계획했던 중국 내 공연을 지난해 하반기 일부만 하고 나머지는 올해로 연기했으나 현재는 아예 진행 자체가 더욱 어려워 중국 내 공연은 포기한 상태다. 이외에 다른 톱 K팝 아이돌그룹들도 올해 상반기부터 계획했던 월드 투어에서 중국 내 공연은 모두 배제하고 중국 이외 지역으로 투어를 준비하고 있다. 중국은 워낙 큰 도시들이 많아 투어를 돌 경우 동남아시아 전체 국가를 도는 횟수와 비슷한 큰 시장이다. 이를 진행하지 못해 기획사들의 매출 타격은 실로 엄청나다. 또 중국 공연을 진행했던 공연 제작사들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국 내 공연 허가가 나지 않아 매출이 반토막나고 현재 회사 운영이 어려워져 중국 외 다른 지역으로의 살길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외 시장이 한정적이어서 매우 힘든 상황이다. 최근 중국 정부의 한국 관광 중단 및 롯데쇼핑 검열 등 중국의 보복 조치가 전면적으로 시행되면서 이제 와서 전 국민이 피부로 느끼고 있지만, 엔터 업계는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최초 시작된 중국의 보복으로 이미 초토화되고 모든 시장과 진출로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사실상 차단된 상태다.

▶D씨=한국 가수 등 연예인들의 활동이 대부분 어렵다고 봐도 될 것 같다. 최고 인기 K팝 아이돌그룹들의 중국 콘서트 및 공연도 다 취소됐다.

-사드 발표 이후 중국 현지의 한국 가수 및 가요 등에 대한 분위기는 어떤가.

▶A씨=중국 전국적으로 혐한이 확산되고 있고 국민적 정서가 한국 콘텐츠 자체에 반한 감정을 가지고 있어서 앞으로 수년간 한류의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생각된다. 요즘 유행하는 "국가 앞에 아이돌 없다"(한한령 문구)란 말처럼 중국 시장에서 한류는 들어갈 수도 없고 들어가도 환영을 못 받는 상황이다. 중국 내 한류 팬들은 욕을 먹고 매국노 소리를 듣는 실정이다.

▶B씨=중국의 제약이 너무 전면적이라 실제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다. 도대체 이걸 어떻게 돌파해야 할지 현재로선 도무지 답이 보이지 않는다.

▶C씨=사드 발표 이후 K팝 관련 노출이 안되니 한류를 좋아했던 중국 팬들의 수는 점점 줄고 있다. 여기에 일부는 중국 전체의 혐한 감정으로 인해 K팝이 좋아도 표현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 엔터 관계자들도 영향을 받아 일부 관계자는 한국 측과 연락을 단절하는 등 혐한은 계속 확산되고 있다.

▶D씨=중국 팬들의 이동이 눈에 보일 정도로 선명하다. 대표적인 예로 가수들의 웨이보 팔로어 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반대로 가수를 지키려고 하는 팬들도 적지 않다. 지금은 분위기가 조금 냉랭하기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좋아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중국 내 분위기로 볼 때 지금의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나.

▶A씨=현재 중국 내 상황으로 볼 때 사드 배치의 전면 재검토 외에는 방법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모든 매체가 앞다퉈 다루는 기사가 혐한을 조장하는 내용이고, 중국 내 방송국 및 여러 플랫폼 회사들도 이런 기류에 편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앞으로 사드가 한국에 실전 배치가 된다면, 무역 및 한류 콘텐츠에 대한 보복은 점점 심해질 것이고 2~3년 이 지나 이것이 풀린다 해도 이미 중국 시장에 한국 콘텐츠가 자리 잡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드로 인해 한국 아이돌 가수나 배우들이 설 자리를 완전히 잃게 되고 모든 방송 및 행사들이 완전 취소돼 앞으로 향후 중국 내 한류 상황이 더욱 더 불투명해지게 된 것이다.

▶B씨=일단은 중국 쪽에서 한국의 정권이 바뀌는걸 보고 있는 것 같다. 새로운 정부에서 해결책과 대안책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아마도 중국 주석이 바뀔 때까지 기다려야 할 듯으로 보인다.

▶C씨=현재 중국 내 분위기로 볼 때 중국 정부의 규제 해제 등 분위기 전환이 되지 않을 경우 혐한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 이명박 정부 시절 독도 문제로 인한 일본과 갈등으로 혐한이 확산돼 일본의 한류 시장이 축소된 이후 시간이 지나도 다시 좋은 분위기로 전환되지 못한 것처럼, 현재 중국 내 혐한 감정이 더 고조될 경우 이후 관계가 회복된다 하더라도 예전만큼의 인기를 회복하고 중국 내 한류 시장이 다시 형성될 수 있을지 걱정된다. 우리는 이미 지난 정권에서 가장 큰 일본 시장을 잃었고 이번 정권에서 일본 시장의 대안으로 잡은 중국 시장을 잃어버린 셈이다.

▶D씨=한동안 지속될 것을 염두에 둬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 부분은 추측하기가 어려운 부분이지만 이런 상황이 빨리 없어지면 좋겠다.

-사드 발표 이후 중국의 한국 견제와 관련, 가요계가 마련해야 할 대책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A씨=한국 가요계는 원래 국내 시장에서 시작해 세계로 뻗어 나가야만 하는 시장이다. 수요보다 현저하게 공급이 많고 한국 시장의 매출 구조가 생각보다 안 나오기 때문이다. 이런 때는 외국 시장으로 적극적으로 영역과 시장 확장에 나서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다. 중국 시장이 노력보다 돈을 많이 벌 수 있었던 불로소득의 시장이었다면 이번 계기로 한국 콘텐츠를 양보다는 질이 좋고 전 세계의 눈높이에 맞출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서 중국뿐 아닌 다른 제 3세계에도 진출하는 것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시기다. 하지만 중국 시장은 아직 음악 시장이 시작도 안된 초기의 세계 최고의 시장임에 분명하다. 그러므로 중국과 항상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상황을 지켜보고 중국에 맞는 콘텐츠와 가수를 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다. 한국의 기술력으로 중국 회사와 합작을 통해 콘텐츠를 중국 아이돌로 만드는 것이 앞으로 우리에게 남은 활로이자 앞으로 가야할 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전의 협력과 같이 한국에서 주도권을 행사하려 하거나 한국 스타일로 만들려고 해서는 안될 것이고, 중국 현지 상황에 맞고 중국에서 좋아 할만한 콘텐츠를 공동 제작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B씨=문화 가요 쪽의 대책은 딱히 없을 듯하다. 문화 위쪽의 정치적 측면에서 해결하면 다 풀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요계는 하던대로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하면 된다고 본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중국에 너무 기대기보다는 중국 이외의 국가로의 새로운 시장 개척도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일단은 아시아부터 시작해서 점차 넓혀가는 형식으로 말이다.

▶C씨=우리가 일본 시장을 잃고 중국 시장을 찾은 것처럼 중국의 대안으로 다른 시장을 찾아야 한다. 그러나 중국처럼 거대한 시장을 찾는 것은 단순한 노력으로 쉽게 이뤄지지 않는다. 문화는 국가 간의 경제나 정책 교류없이 독자적으로 큰 시장을 형성하긴 어려워보인다.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해서 앞선 시장에 대한 분석을 통해, 정부가 한류 문화를 하나의 큰 산업으로 인식하고 각국 나라와 정책 교류 시 이를 반영시켜 시장 형성을 도와줘야한다고 생각한다. 중국의 경우 자국 내 경제가 활성화되고 풍요로워지면서 문화를 즐길 준비가 되고 정부 간의 정책 등 많은 교류를 통해 한국을 동경하고 한류를 즐기는 분위기가 조성됐기에 이제껏 큰 시장이 됐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우리는 일본과의 혐한으로 인한 한류 시장 축소를 경험했듯이 이후 중국과의 신중한 대처가 필요하고 중국 외 동남아 남미 등 시장을 다변화할 경우 양질의 한류 콘텐츠의 제작도 당연하지만, 이 시장을 개척하고 지키도록 정부 등 문화산업의 주도자가 그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D씨=우선은 국내 시장을 탄탄히 다지거나 확장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 현황을 놓고 봤을 때, 아이돌은 동남아로 많이 나가고 있는 것 같다. 그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하다. 동남아에서도 한류가 유행하고 있고 한국 가수들에 대한 인상이 좋기 때문에, 이 시기가 또한 한류를 더 널리 전파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중국이 사드로 안 된다고 고심하고 있지 말고 다른 모색을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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