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가자" 갤러리 붙잡은 제인와타나논의 11번홀, 명승부 연출 [★현장]

천안=심혜진 기자  |  2019.06.24 06:00
재즈 제인와타나논./사진=KPGA 재즈 제인와타나논./사진=KPGA
태국 출신 재즈 제인와타나논(24)의 우승으로 코오롱 제62회 한국오픈골프선수권대회(총상금 12억원)가 막을 내렸다. 메이저 대회답게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승부가 펼쳐졌다.


제인와타나논은 23일 충남 천안시 우정힐스 컨트리클럽(파71·7328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3개, 보기 1개, 트리플 보기 1개를 묶어 1오버파 72타를 쳤다. 최종합계 6언더파로 '베테랑' 황인춘(45)을 1타 차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제인와타나논은 한국오픈 역대 25번째 외국인 우승자이자 두 번째 태국 선수 우승자가 됐다. 지난 1월 SMBC 싱가포르 오픈 이후 약 5개월 만에 우승을 따냈다. 아시안투어 통산 4승째를 올렸다.

이날 전반만 하더라도 제인와타나논의 우승이 당연시됐다. 제인와타나논은 전반에만 3타를 줄여 10언더파가 된 반면 그의 뒤를 쫓던 유송규는 3타를 잃어 2언더파로 우승 경쟁에서 멀어졌기 때문이다. 그나마 황인춘이 6언더파로 추격하고 있는 중이었다.

9번홀(파5)에서 유송규가 버디 퍼팅을 놓치자 챔피언조를 따르던 갤러리들 사이에서는 일찌감치 짐을 싸려는 모습이 보였다. 갤러리들은 "그냥 가자. 우승 못하겠다" 혹은 "차이가 너무 나네"라며 한국 선수들의 부진에 안타까워 하면서 발길을 돌리려 하는 모습이었다.

그런데 그런 갤러리들의 마음을 돌리는 플레이가 나왔다. 대회장은 물론 미디어센터까지 술렁였다. 제인와타나논이 11번홀(파4)에서 큰 실수를 범했기 때문이다. 세컨드샷이 헤저드에 빠지면서 4번 만에 그린에 올라왔고 스리 퍼트를 해 트리플 보기를 기록했다. 그 사이 전반에 2타를 줄인 황인춘과 타수 차이는 1타까지 좁혀지게 됐다.

국가대항전이 아닌 개인 대결이었지만, 아무래도 갤러리들은 국내 선수인 황인춘을 응원하는 목소리가 더 컸다. 황인춘이 버디 찬스를 놓칠 때마다 여기저기서 탄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다 정말 마지막 기회가 찾아왔다. 18번홀(파5)에서였다. 짧은 거리는 아니었으나 아쉽게 버디를 놓치고 말았다. 18번홀 주위에 몰려있던 갤러리들의 탄식은 어느 때보다도 컸다.

결국 제인와타나논이 18번홀에서 파 세이브에 성공하며 우승을 확정지었지만 갤러리들은 끝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승부를 즐길 수 있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스타뉴스 단독

HOT ISSUE

스타 인터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