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 김의 NBA산책] '600만$→2억$'.. '농구 金손' 코비, 투자도 '金'손

댄 김 재미 저널리스트  |  2018.08.17 10:27
코비 브라이언트. /AFPBBNews=뉴스1 코비 브라이언트. /AFPBBNews=뉴스1


코비 브라이언트는 20년간의 NBA 커리어 동안 선수 연봉으로 총 3억2천800만달러를 벌어들였다. 또 농구 코트 밖에서 각종 스폰서 수입으로도 그에 버금가는 수입을 올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런 그가 이번엔 투자 수입으로 엄청난 대박을 터뜨렸다는 소식이다.

ESPN은 17일 브라이언트가 약 4년 전 약 600만달러를 투자했던 스포츠 드링크회사 바디아머(BodyArmor)의 소수 지분이 지난 14일 코카콜라사에 매각되면서 바디아머 지분 약 10%를 보유한 브라이언트의 투자가치가 약 2억달러로 치솟았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브라이언트는 현재 바디아머사에서 회사 창립자이자 회장인 마이크 르폴과 코카콜라사, 큐릭 닥터 페퍼사에 이어 4번째 대주주이며 그의 소유한 지분 가치는 2억달러에 육박한다고 한다.

2억달러라면 그가 20년간 선수로서 벌어들인 연봉 수입 총액 3억2천800만달러의 60%에 해당한다. 20년간 세계 최고의 농구스타로 활약하면서 벌어들인 수입의 60%를 단 4년 만에 벌어들인 것이다. 이런 브라이언트의 투자수입은 현대 스포츠 스타들이 비즈니스계에서 올린 투자 사례 가운데 단연 최고의 성공작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농구에서뿐만 아니라 투자계에서도 천재적인 ‘마이더스 터치’를 지녔다는 찬사가 나오고 있다.

브라이언트는 지난 2014년 3월부터 스포츠 드링크계 선두주자인 게토레이드사에 대항마를 표방한 바디아머에 투자를 시작했다. 당시 바디아머의 연매출은 1천만달러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4년 뒤인 올해 바디아머의 연 매출액은 4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브라이언트가 그동안 이 회사에 투자한 600만달러는 단 4년 반 만에 2억달러로 무려 30배 이상 부풀어 올랐다.

그렇다면 브라이언트의 이런 대박 투자는 과연 어떻게 해서 가능했던 것일까. 스포츠 슈퍼스타라는 엄청난 프리미엄과 인맥의 힘으로 특별한 정보를 얻은 덕분일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을 들여다보면 그가 투자자로 거둔 성공은 그가 농구선수로서 거둔 성공과 그 비결이 똑같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것은 바로 보통 사람들은 상상하기도 힘든 엄청난 노력과 연구였다. 그 누구도 따라갈 수 없는 집념과 노력을 앞세워 역대 최고의 선수로 20년을 군림했던 브라이언트는 선수로서 은퇴한 뒤 본격적인 투자사업가로 나선 지금 새로운 분야에서 똑같은 노력으로 또 다른 역대 최고를 향한 도전에 나선 것이다.

은퇴 경기에서 60점을 기록한 코비 브라이언트. /AFPBBNews=뉴스1 은퇴 경기에서 60점을 기록한 코비 브라이언트. /AFPBBNews=뉴스1


이런 브라이언트의 집념과 노력은 이번 바디아머사에 대한 투자과정에서 잘 나타난다. 브라이언트가 처음 바디아머사에 대한 투자 제안을 받은 것은 6년 전인 지난 2012년이었다고 한다. 당시 바디아머는 1년 매출액이 300만달러 남짓했던 조그만 회사였다. 하지만 브라이언트는 이 회사의 비전과 발전 계획을 들으면서 언젠가는 바디아머를 스포츠 드링크계의 넘버 1으로 만들겠다는 의지가 불타오르기 시작했다고 한다.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바디아머에 대한 투자를 시작한 브라이언트는 단순히 돈을 투자하는데 그치지 않고 바디아머의 브랜드를 키워나가는 데 직접 나섰다. 회사 제품에 대한 선수로서의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고 글과 이야기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 확장에 큰 기여를 했다.

브라이언트는 자신이 투자한 회사들의 재무 보고서를 살펴보고 소득 현황에 대한 보고를 받는데 밤을 새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바디아머의 공동 창립자이자 회장인 마이크 르폴은 “그에게 새벽 3시에 텍스트를 보내면 1분 안에 답장이 온다”면서 “그걸 보면서 그 역시 나와 마찬가지로 ‘사이코’라는 것을 깨달았다. 나처럼 그도 잠을 자지 않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브라이언트도 “우리는 한 가지에 집착하는 사람들”이라면서 “지금 하고 있는 일 외엔 다른 아무 것도 하길 원치 않는다. 하루 24시간 내내 한가지에만 집중하기에 집착한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선수 시절 그를 역대 최고의 선수로 만들었던 끝없이 노력하는 그의 DNA가 비즈니스맨으로서도 변함없이 살아 숨 쉬고 있는 것이다.

브라이언트는 지난해 시카고에서 열린 전국편의점 컨퍼런스에 참석했다. 스포츠스타들이 이런 컨퍼런스에 가면 사진을 찍고 사인을 해주는 것으로 시간을 보내기 마련이지만 브라이언트는 만나는 사람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사진촬영에 응하기에 앞서 왜 바디아머가 다른 제품과 차별화되는 지를 먼저 설명했다고 한다. 바디아머가 2012년 연매출 300만달러짜리 회사에서 올해 연매출 4억달러 회사로 급성장하는데 있어 브라이언트의 손길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음을 짐작할 수 있다.

르폴 회장은 “그(브라이언트)에게 처음부터 밝혔다. 우리 같은 회사 100개 중 1개 정도만 살아남는다고. 즉 성공확률은 1%라고 까놓고 말했다”면서 “그런데 그는 그 말을 듣고 더 흥분하고 열정을 보였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에 대해 브라이언트는 “내가 어렸을 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내가 NBA로 갈 가능성이 엄청나게 희박하다고 말해줬는지 모른다”면서 “이것(1%)보다 훨씬 더 낮은 확률이었다”라고 어려운 목표에 도전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했다.

또 한 가지 브라이언트의 특징은 무엇을 하던지 최고의 위치에 오르는 것 외에는 다른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미 그는 바디아머가 스포츠 드링크업계에서 최고의 위치로 올라서는 해를 2025년으로 잡았다. 단순히 투자에 성공한다던가, 회사가 자리잡는 정도가 아니라 자신이 투자한 회사가 최고의 위치에 올라서는 것은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이다.

브라이언트의 홍보 노력은 단순히 사람들에게 자신의 의견을 알리는 것에서 멈추지 않는다. 그는 뛰어난 광고 카피라이터라는 숨은 재능을 가지고 있고 광고업계에서 사람들이 잘 몰랐던 오랜 경력을 갖고 있다. 그는 LA 레이커스에서 선수로 뛸 때부터 캘리포니아의 마케팅 광고회사인 잠베지(Zambezi)의 대 주주였다. 하지만 그는 그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않았다. 그는 “스포츠 업계는 경쟁이 치열하다”면서 “만약 내가 이 회사의 일부라는 사실이 알려졌다면 우리가 얻었던 계약을 얻지 못했을 수 있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브라이언트가 지난 2009년 NBA 파이널스에 진출했을 때 잠베지는 그 기간 중 TV로 방영됐던 동료 NBA 스타 드와이트 하워드가 출연한 바이타민워터(vitaminwater) 광고를 담당했다. 그런데 그때 그 광고 카피를 쓴 사람이 바로 브라이언트 자신이었다고 한다.

브라이언트는 올해 초 자신이 직접 쓰고 읽은 바디아머 광고도 제작했다. 자신이 은퇴를 알리면서 쓴 “Dear Basketball"이라는 시를 활용한 짧은 만회영화도 제작했는데 오스카상 후보로 거론될 만큼 호평을 받고 있다.

브라이언트는 “사람들에게 내가 농구만큼 비즈니스도 사랑한다고 말하면 사람들이 나를 머리 셋 달린 괴물처럼 본다”면서 “하지만 난 실제로 비즈니스를 그만큼 사랑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가 하는 일을 사랑하고 또한 리더로서 주변의 모든 것을 지금까지보다 더 발전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어떻게 그것을 이뤄 가느냐는 과정은 다르지만 결과는 같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브라이언트를 지난 수년간 옆에서 지켜본 르폴 회장은 “브라이언트는 농구선수로서보다 장차 기업가와 비즈니스맨으로 훨씬 더 뛰어날 것”이라면서 “정말 엄청나게 무서운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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