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목소리] 돌아온 서정원, "이번 시즌까지만 하고 떠나겠다"

스포탈코리아 제공   |  2018.10.17 19:24


[스포탈코리아=수원] 서재원 기자= 수원 삼성 서정원 감독이 돌아왔다. 그러나 이번 시즌까지만 하겠다는 뜻은 확고했다.

깜짝 복귀다. 수원은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서정원 감독이 약 한달 반 동안의 공백 기간을 거쳐 수원 감독직에 복귀했다"라고 발표했다. 지난 8월 28일 사임 의사를 전한 후 48일 만에 복귀였다.

15일 오후 스페인에서 귀국한 서정원 감독은 곧장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수원클럽하우스로 향했다. 코칭스태프 및 선수단과 짧은 재회 인사를 나눈 뒤, 곧바로 훈련을 지휘했다. 그로부터 이틀 뒤 제주 유나이티드와 FA컵 8강전을 앞두고 서 감독은 취재진과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서정원 감독은 “돌아올지 솔직히 나도 몰랐다. 완강히 이야기를 했지만, 대표이사님이 요청을 계속 하셨다. 감독 선임을 하지 않는다는 말이 마음 아팠다. 선수들도 게속해서 메시지를 보냈다. 힘든 상황 속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자 하는 생각이 다시 들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확실한 건, 나 스스로도 나갔다 돌아온 것이 용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번 시즌만 하고 그만 둘 생각이다. 이 시기만 같이 이겨내고,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 잘 마무리를 짓고 나가겠다”라고 이번 시즌을 끝으로 확실히 수원을 떠나겠다는 뜻을 전했다.

▲ 이하 일문일답



- 돌아온 기분은.

처음 나갈 때는 당연히 그만두려는 마음이 강했다. 돌아올지 솔직히 나도 몰랐다. 정말 몰랐다. 나갈 때는 마음이 편하고 좋을 거라 생각했는데 구단에서 사표 수리를 안 하는 상황이 힘들게 했다. 완강히 이야기를 했지만, 대표이사님이 요청을 계속 하셨다. 10일 간격으로 만나자고 하셨다. 감독 선임을 하시라고 말했지만 대표이사는 오히려 회사에 감독을 알아보지 말라고 지시하셨다고 하셨다. 그 부분이 힘들었다.

선수들에게도 메시지를 받았다. 선수들도 사표 수리가 안 될 거라고 들었다고 했다. 그 사이 노장 선수들도 찾아왔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고 심적으로 흔들렸다. 유럽에 갔는데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선수들도 계속 요구하는 상황에서 나 몰라라 할 수 없었다. 오랜 시간 동거동락한 팬들에게도 미안했다. 힘든 상황 속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자 하는 생각이 들었다.

확실한 건, 나갔다 돌아온 것이 스스로 전혀 용납이 안 된다는 점이다. 이번 시즌만 하고 그만 둘 생각이다. 이 시기만 같이 이겨내고,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 잘 마무리를 짓고 나가겠다.

- 민감한 시기다.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는 시기다. 하지만 좋은 상황이었다면 돌아오지 않았을 것이다. 안 좋은 상황이라 용기가 났다. 그런 부분을 감수하고 결정을 했다.

- 노장 선수들은 누가 왔고, 어떤 말은 했나.

기훈, 화용, 원희, 상민 등이 찾아왔다. 차 한잔하면서 이야기를 나눴다. 안 돌아간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설득이 되지 않았다.

- 돌아오니 선수들의 반응은.

몇몇 선수들이 소리를 지르는 게 솔직히 기뻤다. 꿈만 같다고 말하는 선수도 있었다. 정이 참 많이 들은 것 같다. 오직 선수들만 보고 왔다. 선수들의 메시지를 받을 때마다, 아픔이 느껴졌다. 심지어 꿈에 나왔다는 선수도 있었다.

- 전북전을 앞두고 그만뒀다.

마음의 짐이 많이 됐다. 그런 행동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감독이라는 자리에서 더 큰 것도 겪을 수 있다. 그런데 아이들에게까지 안 좋은 이야기가 나온다는 소리를 듣고 참을 수 없었다. 더 마음이 아팠던 건, 제가 아이들의 계정을 못 보게 설정했다는 것이었다.

- 밖에서 봤을 때 팀의 문제점은.

솔직히 어느 정도 경기를 안 봤다. 정말 보고싶지 않았다. 경기 소식을 들을 때는 마음이 아팠다.

- 팬들 반응이 반반이다.

돌아와서 안주하겠는 생각은 절대 없다. 이번시즌을 마치고 나가는 게 확실하다. 힘든 상황에서 선수들이랑 같이 동거동락하겠다. 내년을 위해 새로운 감독이 오는 게 맞다. 팬들에게 미안하고 송구스럽다. 마지막까지 선수들을 응원해주셨으면 한다. 좋은 감독이 오셔서 팬들의 눈높이에 맞는 축구를 보여주셨으면 한다.

- 가족의 반대는 없었나.

많이 했다. 하지만 여러 상황이 일어나는 것에 동요할 수밖에 없었다. 책임감도 많이 생겼다. 저 때문에 이곳에 온 선수들도 있고, 저 때문에 팀에 남은 선수들도 있었다. 나만 아프다고 빠져나가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제가 왔다고해서 큰 변화는 없을 것이다. 조금이나마 힘이되고 싶은 생각이다.

-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한다. 목표는 무엇인가.

이곳에 오래 있었다. 오랜 사랑을 받았다. 마무리를 잘 하고 싶다. 최선을 다해서 선수들과 똘똘 뭉치겠다.

- ACL은 봤나.

아쉽게 됐다.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보였다. 마지막 골도 아쉬웠다.

- 시차적응은 됐나.

잠을 사실 못 잤다. 여러 생각이 많았다.

- 오늘 경기는.

사실 오늘 경기는 코치들이 준비한 거다. 코치들이 준비한대로 맡겼다. 선수들에게도 그렇게 이야기를 해줬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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