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판곤 위원장이 느낀 현실..'매력없었던 韓축구 감독'

축구회관=박수진 기자  |  2018.08.18 06:00
김판곤 위원장 /사진=뉴스1 김판곤 위원장 /사진=뉴스1


신임 한국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파울루 벤투(49)가 선임된 가운데 김판곤 국가대표감독 선임위원장이 긴박했던 협상 과정을 공개했다. 세계적인 수준의 감독을 영입하겠다고 자신했지만 마주한 것은 녹록하지 않은 현실이었다.

대한축구협회는 17일 오전 축구회관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신임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벤투를 선임했다고 밝혔다. 벤투 감독의 계약기간은 2022년 카타르 월드컵까지다.

험난했던 과정이었다. 지난 7월 5일 김판곤 위원장은 새 감독에 대한 가이드 라인을 정했다. 세계적인 수준의 리그 우승 경험 또는 국가대표팀을 이끌며 어느 정도 성과를 데려오겠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우선, 2018 월드컵에서 성과를 냈던 감독들을 1차 후보군으로 정했지만 모두 경쟁이 치열했다. 김 위원장은 물밑에서 협상을 시도했다. 하지만 후보들이 위약금 또는 무리한 금전을 요구하며 협상이 결렬됐다.

이에 협회의 포트폴리오에 있는 다른 감독들을 추려 2차 후보군과 협상을 했지만 이마저도 잘 되지 않았다. 가족과 떨어지는 것을 꺼린 감독도 있었고, 축구의 중심인 유럽에 잔류하고자 하는 감독도 존재했다. 아시아에서 수준이 높은 팀이라는 구애에도 다른 구단의 제안이 들어오자 협상 테이블에서 떠난 경우도 있었다.

김 위원장은 연신 '어려웠다'와'현실의 벽'이라는 표현을 자주 썼다. 그만큼 이상과 많은 괴리를 느꼈다. 예년과 비교해 두둑한 실탄을 장전했지만 후보들의 감당할 수 없는 액수를 맞춰줄 수 없었다.

그들에게 한국 대표팀 감독은 매력을 느끼지 힘든 위치였음이 틀림없다. 손흥민과 기성용 정도만 알려진 미미한 팀이었다. 김 위원장은 축구 팬들이 원하는 'A급' 감독들과 만남을 가지긴 가졌지만 돌아온 것은 한국 축구의 적나라한 위상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벤투가 한국 대표팀 감독에 관심을 보였다. 벤투는 지난 7월 충친 리판에서 경질 통보를 받고 명예 회복이 필요했다. 협회 역시 이 정보를 접하고 일사천리로 협상을 진행했다. 손을 맞잡은 벤투와 대한축구협회가 과연 매력 없는 한국 축구 감독직을 매력 있게 바꿔놓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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