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 SNS 논란 속'.. 절박했던 황새의 '배수진' 통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김우종 기자  |  2018.04.21 15:56


"매 경기가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임한다"

황선홍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배수진의 각오를 밝혔다. 박주영의 SNS 논란으로 어수선했던 FC서울이 대구를 제물로 삼아 반등의 기회를 잡았다.

FC서울은 21일 오후 2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구 FC와 'KEB 하나은행 K리그1(클래식) 2018' 8라운드 홈 경기에서 3-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FC서울은 올 시즌 2번째 승리(3무3패)를 거두며 승점 9점을 기록, 중상위권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반면 대구FC는 직전 라운드서 강원FC를 꺾은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한 채 1승3무4패(승점 6점)를 기록했다.

최근 FC서울은 겹악재를 겪었다. 성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팀 내 스타 플레이어인 박주영이 의미심장한 글을 SNS에 남겨 논란이 일었다.

박주영은 지난 14일 울산 현대와 원정 경기에서 팀이 0-1로 패한 뒤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기분이 좋지 않다. FC서울이 경기에서 패하면 화가 나고 힘을 보태지 못해서 화가 난다"며 "그리고 오늘도 경기를 보면서 미안하다. 비 맞으며 응원한 팬들에게도 미안하고 티비로 지켜본 팬들에게도 미안하다. 2년 동안 아무 것도 나아진 것 없는 FC서울이 미안하고 죄송하다"라고 글을 남겼다.

일부 팬들 사이에서는 박주영이 '2년 동안 아무 것도 나아진 것 없는 FC서울'이라는 문장이 황선홍 감독을 향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황 감독도 재빨리 진화에 나섰다. 황 감독은 사전 기자회견에서 "개인 의견을 내는 건 나쁘지 않다. 팬들과 소통하는 것도 옳다고 본다. 전혀 문제가 없지만, 메시지가 팀에 힘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21일 경기를 앞두고 황선홍 감독은 힘 있는 목소리와 자세로 취재진과 마주했다. 황 감독은 이날 박주영을 명단에서 제외한 것에 대해 "부상이 있는 건 아니고 컨디션을 끌어 올리는 중이다. 아직 경기를 완전히 다 소화하기엔 부족하다"고 말했다.

황 감독은 "한 경기, 한 경기 결승전이라는 각오로 임한다. 당분간 그렇게 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매 경기를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팀 분위기를 전체적으로 끌어 올리기 위해서는 승리가 필요하다. 항상 홈에서는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래도 오늘은 다른 경기보다 (좋은 모습이)많이 보이길 바란다"며 배수진을 쳤다.

대구FC 안드레 감독 역시 서울의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있었다. 안드레 감독은 "어쨌든 서울이 분위기가 좋은 편이 아니다. 승리를 못한 것도 있다. 그런 점을 잘 활용해 영리하고 지혜롭게 풀어나가야 한다"고 했다. 이어 박주영의 SNS로 인한 서울의 상황에 대해 "그런 상황이 안타깝지만 상대 팀의 사정이 있을 것이다. 어느 팀이나 있을 수 있는 상황"이라면서 "(황 감독은) 그런 상황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감독님이다. 잘 극복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결국 황 감독의 절박한 심정이 경기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FC서울은 전반 초반부터 대구를 몰아 붙였다. 결국 전반 12분 만에 에반드로가 선제골을 터트리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이어 후반 6분에는 고요한이 추가골을 넣었다. 후반 35분에는 이날 경기서 처음으로 선발 출격 명령을 받은 조영욱이 김진혁의 자책골을 유도하며 3-0 완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FC서울은 이제 오는 25일 전남으로 원정을 떠난 뒤 28일에는 상주를 안방으로 불러들인다. 상대적으로 서울로서는 충분히 해 볼만한 상대들이다. 과연 이날 대승을 기점으로 서울이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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