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공략할 수 있다" 염경엽의 자신감, LG는 '22승 ERA 2.80' 천적 넘을 비책은 '선택과 집중' [잠실 현장]

잠실=안호근 기자  |  2024.03.23 12:29
한화 이글스 개막전 선발 투수 류현진. 한화 이글스 개막전 선발 투수 류현진.
"공격적인 게 우선이다. 류현진을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승 사령탑' 염경엽(56) LG 트윈스 감독은 디펜딩 챔피언의 타격 능력을 믿었다. 상대가 아무리 '괴물 투수'라고 하더라도 지난해 타격 1위로서 충분히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염경엽 LG 감독은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한화 이글스와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개막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어느 정도는 점수를 뽑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선발 라인업만 보더라도 LG의 자신감이 어느 정도인지 읽어볼 수 있다. LG는 박해민(중견수)-홍창기(우익수)-김현수(지명타자)-오스틴 딘(1루수)-오지환(유격수)-문보경(3루수)-박동원(포수)-문성주(좌익수)-신민재(2루수)로 타선을 꾸렸다.

좌투수 류현진을 맞아서도 좌타를 7명이나 배치했다. 염경엽 감독은 "작년에 만들어진 라인업"이라고 말했다.

한화 이글스 개막전 선발 투수 류현진. 한화 이글스 개막전 선발 투수 류현진.
상대는 류현진이다. KBO리그에서 7시즌 동안 뛰며 통산 190경기 98승 5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ERA) 2.80, 1269이닝 1238탈삼진을 기록했고 메이저리그(MLB)에서도 훌륭한 커리어를 써낸 대투수다.

특히 KBO리그에서 거둔 승수 중 22.4%를 LG를 상대로 따냈다. LG전 35경기에서 22승 8패 ERA 2.36으로 천적 그 자체였다.

그럼에도 LG는 자신감을 보인다. 지난해 팀 타율(0.279) 1위에 오른 막강한 화력을 앞세워 우승을 차지했던 팀이기 때문이다.

염 감독은 류현진의 능력을 인정했다. 좌타자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커터와 역회전을 그리며 몸쪽으로 떨어지는 체인지업 중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는 것. 그는 "양쪽을 다 치려고 하면 어렵다. 한 쪽을 버리고 다른 한 쪽을 택해야 한다. 내 생각이지만 분석 파트에서도 그렇게 보지 않았겠나"라며 "류현진이 위 아래로 싸우는 투수는 아니다. 측면에서 한 쪽을 버리고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날 개막 미디어데이에 LG 대표 선수로 나선 오지환도 "(류)현진이 형은 정말 존경하는 형이고 대단한 투수"라면서도 "개막전에서는 상대 팀으로 만나는 것이고 우린 모든 경기를 이길 생각이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어떻게 공략할지를 조금 더 많이 생각하려 한다. 나도 현진이 형 공을 꼭 안타로 연결해 우리 팀이 이길 수 있는 확률을 높이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어 "지난해 우승 후 한 가지 확신이 섰다. 시즌을 마치고 지난해를 돌아봤는데 감독님의 게임 플랜이 진짜 좋다고 느꼈다. 도루를 하든, 작전을 하든, 선발이 일찍 내려가 불펜 싸움을 하게 되든 상황에 따라 방법이 있었다. 지난해 우리가 42번의 역전승을 거뒀는데 사실 이건 말이 안 되는 수치다. 정상적으로 경기를 못 풀어나갔다는 건데 그걸 이겼다"며 "현진이 형에게 7회까지 무득점 해도 8~9회에 뒤집어 우리가 이길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그래서 전혀 긴장되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이다. 현진이 형이 복귀해 한화가 강해진 부분은 인정하지만, 우리가 승리를 챙길 것"이라고 말했다.

22일 KBO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오지환(왼쪽)이 진행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22일 KBO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오지환(왼쪽)이 진행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함께 미디어데이에 나선 임찬규도 "현진이 형이 너무 장시간 미국에 나가 있어서 과거 상대 전적을 의식하기에는 데이터가 너무 오래됐다고 생각한다"며 "현진이 형이 뛸 때 있던 선수도 몇 명 없다. 새로운 사람들이 현진이 형을 만날 테고 최근의 일이 아니기 때문에 선수들도 딱히 그 기록들을 의식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승리를 위해선 LG 1선발 디트릭 엔스의 역할도 중요하다. 류현진을 상대로 대량 득점을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엔스의 호투가 절실하다.

염 감독은 "오늘 경기도 중요하지만 KBO리그에 적응을 하면서 LG의 1선발로 자리를 잡는 게 훨씬 더 중요하다"며 "시범경기를 통해서 한 가지 수확한 건 우타자들에게 컷패스트볼이 스윙률이 많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체인지업이라는 오프스피드 계열 구종이 하나 더 생긴다면 충분히 1선발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완성도를 얼마나 만들어 가느냐가 중요할 것 같다. (존) 주위로는 가는데 그걸 얼마나 밑으로 떨어뜨릴 수 있고 데이터적으로 우타자들의 스윙을 얼마나 이끌어내느냐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엔스는 최고 시속 151㎞에 달하는 빠른 공을 뿌리는 투수다. 마이너리그에서는 트리플A 무대에서 통산 85경기에 출장해 32승 24패 ERA 4.26, MLB에서는 통산 11경기에서 등판해 2승 무패 2세이브 ERA 3.40을 기록했다. 2022시즌에는 일본프로야구(NPB) 세이부 라이온즈에 진출해 2년 동안 35경기에 등판해 11승 17패 ERA 3.62로 활약했다. LG는 올 시즌을 앞두고 엔스를 총액 100만 달러에 영입했고 시범경기를 거쳐 개막전 선발로 낙점했다.

엔스 또한 개막전 선발 소감으로 "개막전에서 던질 수 있게 된 것을 굉장히 영광으로 생각한다. 물론 경기에 나가면 선수니까 최선을 다해서 팀이 이기는 데 분명 도움을 주려고 노력할 것"이라며 "류현진과 맞상대를 하는 것도 굉장히 영광스럽고 기분이 좋다. 왜냐하면 류현진은 아주 위대한 투수이며, MLB에서 훌륭한 커리어를 쌓았다. 최선을 다해 공을 던져 우리 팀이 승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디펜딩 챔피언 LG 트윈스. /사진=뉴스1 디펜딩 챔피언 LG 트윈스. /사진=뉴스1
오지환도 엔스에 힘을 실어줬다. 앞서 최원호 한화 감독이 "다른 팀에 없는 류현진 선수"라고 개막전 선발 투수를 발표했는데 오지환은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엔스도 다른 팀에는 없는 선수"라며 "각자 다른 팀에 없는 선수끼리 붙기 때문에 각자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 KBO리그와 대한민국의 최고 투수가 (류)현진이 형인 건 확실하지만, 우리 팀은 대한민국 최고의 타선을 가졌다. 그렇기 때문에 열심히 해서 맞붙는다면 우리가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임찬규는 류현진과 맞대결이 KBO리그 전체에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했다. 임찬규는 "(류)현진이 형과 맞대결로 관심이 분산되는 건 전혀 아쉬운 것이 없다. 오히려 현진이 형이 와서 KBO리그의 흥행이 더 잘 되지 않을까 하는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있다"고 미소 지었다.

임찬규의 말은 적중했다. 이날 경기 시작 전 2시간 전부터 잔여좌석 현장 판매가 시작됐고 12분 만에 500여장의 티켓이 팔려나갔다. 시야 방해가 있는 자리임에도 디펜딩 챔피언과 류현진을 앞세운 한화의 경기를 보려는 팬들의 열기를 잠재울 수는 업었다. 2만 3750장이 개막전부터 모두 팔려나갔다.

LG는 홈 개막전을 맞아 지난해 LG와 업무협약을 맺은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군악대를 초대해 오프닝을 맡긴다. 2024시즌 선수단의 각오를 담은 출사표 영상 상영과 우승 반지 전달식도 진행한다. 김인석 LG스포츠 대표이사가 2023 통합우승을 기념해 제작한 우승 반지를 주장 오지환 선수에게 전달하고 출사표 영상에는 2024시즌을 맞이하는 선수들의 각오와 팬들에 대한 메시지를 담았다.

또 개막일인 23일부터 4월 7일까지 잠실야구장 중앙매표소 옆 광장에서 1990년, 1994년 우승 트로피와 2023년 정규시즌 및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와 롤렉스 시계, 아와모리 소주 등을 전시하는 'LG 트윈스 챔피언 팝업 전시'를 진행한다. 특히, 우승 반지를 최초 공개하고, 통합우승 하이라이트를 볼 수 있는 LED 영상월도 설치하여 팬들과 함께 감동의 순간을 되새기는 계기도 마련한다.

23일 개막전에 LG는 매진을 이뤘다. 23일 개막전에 LG는 매진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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