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범 양현종 김하성의 메이저리그 도전 [천일평의 야구장 가는 길]

천일평 대기자  |  2020.01.13 08:00
나성범. /사진=OSEN 나성범. /사진=OSEN
지난 해 12월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이 메이저리거의 꿈을 이룬 데 이어 2020년에도 도전하는 선수들이 늘어났습니다.


나성범(31·NC)의 메이저리그(ML) 진출 계획은 2018년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를 정해 놓으며 시작됐습니다. 그러나 그는 2019년 5월 3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KIA와 홈 경기에서 주루하다가 오른쪽 무릎을 심하게 다치면서 그대로 시즌 아웃됐습니다.

전방십자인대 및 내측인대 재건술과 바깥쪽 반원판 성형 수술을 받은 그는 9월 13일 미국 보라스 스포츠 트레이닝 인스티튜트(BSTI)에서 재활 훈련을 받고 11월 29일 귀국 후 재활에 매진, 지금은 상당히 나아진 상태입니다.

나성범은 "현재 제 몸상태는 80∼90%다. 수비와 타격 훈련을 100%는 못하고 있다. 스윙은 실내에서는 하는데 밖에서는 못 한다. 주루도 곧 들어간다"고 전했습니다.

일단 나성범은 2020년 KBO리그 정규시즌 개막 전에 복귀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2020시즌 개막전 엔트리에 꼭 들어가고 싶다. 지금 상태라면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미국 트레이너와 상의 후 체중도 많이 감량했습니다. 나성범은 "미국에 가기 전에는 112㎏까지 나갔다. 다이어트를 시작하고서는 지금 104㎏ 정도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메이저리그는 당연히 꿈을 꿀 수 있다. 하지만 내 몸 상태가 예전 같지 않다. 지금은 무릎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메이저리그는 (KBO리그) 개막 엔트리에 든 이후의 일이라 생각한다"면서 "가치를 높이려면 전에 보인 것보다 더 잘 해야 거기(미국)에서도 나를 좋게 보고 데려갈 지 결정할 것이다. (KBO리그에서) 내 모습을 잘 보여드린 다음에 시즌이 끝나고 나면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2020시즌이 끝나면 포스팅 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나성범을 비롯해 양현종(32·KIA)과 김하성(25·키움)도 2020시즌 후 ML 진출을 바라보고 있는 상태입니다. 나성범과 김하성은 김광현처럼 포스팅을 통해 ML에 진출하며 양현종은 FA(프리에이전트) 신분으로 빅리그의 문을 두드릴 계획입니다.

양현종.  /사진=KIA 타이거즈 양현종. /사진=KIA 타이거즈
양현종의 입에서 메이저리그 도전 이야기는 2014년부터 나왔습니다. 2007년 KIA에 입단한 양현종은 2013년 9승3패, 2014년 16승8패 평균자책점 4.25를 기록하자 메이저 도전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는 4년 전 자신의 첫 번째 FA 자격 취득 뒤 해외 진출을 먼저 물색했습니다. 당시 미국과 일본 등 복수의 구단과 협상을 진행했으나 결국 국외 이적이 아닌 KIA 잔류를 택했습니다. 양현종은 1년 총액 22억 5000만 원 계약을 맺었습니다. 당시 단년 계약을 맺은 양현종은 1년마다 연봉 협상을 이어오며 다시 FA 자격을 취득했습니다.

양현종은 2019년을 완벽한 자신의 해로 만들어 29경기(184⅔이닝)에서 16승8패 평균자책점 2.29, 163탈삼진 33볼넷 WHIP(이닝당 출루 허용) 1.07을 기록했습니다. 제구와 완급 조절에서 한 단계 더 발전한 투구로 리그를 지배한 양현종이었습니다.

양현종은 4년 전 이루지 못한 국외 진출에 대해 계속 아쉬움을 진하게 느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야구계 관계자는 “양현종이 그간 KIA를 위해 헌신하면서도 내심 해외 진출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던 것으로 들었다. 특히 이번에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이적이 그에게 더 동기부여가 됐다. 게다가 양현종은 포스팅 신청이 아닌 FA 자격이기에 더 원활하게 협상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양현종은 KBO리그 최고의 투수이지만 1988년생 만 32세이기에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장기 계약을 제시하긴 힘든 상황입니다.

김하성. /사진=OSEN 김하성. /사진=OSEN
만 25세의 김하성은 2020시즌 뒤 포스팅 자격을 얻을 수 있습니다. 지난 해 연말 2019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김하성은 국외 진출 도전을 결심한 상태였습니다. 당시 김하성은 “구단에 포스팅 진출 허락을 받았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우선 도전해 보겠다. 그렇다고 해서 2020시즌을 앞두고 큰 변화를 줄 생각은 없다. 지금까지 내가 걸어온 길에 확신이 있다. 다치지 않고 꾸준히 내 경쟁력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키움은 과거 넥센 히어로즈 시절 내야수 강정호(포스팅 금액 500만 2015달러)와 박병호(포스팅 금액 1285만 달러)의 미국 진출을 허락한 바 있습니다. 키움 고위 관계자는 “김하성이 팀 내에서 큰 전력을 차지하고 있지만, 선수의 도전 의사가 있다면 말릴 수 없다. 구단도 가능하면 적극적으로 도와줄 생각”이라고 밝혔습니다.

김하성은 지난해 139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7, 166안타 19홈런 104타점 출루율 0.389 장타율 0.491를 기록했습니다. 전반적으로 KBO리그 타자들이 공인구 여파로 어려움을 겪을 때 김하성은 오히려 전년도보다 더 나은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지난 해 한국을 찾은 메이저리그 구단 스카우트진이 김광현 다음으로 관심을 보인 선수가 바로 김하성이었습니다. 한 스카우트는 “현재 KBO리그 야수들 가운데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통할 만한 선수는 바로 김하성이라고 본다. 공·수·주 밸런스가 정말 훌륭하다. 유격수에 3루수 자리까지 소화하는 데다 나이(1995년생)도 어리다. 2020시즌 성적에 따라 구단들의 경쟁이 시작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강정호와 박병호에게 매력을 느낀 부분은 ‘힘’이었습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류현진. /AFPBBNews=뉴스1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류현진. /AFPBBNews=뉴스1
메이저리그 선수가 되기는 상당히 어렵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야구 강국 대다수가 최고 스포츠 이벤트인 올림픽 무대에서 잘 해야 합니다. 지난 해 ML 챔피언에 오르고 워싱턴 내셔널스와 7년 2억4500만달러에 재계약한 스티븐 스트라스버그를 비롯해 제이크 아리에타(필라델피아), 덱스터 파울러(세인트루이스) 등이 2008 베이징 올림픽에 참가했던 것처럼, 올 7~8월 도쿄 올림픽에서도 미래 ML 슈퍼스타들이 출전할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한국 선수들도 200일 앞으로 다가온 도쿄 올림픽은 더할 나위 없는 쇼케이스가 될 전망입니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뛰어난 활약을 한 류현진(33·토론토)이 2012년 겨울 포스팅 금액 2573만 달러를 기록하며 LA 다저스에 입단했습니다. 류현진은 당시 최강 쿠바와 맞붙은 결승전에 선발 등판해 8⅓이닝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습니다. 류현진과 마주했던 쿠바 유격수 율리에스키 구리엘은 현재 휴스턴에서 중심선수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다저스 스카우트 파트 팀장이었던 로건 화이트는 2006년부터 2012년까지 류현진의 6년간 행적을 세밀하게 분석했습니다.

ML 도전 의사를 밝힌 양현종, 나성범, 김하성이 올림픽에 출전할 경우 ML 스카우트들의 표적이 될 게 분명합니다. 최근 기량만 놓고 봤을 때 세 선수가 올림픽 엔트리에서 제외될 확률은 지극히 낮습니다. 부상만 당하지 않으면 올림픽 주축선수가 될 게 틀림없습니다.

국가대표 나성범을 본 지는 꽤 오래됐습니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과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 참가한 후 태극 마크를 달지 못했습니다. 부상 없이 KBO리그 2020시즌을 완주하고 싶다고 소망한 나성범은 생애 첫 올림픽 출전의 꿈도 품고 있습니다.

천일평 대기자. 천일평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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