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불펜 헐거운' 텍사스에서 마무리 꿰찰까

김동영 기자  |  2018.02.07 10:31
세인트루이스 시절 경기를 마무리한 이후 포수 야디에르 몰리나와 세리머니를 나누는 오승환. /AFPBBNews=뉴스1 세인트루이스 시절 경기를 마무리한 이후 포수 야디에르 몰리나와 세리머니를 나누는 오승환. /AFPBBNews=뉴스1


'끝판대장' 오승환이 텍사스 레인저스와 계약에 합의했다. FA 신분에서 새 팀을 찾은 것. 상대적으로 불펜이 헐거운 텍사스이기에 기회의 팀이 될 수 있다. 마무리 자리도 넘볼 수 있을 전망이다.

미국 현지 매체들은 7일(이하 한국시간) 일제히 "FA 불펜투수 오승환이 텍사스와 계약에 합의했다. 신체검사가 남았다"고 전했다.

기본 1년 275만 달러 계약이다. 2년차인 2019년 450만 달러의 옵션이 였으며, 2018년과 2019년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도 100만 달러씩 있다. 최대 총액 900만 달러 수준이다.

냉정히 말해 큰 규모의 계약은 아니다. FA 시장 개장 후 불펜투수들이 잇달아 다년 계약을 맺었고, 보장 총액도 1000만 달러를 넘기는 경우가 많았다. 오승환도 보여준 것이 있기에 좋은 계약이 나올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하지만 결과는 또 1+1년 계약이다. 옵션이 붙었기에 오롯이 2년 계약이 될 수 있다. 반대로 보면, 단년 계약으로 끝날 수도 있다. 오승환의 활약에 달린 셈이다.

대형 계약은 아니지만, 그래도 새 팀이 텍사스라는 점은 나쁘지 않다. 상대적으로 불펜이 약한 팀이기 때문이다. 텍사스는 2017년 불펜 평균자책점 4.76을 기록했다. 아메리칸리그 15개 팀 가운데 14위다.

오승환은 2017년 62경기 59⅓이닝, 1승 6패 7홀드 20세이브, 평균자책점 4.10을 기록했다. 빅 리그 첫 시즌이었던 2016년 76경기 79⅔이닝, 6승 3패 14홀드 19세이브, 평균자책점 1.92를 올렸던 것과 비교하면 부진했다.

그래도 오승환은 텍사스에 힘이 될 수 있는 자원이다. 자신의 실력만 보인다면, 불펜 한 자리는 비교적 어렵지 않게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텍사스에 확실한 마무리 투수가 없다는 점도 있다. 좋은 불펜투수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마무리로 완전히 자리를 잡은 투수도 없다.

그나마 지난 시즌 후반기 알렉스 클라우디오가 마무리로서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더 지켜볼 필요는 있다. MLB.com도 "텍사스가 클라우디오를 셋업맨이나 릴리프로 옮기는 쪽으로 기우는 모습이다"라고 전했다.

오승환은 마무리로서 경험이 풍부하다. 마무리로서 한국과 일본을 평정했고, 미국에 와서도 정상급 실력을 뽐낸 바 있다. 세인트루이스에서 2년간 39세이브를 따냈다. 오승환이 좋은 구위를 뽐낸다면, 텍사스의 뒷문을 지킬 가능성도 적지 않다.

MLB.com은 "오승환은 텍사스에 합류해 마무리투수 경쟁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인트루이스에서 2년 동안 맡았던 역할이다. 오승환은 한국의 삼성과 일본의 한신에서 통산 396세이브를 올렸다"라고 짚었다.

이어 "오승환이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던 2016년의 모습을 되찾는다면, 텍사스의 마무리 경쟁에서 선두에 설 것"이라고 더했다. 가정이 붙었지만,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은 셈이다.

한국과 일본에서 최정상에 군림했던 오승환은 미국에 온 이후 단맛과 쓴맛을 다 봤다. 이제 빅 리그 3년차에 접어든다. 새 팀에서 새롭게 시작한다. 오승환이 텍사스에서 당당히 마무리 투수로 활약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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