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기의 스카이박스] 무난한 선두, 두산의 힘은 무엇인가

김경기 SPOTV 해설위원  |  2018.04.17 09:00
'미스터 인천' 김경기 SPOTV 해설위원이 <스타뉴스>를 통해 2018 KBO리그 관전평을 연재합니다. 김 위원은 1990년 태평양 돌핀스서 데뷔해 현대 시절을 거쳐 2001년 SK에서 은퇴한 인천 야구의 상징입니다. 2003년부터 2016년까지 14년 동안 SK에서 지도자의 길을 걸었습니다. 생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날카로운 전문가의 시각을 야구팬들께 전해 드리겠습니다.


두산 김태형 감독. 두산 김태형 감독.


아주 자연스럽다. 두산이 요란하지 않게 유유히 선두 질주 중이다. 장점이 눈에 확 들어오지 않는다. 동시에 특별히 부족한 부분도 없다. 두산이 잘 나가는 원동력은 무엇인가.

두산은 16일 현재 14승 4패로 단독 선두다. 승패 마진 10개를 벌어놨다. 2위 SK가 2경기 차로 추격 중이다. 3위 한화는 4경기, 공동 4위 LG와 KT는 4.5경기 떨어져 있다.

선두권을 살펴보자면 각 팀 색깔이 뚜렷하다. SK는 강력한 1·2·3선발과 장타력으로 무장했다. 수비와 불펜이 불안하다. 최근 상승세인 한화는 잘 짜여진 야수진에 불펜 성적이 좋다. 대신 선발이 약하다. 5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로 5연승을 달린 LG는 역시 투수의 팀이다. 타선의 기복은 아직 지켜봐야 한다.

두산은 팀 평균자책점 3위, 팀 OPS 4위다. 2015년과 2016년 리그를 호령했던 압도적인 전력은 아니다.

연승 뒤에는 연패가 따라오기 마련이다. 이른바 연승 후유증이다. 필승 계투진 피로 누적이라든지, 타격감 침체라든지 하는 것들이다. 두산은 8연승이 끊기고도 연패를 당하지 않았다. 접전 끝에 넥센에 6-7로 졌다. 하지만 다음 날 3-2로 이겼다. 없는 살림으로 꾸역꾸역 연승을 이어온 팀은 이렇게 이길 수 없다. 힘이 있는 팀이다.

김태형 감독이 경기 도중 주전 포수 양의지를 불러다 놓고 주의를 주는 장면이 떠올랐다. 평소 김태형 감독은 웃는 표정이지만 누구보다 강성이다. 그 리더십 속에서 누구 하나 튀어나가는 선수가 없다. 두산은 선수 하나에 얽매이지 않는 야구를 하고 있다.

선수단이 전체적으로 끈끈하게 엮여있다. 단지 인간적인 유대감이 아닌 선수와 팀으로서의 끈끈함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두산은 주전이라 불릴만한 선수가 빠지고 대체 선수가 들어오면 더 활기차 보인다. 백업 멤버들이 '드디어 기회가 왔구나, 드디어 나갈 차례가 왔구나'라는 마음으로 뛰는 것이 느껴진다.

화수분 야구라고 하지만 아무리 좋은 선수가 2군에서 올라와도 적재적소에 쓰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김태형 감독은 선수에 휘둘리지 않는다. 선수들이 스스로 움직이도록 한다. 이런 분위기가 팀을 강하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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