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수에 넘겼었는데..." 유지현 코치, 되찾은 '6번'은 '책임감'

한동훈 기자  |  2019.01.24 18:39
선수 시절의 유지현 코치. /사진=LG트윈스 제공 선수 시절의 유지현 코치. /사진=LG트윈스 제공
"조심스럽다. 구단이 또 다른 책임감을 준 것이라 생각한다."


LG 트윈스 수석·수비코치 유지현(48) 코치가 선수 시절 등번호인 6번을 다시 달게 됐다. 차명석 신임 단장이 프랜차이즈 예우를 강조하며 추진했다.

LG가 24일 발표한 2019시즌 선수단 배번 현황에 따르면 유지현, 이병규(45) 코치는 이례적으로 선수 시절 번호를 다시 받았다. 유 코치는 76번, 이 코치는 91번이었다.

LG는 "프랜차이즈 레전드 스타 출신 코치에게 예우와 존중 차원으로 자부심과 책임감을 주고, 선수들에게는 존경심과 동기부여를 줄 것으로 기대하는 차원"이라고 밝히며 "이병규 코치의 9번은 영구결번이지만 '자신만 달 수 있는 번호'라는 의미"라 설명했다.

9번과 달리 6번은 유지현 코치 이후에 여러 선수들이 사용했다. 2004시즌을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친 유지현 코치는 무려 15년 만에 6번을 다시 마킹한다. 그동안 6번은 박경수, 윤진호, 백창수, 장준원이 썼다. 특히 박경수가 2005년부터 6번을 물려 받았다. 군 복무 시절을 제외하고 2015년 KT로 이적하기 전까지 박경수가 6번이었다.

당시 박경수는 유지현 코치의 뒤를 이을 대형 유격수의 잠재력을 지녔다고 평가를 받았다. 유지현 코치는 "경수가 6번을 단다고 하길래 당연히 오케이했다. 헌데 오랫동안 힘을 발휘하지 못하더라. 그래서 한 번은 번호를 바꿔보는 게 어떻겠냐고 말한 적도 있다"고 돌아봤다.

유지현의 색이 짙은 6번이 오히려 박경수에게 부담을 줬을지도 모른다는 걱정 때문이었다. 유 코치는 "내가 은퇴하고 바로 다음 시즌에 (박경수가) 6번을 달았다. 팬들의 기대감이 너무 커서 그런 부담이 경수를 누른 것이 아닌가 싶었다. 본인이 그냥 계속 해보겠다고 말한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유지현 코치 이후 LG에서는 걸출한 6번이 나오지 않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유 코치는 "지난 3~4년 동안 작전, 수비코치를 오갔다. 젊은 선수들을 꾸준히 키워내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일관성 있게 이 친구들을 도왔다면 더 나아지지 않았을까 싶다"면서 "올해 다시 수비코치 임무를 맡았다. 누가 봐도 안정된 팀을 만들기 위해 정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특별 대우를 받는 듯한 상황도 사실은 조심스럽다. 유 코치는 "(류중일) 감독님은 물론 다른 코치님들도 계신데 이렇게 조명되는 모양새가 매우 조심스럽다. 그래도 구단이 좋은 의미로 나아가는 방향이라 생각한다. 나에게 또 다른 책임감을 주셨다고 받아들이고 팀에 보탬이 되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를 직접 추진한 차명석 단장은 "KBO리그 자체가 이런 예우에 관한 부분이 약하다. 류중일 감독님도 아주 흔쾌히 수락하셨다. 꼭 프랜차이즈가 아니더라도 LG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사람들은 앞으로 반드시 예우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스타뉴스 단독

HOT ISSUE

스타 인터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