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혁 코치가 말하는 SK 불펜 약진 그리고 신재웅 [KS]

인천=박수진 기자  |  2018.11.09 05:55
한국시리즈 승리 직후 기쁨을 나누는 김태훈(왼쪽)과 손혁 코치. 한국시리즈 승리 직후 기쁨을 나누는 김태훈(왼쪽)과 손혁 코치.
"이쯤이면 됐다. 그만 던져."


8일 오후 비가 내리는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 SK 와이번스의 불펜 필승조로 분류되는 앙헬 산체스, 정영일, 김택형이 가벼운 캐치볼을 위해 그라운드에 나왔다. 약 10분 정도 투구를 지켜보던 손혁 SK 코치가 선수들을 향해 그만 던지라며 훈련 종료를 지시했다. 조금이라도 휴식을 취했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SK의 불펜은 포스트시즌 들어 완전히 달라졌다. 정규시즌 불안했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다. 그 중심엔 김태훈, 산체스, 정영일, 김택형 등이 있다. 이들은 나란히 포스트시즌 평균자책점이 0이다.

SK는 이번 정규시즌 불펜 평균 자책점 5.49로 10개 구단 가운데 6위였다. 2위 팀답지 않은 수치임에는 분명했다. 선발 평균자책점은 4.17로 1위를 달렸지만 불펜이 치명적인 약점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SK는 이 예상을 보기 좋게 깼다.

손혁 코치는 투수는 쉬면 쉴수록 좋다는 지론을 가지고 있다. 이에 정규 시즌 2위를 확정 짓는 순간 직전 시즌에 비해 소화 이닝이 급격히 증가한 선수들을 대상으로 "공도 만지지 말라"는 엄명을 내렸다. 대표적인 선수들이 정영일, 김택형, 김태훈 등이다.

정영일과 김태훈은 각각 2017시즌에 비해 소화 이닝이 크게 증가했다. 정영일은 2017시즌 8이닝에서 올해 44이닝, 김태훈은 41⅓이닝서 94이닝을 던졌다. 김택형은 팔꿈치 수술 후 재활로 인해 2017시즌 등판 기록은 없고, 2018시즌 11⅔이닝을 소화했다.

손혁 코치의 결단은 포스트시즌 호투로 이어졌다. 휴식을 충분히 취하며 어깨 상태가 회복됐고, 산체스까지 가세해 불펜진이 더욱 강력해졌다. 특히 정영일은 140km대 후반의 빠른 공을 무기로 사실상 마무리로 승격한 모양새다. 한국시리즈 2승을 거둔 경기 모두 마지막 투수로 등판했다.

그럼에도 손혁 코치에게 아픈 손가락은 있다. 바로 정규시즌에서 마무리 투수 보직을 맡은 신재웅이다. 이번 시즌 54경기에 나서 2승 3패 16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점 2.77로 준수한 기록을 남겼던 신재웅은 포스트시즌 들어 다소 아쉬운 투구를 보였다.

넥센과 플레이오프 5차전 9-7로 앞선 9회초 2사 2루 상황에서 등판한 신재웅은 박병호에게 동점 투런 홈런을 허용하더니, 두산과 한국시리즈 2차전서는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하고 1피안타 1볼넷 2실점 했다. 포스트시즌 4경기 2⅓이닝 4실점으로 평균자책점은 15.43에 달한다.

그럼에도 손혁 코치는 변치 않는 신뢰를 드러냈다. 그는 "신재웅이 없었다면 이번 시즌 SK는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라며 "플레이오프서 박병호에게 홈런을 맞았을 때 누가 올라와도 맞았을 것이라고 이야기해줬다. 지금도 똑같다. 적절한 기회가 생기면 또 마운드에 올라갈 것"이라는 말로 반등을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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