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2 핫피플] 성남의 영웅에서 적으로...박준혁의 운명적 데뷔전

스포탈코리아 제공   |  2018.07.22 20:53


[스포탈코리아=대전] 서재원 기자= 운명이었다. 박준혁(31, 대전 시티즌)이 친정팀 성남FC를 상대로 데뷔전을 치렀다.

대전과 성남은 22일 오후 7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KEB 하나은행 K리그2 2018 20라운드를 치렀다. 결과는 1-0 성남의 승리. 승점 39점의 성남은 아산 무궁화FC(승점 38)를 제치고 선두 탈환에 성공했다. 반면 대전은 승점 22점으로 8위를 지켰다.

이날 대전의 선발 명단에는 유독 눈에 띄는 이름이 있었다. 박준혁. 이번 달 초 대전의 유니폼으로 K리그에 복귀한 박준혁이 대전의 골리로 나왔다. 상대가 친정팀인 성남이었기에 더욱 의미가 컸다.

대전보다는 성남의 유니폼이 어울리는 그다. 대구FC,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프로 생활을 이어온 그가 가장 빛을 발휘한 곳이 성남이었기 때문이다. 2014년 성남에서 첫 시즌에 팀에 역사적인 FA컵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당시 박준혁은 승부차기에서 오스마르, 몰리나의 킥을 막았다.

그러나 축구 선수 생활이 꼬인 곳도 성남이었다. 상주 상무 입대를 하려 했지만, 코치진의 만류와 본인의 선택으로 입대를 연기했다. 실수였다. 경찰청에 입단하려 했지만, 시험에서 탈락하며 현역으로 입대가 결정됐다. 군 생활 도중 보충역 판정을 받고 잠시 성남에 복귀하기도 했지만, 남은 복무 기간을 사회복무요원으로 채우기 위해 포천시민축구단 소속으로 뛰었다.

어렵게 돌고 돌아온 팀이 대전이다. 김진영의 시즌 아웃 부상으로 다급히 골키퍼를 찾던 대전은 박준혁을 영입했다. 그리고 22일 성남과 20라운드 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렀다. 고종수 감독은 박준혁 투입에 대해 “일부러 성남전에 넣은 것은 아니다. 아직 정상 컨디션은 아니지만, 최근 수비 문제가 발생하면서 경험과 리딩 능력을 갖춘 골키퍼가 필요했다. 세트피스 상황 등에서 큰 힘이 될 거라 믿는다”라고 말했다.

고종수 감독의 박준혁 투입은 성공적이었다. 박준혁은 경기 내내 특유의 샤우팅으로 수비 리딩을 했다. 경기장 반대편에서도 그의 목소리가 들릴 정도였다. 계속해서 라인을 잡아주고, 위치를 찍어주니 수비에 틈이 보이지 않았다.

선방 능력도 변함없었다. 후반 5분 왼쪽 측면을 이학민에게 뚫리며 결정적인 실점 위기를 맞았지만, 박준혁은 신들린 선방으로 골문을 지켜냈다. 후반 8분 날카로운 크로스에 이은 정성민의 슈팅도 정확한 다이빙으로 막았다.

마지막이 아쉬웠다. 후반 36분 성남 이현일이 기습적으로 때린 중거리 슈팅이 골문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수차례 선방을 선보이던 박준혁도 어쩔 수 없는 슈팅이었다. 결국 경기는 대전의 0-1 패배로 돌아갔다.

그러나 박준혁의 데뷔전만큼은 의미 있었다. 실점 장면만 제외하면 성남의 영웅으로 불리던 때와 다름없었다. 성남 원정 팬들도 그를 향해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성남과 운명적 만남을 한 박준혁은 K리그에 또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었다.

사진=대전시티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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