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첫 승' 박인비 "숙제 해치워..US오픈까지 기세 이을 것"(일문일답)

박수진 기자  |  2018.05.20 19:07
KLPGA 첫 우승을 차지한 박인비 /사진=KLPGA 제공 KLPGA 첫 우승을 차지한 박인비 /사진=KLPGA 제공


'2018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총 상금 7억 원·우승 상금 1억 7500만 원)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첫 승을 거둔 '골프 여제' 박인비(30·KB금융그룹)가 벅찬 소감을 전했다.

박인비는 20일 강원 춘천의 라데나 골프클럽(파72·6313야드)에서 열린 2018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9번째 대회 '2018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김아림(23·SBI저축은행)과 결승전서 한 홀 차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박인비는 2008년 3월 KLPGA 입회 이후 감격의 첫 우승을 차지했다.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에서 19승을 거둔 박인비였지만 그동안 KLPGA 투어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우승 직후 박인비는 " 동안 될 듯 될 듯 안 잡혔던 KLPGA 우승을 해내서 기분이 정말 좋고 밀린 숙제를 모두 해치운 기분"이라며 "이번 대회를 통해 퍼트 감 굉장히 좋아지면서 자신감을 많이 얻었고, 이 좋은 감을 'US여자오픈'까지 이어가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는 박인비 /사진=KLPGA 제공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는 박인비 /사진=KLPGA 제공


다음은 박인비와 일문일답.

- 우승 소감은.

▶ 그동안 될 듯 될 듯 안 잡혔던 KLPGA 우승을 해내서 기분이 정말 좋고 밀린 숙제를 모두 해치운 기분이다. 5일 동안 쉬운 경기가 없었을 정도로 힘든 경기들을 계속해서 체력적으로 지치긴 했지만 정말 기분 좋고 행복하다.

- 작년에는 결승에서 무너졌는데, 올해는 이뤄냈다. 차이가 있었나.

▶ 앞뒤로 휴식을 하고 일정을 넉넉하게 잡았던 것이 아무래도 가장 큰 이유인 것 같다. 작년에는 7라운드째에서는 몸이 정말 무겁다고 느꼈고, 체력적으로 힘들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올해는 확실히 몸이 가벼웠고, 힘든 경기가 많았지만 그래도 체력적으로는 훨씬 좋았다.

- 드디어 원하던 KLPGA 우승을 해냈다. 어떤가.

▶ 올해 확실한 목표로 삼았던 게 국내 대회 우승이었는데 해내서 정말 기분 좋고, 미국에서 열리는 대회들의 코스들이 내가 좋아하는 코스가 아니어서 스케줄을 뺄 수 있었고, 워낙 좋아하는 대회라 출전했는데 우승까지 기록해서 좋다.

- 김아림이 전반에는 공격적인 플레이를 하다가 후반에는 우드 티샷 등 방어적인 플레이를 한 것 같다. 반대가 됐더라면.

▶ 장타라서 부러웠고, 웨지를 잡다 보니 공을 굉장히 잘 세웠다. 나는 세울 수 없는 홀이 아림이보다 많았다. 아림이의 몇몇 샷은 백스핀 많아서 손해를 본 홀도 있지만, 언제든지 핀을 보고 바로 쏠 수 있다는 부분이 부담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 김아림처럼 장타를 치면서 그린 공략이 가능한 선수와의 대결 노하우가 있나.

▶ 어찌 됐든 몇 야드에서 세컨드 샷을 치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짧은 거리 남은 것이 부럽긴 하지만 들어간 것 아니다라는 마인드로 항상 플레이하려고 한다. 또 내 긴 퍼트가 들어갈 수도 있는 것이기 때문에 끝날 때까지 끝난 것 아니다라는 생각으로 치도록 노력하고 있다.

- 7전 전승하면서 18번 홀 오늘까지 3번 왔다. (조별리그에서의 2번이) 도움이 됐나.

▶ 조별리그 첫 두 경기에서 1업으로 승리하면서 18번 홀을 경험했던 것이 도움이 됐고, 오늘도 1업으로 마지막 홀에 왔는데도 불구하고 지지 않는다는 마음으로 편하게 칠 수 있었다. 아마도 첫 두 경기가 워낙 타이트해서 부담감 덜했다고 생각한다.

- 김아림 긴 퍼트 성공 후 미소를 띄운 모습이 있었는데. 김아림 프로와 함께 치며 느낀 점이 있다면.

▶ 이번 대회에서 김아림 프로를 눈여겨 봤었다. 장타력이 정말 굉장했고, 플레이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것 같아 보였다. 코스에 대한 두려움도 없었고, 스윙, 퍼트, 공략법 등 모든 것이 자신감 넘치더라. 상대하긴 만만하지 않겠구나 생각했다. 오늘 경기에서도 굉장한 압박이 되는 퍼트를 많이 성공해 놀라기도 했고, 그런 선수와 경기하니 재미있었다. 훌륭한 후배라고 생각하고, 이런 후배들이 많은 것이 한국 여자골프의 미래가 밝다는 의미라서 더욱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 결승 갔을 때 남편에게 조언받은 것 있는지.

▶ 특별히 없다. 이승현 김아림 둘 중 누가 올라올 것인가에 대한 대화는 잠깐 했는데, 둘 중 누가 올라와도 쉽진 않겠다는 이야기만 했다. 승현이는 나와 플레이 스타일이 너무 비슷해서 힘들 것 같았고, 아림이는 장타자라 힘들 것 같다는 생각만 했다. 어떻게 하라 이런 이야기는 따로 안 했다.

- 매치 플레이에서 상대방이 비슷한 스타일과 다른 스타일 중 어느 것을 선호하나.

▶ 장타자가 쇼트 아이언까지 날카롭다면 가장 어렵다. 아이언 샷이 그저 그렇다면 퍼트가 강한 선수가 훨씬 부담스럽다. 내가 압박을 주면 두 배로 돌아오기 때문.

- 김아림도 오늘 그런 플레이를 보여줬던 것 같은데.

▶ 오늘은 아림이한테 파를 컨시드 받고, 아림이가 반드시 넣어야 하는 상황들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림이에게 내 나름대로 압박감을 줬다고 생각했고, 성공 확률이 반반인 퍼트라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퍼트들을 굉장히 많이 성공시키더라. 놀랐다. 아림이가 압박을 상당히 잘 버티더라. 매치플레이에서는 프레셔를 견디는 선수들과 플레이하면 확실히 힘들다.

- 국내에서 우승이 없는 것이 미스터리였따, 본인도 그렇게 말했었는데, 이번 대회 우승 원동력을 하나 꼽자면.

▶ 여태까지 미국에서 오자마자 바로 경기했던 적이 거의 대부분이었고, 한국 대회를 위해서만 충분한 컨디션을 끌어올릴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 그런데 올해는 처음부터 경기 수를 많이 소화할 생각 없었고, 지난해까지 부상도 있었고, 무리한 스케줄 보다는 할 수 있는 만큼의 대회를 하자는 생각으로 과감하게 앞뒤 일정을 포기했던 것이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세계 1위라든지 다른 타이틀을 놓칠 수 있기 때문에 불안하기도 하지만 출전하는 대회마다 계속 잘 칠 수 있는 것 아니라는 것을 배웠기 때문에 괜찮다.

- 이번 주는 그럼 몸 상태가 완벽했다는 소리인가.

▶ 이번 주는 시차 적응도 완벽했고 내일 떠나야 하는 상황도 아니었기 때문에 근심 걱정도 없었다.

- 한국여자오픈도 그럼 같은 일정으로 하나.

▶ 한국여자오픈 역시 앞뒤로 편하게 짜려고 노력했다. 내셔널 타이틀 대회라 더 욕심이 난다. 미국 메이저 대회 우승했는데, 국내 메이저 타이틀도 노려보고 싶다는 마음이고, 좋은 컨디션으로 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 작년 부상 이후 몸 상태는 어떤가.

▶ 편하게 쉬고 에너지 충전할 때가 온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몸 상태가 사실 그렇게 좋지는 않았었다. 골프선수로서 젊은 나이가 아니고, 몸에서는 잘 못 느껴도 피로나 부상이 축척됐던 것 같았다. 점점 끌어올리는 중이고, 다른 부상이 또 생길지 모르니 항상 조심스럽게 플레이하고 연습하고 있다.

- 올 시즌은 완벽한 상태인가.

▶ 올 시즌 여태까지 미국 서부에서만 경기해서 이동 거리가 적었고, 출전한 대회 수도 적어서 몸 컨디션이 완벽하다고 말할 수 있다. 앞으로 체력적으로든 심적으로든 이번 여름만 잘 넘기면 좋을 것 같다.

- 오늘 우승이 'US여자오픈'까지 이어질까.

▶ 내셔널 타이틀 양쪽 나라 두 개 연속으로 있다. 1년 중에 가장 기다려온 대회 두 개가 바로 'US(여자)오픈', '한국여자오픈'이다. 몸을 좀 더 끌어 올릴 계획이고, 이번 대회를 통해 퍼트 감 굉장히 좋아지면서 자신감을 많이 얻었다. 이 좋은 감 이어나갔으면 좋겠다.

- 'US여자오픈' 그린보다 라데나 그린이 더 어려운 것 같은데.

▶ 라데나그린에서 정말 애먹었다. 특히 마지막 라운드 그린은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너무 빨라서 살살 치자고 계속 생각하는데도 지나가더라. 근데 그래서 이 대회를 기다려왔다. 빠른 그린 정말 재밌고, 결도 없어서 정직하게 퍼트가 돼서 좋았다.

- 확실히 퍼트 감이 올라온 것 같은데.

▶ 이번 5일 동안 굉장히 어려운 파 퍼트를 많이 성공시켰다. '한국여자오픈'까지는 해보려고 생각 중이고, 아무래도 국내 그린과 외국 그린 다르기 때문에 테스트 하기 어려웠던 부분이 있었는데 이번 대회를 통해서 좋은 테스트했다. 오늘 우승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해준 새 퍼터 계속 가지고 가고 싶다.

- 2승 모두 블레이드형 퍼터로 달성했다. 블레이드 퍼터가 편하나.

▶ 그런 감 둔한 편이다. 그냥 남편이 쥐어주는 대로 했다. 사실 남편이 올 시즌 시작 전부터 블레이드 쓰자고 계속 노래를 불렀다. 블레이드가 훨씬 좋은 스트로크가 나오고, 잘못 나왔을 때 딱 알아볼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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