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테러 그후' 처음 입 연 이대호 "아내가 너무 많이 울었어요"

부산=김우종 기자  |  2018.05.20 12:47
20일 인터뷰에 임하고 있는 이대호 /사진=김우종 기자 20일 인터뷰에 임하고 있는 이대호 /사진=김우종 기자


"아내가 너무 많이 울었어요"

이미 꽤 지난 일이었지만 상처는 꽤 깊었던 듯 보였다.

롯데 자이언츠의 주장 이대호(36)가 '치킨 봉변' 사건 후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롯데 이대호는 2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펼쳐질 예정인 두산과 홈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에 임했다.

이 자리에서 이대호는 과거 '치킨 봉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이대호는 지난 3월 31일 당시 팀이 7연패에 빠진 상황서 퇴근길에 치킨 테러를 당했다. 한 팬이 던진 치킨이 등을 정통으로 맞았고, 이대호는 치킨이 날아든 쪽을 한 차례 쳐다본 뒤 의연하게 대응하지 않은 채 가던 길을 갔다.

이대호가 지난 3월 당시 치킨 박스(빨강 원)에 맞는 장면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영상 캡쳐 이대호가 지난 3월 당시 치킨 박스(빨강 원)에 맞는 장면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영상 캡쳐


이후 이대호가 '치킨 사건'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이대호는 ""전 괜찮아요"라고 입을 연 뒤 "근데 뭐. 진심이 아니라 생각하고. 자기 일처럼 롯데를 안타까워하시는 분들의 행동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대응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많은 팬들이 보고 계신 상황이었고요"라고 했다.

이어 "저도 안타깝고. 사실 저도 그때에는 많이 힘든 상황이었어요. 팬들보다 제가 열 배 백 배 더 안 힘들겠습니까. 하지만 팬들 마음도 이해해야 하는 자리라고 생각해요. 이해하려고 노력했고요. 제가 (성적이) 좋아졌기 때문에 다행이지, 안 좋았다면 더 많이 힘들었을 것 같아요"라고 말을 이어갔다.

그 사건 이후 어떤 전환의 계기가 있었던 것일까. 이대호는 "근데 전환점이라기보다는 그런 일이 있으면 저보다 가족들이 더 상처를 많이 받아요"라면서 어려운 이야기를 꺼냈다.

이대호는 "가족들한테 더 미안해지게 되고. 솔직히 제 팬이라면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데, 저를 더 구렁텅이로 모는 거 아닐까요. 슬럼프라든지 멘탈적으로 무너질 수 있는 상황이었거든요. 자제를 해주셨으면 좋았을 텐데. 한 번은 솔직히 이해하지만, 저도 사람인지라…."

계속해서 이대호는 "두 번 세 번 그렇다면 저뿐만 아니라 보고 계신 팬들도 화가 많이 나실 거예요. 저희도 가정이 있는 사람이고, 자식이 있는 부모인데, 만약 커서 (저희) 애들이 봤다고 하면 얼마나 상처를 받겠습니까. 자녀가 보고 있는데 던졌다면 부모께서 말씀해주시는 게 맞는 것 같고"라며 말을 이어갔다.

무엇보다 이대호는 가족들이 받은 상처에 크게 상심했다. 이대호는 "저는 솔직히, 그 사건 이후로 아내가 너무 많이 울었어요. 전 롯데를 위해 한국에 왔는데, 와이프가 너무 많이 울면서 많은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5년 간 외국서는 용병이었는데. 전 웃고 넘겼지만 가족들이 정말 많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라며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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