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인터뷰] 하정우 "따뜻한 '신과함께', 자랑스러운 '1987'"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의 하정우 인터뷰

이경호 기자  |  2017.12.15 07:30
배우 하정우/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 하정우/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12월 극장가를 뜨겁게 달굴 배우 하정우(본명 김성훈·39). 그는 이달 일주일 간격을 두고 '신과 함께-죄와 벌', '1987'로 관객들과 만남을 갖게 됐다. 전혀 다른 성향의 작품을 연이어 선보이게 됐다.

하정우는 웹툰을 원작으로 한 '신과 함께-죄와 벌'(감독 김용화. 이하 '신과함께')에서 저승에 온 망자의 환생을 위한 재판을 책임지고 변호하는 저승 삼차사의 리더 강림 역을 맡았다. 또한 박종철 고문치사사건 실화를 바탕으로 한 '1987'에서는 대학생 고문치사사건을 둘러싸고, 진상 규명의 첫 단추를 끼우는 최검사 역을 맡았다.

매 작품마다 묵직하게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며 관객들의 시선을 훔치는 하정우를 만나 '신과 함께'와 '1987'에 대해 그간 밝히지 못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일주일 차이로 주연을 맡은 영화가 개봉하게 됐다. 기분이 묘할 것 같은데, 어떤 느낌인가.

▶ 몸이 아니라 머리가 피곤하다. 뇌가 하나 더 있어야 할 것 같다. 상황은 즐기려 한다. 그래도 두 작품 모두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작품만 놓고 보면 서로 다른 성격이니까, 관객들이 잘 봐주셨으면 한다.

-지난 12일에는 '신과함께', 이어 13일에는 '1987'의 언론시사회가 있었다. 두 작품을 본 소감은 어떤가.

▶ 먼저 어제 본 '1987'은 잘 봤다. 시나리오로 봤던 쫀쫀함이 있다. 인물이 많이 등장해 산만할 줄 알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집중해서 볼 수 있었고, 감사했던 영화였다. 그 때 사건들(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6월 민주화 항쟁)을 시나리오 통해 읽어보니까 충격적이었다. 사건 자체가 실화이기도 하고, 유가족들은 가슴 찢어질 만한 일이다. 그래서 영화에 대해 제가 이야기할 수 있을까 싶었다. 조심스러웠다. 다른 배우들도 똑같은 생각을 할 텐데, 조심스럽고 엄숙했다. 그런 마음들을 하나하나가 영화에 담긴 것 같다. 굉장히 의미가 있었고, 자랑스러웠다. 그리고 그 사건 때문에 지금보다 나은 민주주의 나라에서 살고 있다는 게 감사하다. '신과 함께'는 인물에 따라 병렬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래서 다채로워 보인다. 등장인물의 이야기가 특징이기 때문에 그렇게 보이지 않을까 싶다.

-오는 20일 개봉할 '신과 함께'는 구체적으로 어떤 느낌인가.

▶ 따듯한 영화다. 색깔이 다채롭다. 개인적으로는 어드벤쳐 영화 같다. '쥬라기 공원' '반지의 제왕' 같은 영화들이 떠오른다.

배우 하정우/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 하정우/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신과 함께'가 지옥에서 벌어지는 재판 등의 이야기를 다뤘는데, 사후 자신에게도 이런 일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 적은 없었는가.

▶ 인간의 법망은 피해갈 수 있지만, 하늘의 법망은 피해갈 수 없다. '나는 어떻게 살아왔을까, 어떻게 살아갈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영화를 1년 동안 찍으면서 든 생각은 '효도를 해야겠다'였다. 그리고 재판은, 저는 도덕적인 편이다.

-'신과 함께'는 웹툰을 원작으로 했다. 영화의 많은 장면들이 CG(컴퓨터 그래픽)로 처리돼 있다. 이에 웹툰을 본 원작팬들이 영화를 보고 생각했던 장면과 달라 실망할 수도 있을 것 같다.

▶ 충분히 이해한다. 제가 게임 스타크래프트를 좋아하는데, 그 게임을 영화로 한 '스타쉽 트루퍼스'가 있었다. 영화를 보고 신의 종족이 안 나와서 굉장히 실망했던 적이 있다. 힘들겠지만 관객들이 영화로만 관람해 주셨으면 어떨까 싶다.

-웹툰과 영화가 큰 차이점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 제 입장에선 웹툰으로 보여지는 메시지나 각색된 시나리오가 저한테 큰 차이는 없었던 것 같다. 각색되고 재구성되는 것은 있었지만 그 안에서 관통되는 드라마나 메시지는 똑같았다. 보편적이었다. 우리가 상상하고 생각해봤던 이야기였다. 이것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CG가 들어가든 상관은 없었다.

배우 하정우/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 하정우/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신과 함께'로 만난 차태현이 인터뷰 때 하정우와 관련해 유독 먹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실제로 그랬는가.

▶ 태현이 형이 전화가 왔었다. 인터뷰하면서 저에 대한 이야기로 다 먹는 얘기만 나왔다고 했다. 저는 괜찮다. 사실이니까. '신과 함께' 때 세트에만 있었다. 1년 동안 출근하다시피 했다. 그러면 낙이 '오늘 뭐 먹을까'다. 세트장에서 라면도 끓여먹고, 중국집이나 치킨집에 배달시켰다. 거기서 계속 먹다 보니까 태현이 형이 이를 보고 신기해했다. 그래서 '쟤는 하루 종일 먹는구나'라고 기억했을 거다.

-'신과 함께'에 이어 개봉하는 '1987'에는 어떻게 합류하게 됐는가.

▶ 지난해 가을에 '신과함께' 촬영 중에 김윤석 형한테 전화가 왔다. 형이 '장준환 감독 작품인데, 어떠니?'라고 했다. 시나리오를 받고 읽어봤는데, 재미있었다. 그래서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물었는데, 진척되고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박처장 역을 할 건데, 너는 최검사 역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어봤다. 흥미로워서 알겠다고 했다. 그리고 형하고 술을 마시는데 그 자리에 장준환 감독이 함께 했다. 막걸리 마시면서 신이 났고, (강)동원이를 불렀다. 넷이 모여서 얘기를 하다가 동원이한테도 같이 하자고 했었다. 얼렁뚱땅 다 결정을 해버리게 됐다. 그리고 넷이서 '파이팅 하자'라고 했다. 어떻게 보면 밑도 끝도 없이 시작했다. 이후에 훌륭한 형들이 참여하게 됐다.

-'1987'에서 극 전개에 따라 인물들의 분량이 달라진다. 이에 하정우의 분량도 줄어든다. 분량에 대한 아쉬움은 없는가.

▶ 영화 구성이 그러니까 어쩔 수 없다. 그렇다고 제 분량을 늘려달라고 할 수 있는 부분도 없다.

배우 하정우/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 하정우/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추격자' '황해' 등에 이어 '1987'로 다시 한 번 김윤석과 만났다. 최고의 파트너라고 하는데, 그와 호흡은 어떤가.

▶ '추격자'에 이어 '황해'까지 하면서 형과는 사는 이야기를 하면서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그러면서 제가 후배로, 인생의 동생으로 되게 많이 배웠다. 만났을 때가 30대 초반이었데, 작품을 선택하는 방향성을 잡게 해준 게 아닌가 싶다. 또 고향 선배 같은 느낌이다.

- 두 개의 영화로 관객들과 연이어 만난다. 다시 한 번 관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 다 잘 봐주셨으면 좋겠다. '1987'은 그 시절의 아픔이나, 사회 현상을 담았으니까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신과 함께'는 '1987'과는 또 다른 것들을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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