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컵현장] "곧바로 질문하라"... 中 리피 '소감 거부' 이례적이었다

아부다비(UAE)=김우종 기자  |  2019.01.19 13:34
리피 중국 대표팀 감독 /사진=뉴스1 리피 중국 대표팀 감독 /사진=뉴스1
"Question(질문하라)"


한국에 패한 리피 중국 대표팀 감독의 첫 마디였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FIFA 랭킹 53위)은 지난 16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의 알 나얀 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 축구 대표팀(76위)과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C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2-0으로 승리했다.

3전 전승(승점 9점), 조 1위로 16강에 오른 한국은 오는 22일 오후 10시 두바이에서 바레인을 상대로 16강전을 치른다.

통쾌한 승리였다. 비록 중국이 전원 국내파로 꾸려졌다고는 하지만 한국으로서는 분명 신경쓰이는 상대였다. 더욱이 이번 패배 전까지 리피 감독 체제에서 중국은 한국 대표팀을 상대로 단 한 번도 지지 않았다.

세계적인 명장답게 리피 감독은 심리전에 능한 감독이다. 그래서 때로는 '여우'로 불린다.

지난 2017년 3월이었다. 중국은 창사에서 열린 한국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중국이 역대 한국을 상대로 두 번째 승리를 거둔 날이기도 했다. 당시 경기 후 중국 취재진은 기자회견장에 들어오는 리피 감독을 향해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리피는 의기양양했고, 중국 축구 관계자들도 엄지를 치켜세우기에 바빴다.

그랬던 리피 감독의 중국이 한국에 0-2로 완패했다. 경기 후 공식기자회견이 열렸다. 역시 많은 중국 취재진이 몰렸다. 하지만 조용했다. 창사 때와는 다른 분위기였다. 리피 감독이 이윽고 들어왔다. 통역을 대동한 채로 리피 감독이 자리에 앉았다.

통상적으로 경기 후 공식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기 전에 '경기 총평'을 부탁한다. AFC 관계자는 리피 감독에게 경기 소감을 물었다. 하지만 리피 감독은 첫 소감을 거부한 채 곧바로 "퀘스천(질문을 달라)"이라고 말했다. 이례적이었다. 다른 종목과 나라의 감독들을 떠올려봐도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이었다.

첫 소감을 말하지 않은 채 곧바로 질문을 받은 리피 감독은 "한국은 강하고 힘과 기술이 뛰어났다. 우리는 이 결과를 받아들여야만 한다. 우리는 3~4명 정도 주요 선수가 결장했다. 우리는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한국이 우리보다 강하고 잘했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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