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의 연장전] 가을야구 안전지대 벗어난 LG

한동훈 기자  |  2018.08.08 06:00
LG 류중일 감독. LG 류중일 감독.


LG는 지금 만신창이다. 결승선 직전에 위치한 오아시스를 눈앞에 두고 낙오하게 생겼다. 그 누구보다 휴식이 간절하다.

어느 하나 성한 곳이 없다. 선발, 구원, 타선 상처투성이다. 레이스 3분의 2가 넘는 지점까지 기대 이상의 성적을 유지해 온 대가다. 시즌 중반까지 2위 싸움을 펼쳤던 LG가 이제는 포스트시즌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위기를 타개할 동력이 눈에 띄지 않는다. 체력 탓인지, 공교롭게 단체 슬럼프가 찾아온 것인지 명확히 진단하긴 어렵지만 어쨌든 총체적 난국이다. 선발이 괜찮다면 방망이가 살아나길, 타선이 활발하면 마운드가 반등하길 기다려 보겠으나 후반기의 LG는 이도 저도 아니다.

선수 수급 문제가 커 보인다. 올해 LG는 플랜A가 실패했을 때 슬기롭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세부적으로 짚어보자면 2루수, 5선발, 중간투수 등 여러 자리에 빈틈이 생겼을 때마다 삐그덕거렸다. 이제는 예비 자원마저 바닥난 실정이다.

2루수의 경우 1순위가 강승호였다. 박지규가 2순위였고 지금 주전으로 뛰고 있는 정주현은 캠프 때 2루 훈련을 거의 배제했다. 그나마 2루수는 정주현이 자리를 잡은 덕분에 플랜C로 막은 게 다행이다.

불펜에서는 마무리 정찬헌 말고는 대부분 계획과 어긋났다. 셋업맨 김지용이 부진과 부상으로 이탈하자 계투진은 완전 붕괴 수준이다. 신예 고우석이 성장 중이라는 점 하나 정도가 위안거리다. 좌투 라인도 암담하다. 홀드왕 출신 진해수가 기복을 겪고 있는 가운데 받쳐 줄 이가 없다. 최성훈은 부상에 윤지웅도 구위가 예전 같지 않다.

5선발도 소득이 없다. 캠프 때만 해도 풍족한 선발 자원에 행복한 고민을 했던 터였다. 외국인 2명을 제외해도 차우찬, 류제국, 임찬규에 김대현, 임지섭, 손주영까지 LG는 투수 부자였다. 류제국은 허리 디스크에 시달려 올 시즌 아예 휴업 중이다. 김대현이 흔들리자 임지섭, 손주영, 김영준, 신정락 등이 기회를 받았으나 다들 고전했다.

예비 자원이 전혀 준비가 되지 않았으니 긴 페넌트레이스를 버틸 재간은 당연히 없다. 결국 후반기 들어 눈에 띄게 경기력이 떨어졌다. 주전 선수들의 힘이 떨어지니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 놓이고 말았다. 다른 팀에서는 흔히 나오는 2군 깜짝 스타도 올해 LG에선 무소식이다.

물론 시즌 전 대다수 전문가들은 LG를 하위권으로 분류했다.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고 있음에는 틀림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2위까지 다투던 팀이 어느 순간 5위도 간당간당할 정도로 추락하는 건 선뜻 받아들이기 어렵다. 8월 17일부터 시작되는 약 20일 간의 재충전 시간은 선수층이 얇은 LG에게 매우 큰 힘이 될 전망이다. 그 전까지는 오로지 버티기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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