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관전포인트]② 순위싸움만큼 '개인타이틀'도 '혼돈

김동영 기자  |  2018.07.17 06:05
타격 1위를 달리고 있는 양의지. / 사진=뉴스1 타격 1위를 달리고 있는 양의지. / 사진=뉴스1


2018년 KBO 리그가 치열했던 전반기를 마친 후 '별들의 잔치' 올스타전까지 마무리했다. 이제 17일 오후부터 다시 후반기가 시작된다. 가장 관심이 가는 쪽을 꼽자면 순위 싸움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개인 타이틀 경쟁도 '혼돈'인 것은 매한가지다. 후반기도 격전이 예상된다.

우선 타격 부문이다. 당장 타격왕 타이틀부터 치열하다. 일단 타율 순위표 가장 위에는 두산 양의지(31)가 있다. 전반기를 타율 0.379로 마쳤다. 이 페이스라면 지난 1984년 이만수(당시 삼성) 이후 34년 만에 포수 타격왕 탄생도 가능해 보인다.

하지만 경쟁자도 만만치 않았다. 양의지의 독주 체제가 살짝 흔들리는 모양새가 됐다. 현재 2위인 안치홍(28·KIA)이 0.373으로 그리 크지 않은 차이로 양의지를 쫓고 있다. '커리어 하이' 시즌을 사실상 예약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안치홍이다. 그만큼 페이스가 좋다. 더 치고 올라와도 이상할 것이 없는 수준이다.

여기에 '타격기계' 김현수(29·LG)라는 경쟁자도 있다. 현재 타율 0.364로 3위다. 1위 양의지에 1푼 5리 뒤진 상황. 결코 작지 않은 격차다. 하지만 이달 들어 타율 0.438을 때리며 날아 올랐다. 전반기 마지막 15경기에서 타율 0.444를 쳤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다.

홈런왕 경쟁도 뜨겁다. SK 최정(31)이 29홈런으로 전반기 1위에 올랐다. 하지만 팀 동료 제이미 로맥(33)과 두산 김재환(30)이 28홈런으로 공동 2위다. 최정이 시즌 초반 압도적인 페이스를 보였지만, 살짝 주춤하는 사이 경쟁자가 치고 올라왔다.

이들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한동민(29·SK)이 23홈런으로 선두그룹을 쫓고 있고, 김동엽(28·SK)과 로하스(28·KT)도 22홈런을 날리고 있다. 공동 5위. 이어 이대호(36·롯데)와 제라드 호잉(29·한화)이 21홈런을 치고 있고, 박병호(32·넥센)와 다린 러프(32·삼성)는 19홈런으로 공동 9위다.

홈런 1위를 달리고 있는 최정. / 사진=뉴스1 홈런 1위를 달리고 있는 최정. / 사진=뉴스1


기본적으로 최정 로맥 김재환 외에도 '몰아치기'에 능한 선수들이 많다. 2년 연속 50홈런을 때렸던 박병호가 그렇고, 이대호 역시 여차하면 줄줄이 담장을 넘길 수 있는 타자들이다. '홈런 군단' SK의 한 축을 맡고 있는 한동민 김동엽은 말할 것도 없으며, 로하스-러프도 마찬가지다. 최정-로맥-김재환이 살짝 앞서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안심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타격 '트리플 크라운'의 나머지 한 부문인 타점 역시 누가 1위를 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김재환이 85타점으로 1위에 자리하고 있다. 이어 김현수가 81타점으로 2위다. 4타점은 한 경기에서도 만들 수 있는 수치다. 가시권이라는 의미다.

이어 호잉과 러프가 75타점으로 공동 3위이며, 이대호가 73타점으로 5위에 자리했다. 안치홍과 채은성(28·LG)가 70타점씩 올리며 그 뒤를 잇는다. 타점의 특성상 주자가 있어야 올릴 수 있기에, 오롯이 혼자 힘으로 만들 수는 없다. 하지만 주자가 있을 때 불러들이는 것도 능력이다. 찬스를 다른 선수들보다 더 잘 살리는 이가 타점왕을 품을 전망이다.

득점은 김현수가 75득점으로 1위, 손아섭(30·롯데)이 70득점으로 2위다. 이어 박해민(28·삼성)이 67득점으로 3위, 김재환 최정이 66득점으로 공동 4위에 올라있다.

최다안타 부문도 김현수(127안타)가 1위이며, 손아섭(121안타)이 2위다. 뒤를 김재환(113안타)과 나성범(29·NC·111안타)이 쫓고 있다. 양의지가 108안타로 5위다. 역시나 격차가 크지 않다.

도루왕 타이틀도 혼돈이다. 로저 버나디나(34·KIA)가 23도루로 1위다. 그런데 2위 박해민과 이용규가 22도루씩 올리고 있다. 3명 가운데 이용규의 출루율이 가장 높기에(버나디나 0.380-박해민 0.356-이용규 0.394) 뛸 기회가 더 많을 수 있다. 하지만 도루 성공률은 버나디나가 가장 높다(버나디나 82.1%, 박해민 75.9%, 이용규 71.0%). 도루왕 4연패를 노리는 박해민은 가장 강력한 도루왕 후보다. '대도 경쟁'이 시즌 끝까지 갈 수 있다.

출루율과 장타율의 경우 양의지(0.446)와 김재환(0.673)으로 살짝 앞서 있는 모양새다. 출루율 2위 손아섭(0.424)과 장타율 2위 양의지(0.639)와 조금은 차이가 있다. 하지만 안심할 수준의 격차는 또 아니다.

다승과 승률 1위를 달리고 있는 세스 후랭코프. / 사진=뉴스1 다승과 승률 1위를 달리고 있는 세스 후랭코프. / 사진=뉴스1


투수 부문도 윤곽이 잡히지 않는다. 우선 다승은 세스 후랭코프(30·두산)가 13승으로 1위다. 그 뒤를 11승의 조시 린드블럼(31·두산)과 최원태(21·넥센)가 쫓고 있다. 이어 이용찬(29·두산)이 10승이다. 일단 이쪽이 앞서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9승을 올리고 있는 양현종(30·KIA), 박종훈(27·SK), 키버스 샘슨(27·한화) 등도 각 팀의 에이스들이기에 언제든 치고 올라올 수 있다.

평균자책점의 경우, 헨리 소사(33·LG)가 2.58로 1위이고, 린드블럼이 2.77로 2위다. 리그 '유이한' 2점대 평균자책점 기록자들. 3위 타일러 윌슨(29·LG)이 3.01로 바짝 쫓고 있다. 4위 후랭코프도 3.26으로 크게 처지지 않는다. 누군가 크게 흔들리는 상황이 나올 경우, 순위는 바뀔 수 있다.

탈삼진도 빡빡하기는 마찬가지다. 샘슨이 135탈삼진으로 1위지만, 소사가 131탈삼진으로 2위다. 단 4개 차이. 한 경기로도 바뀔 수 있다. 3위 린드블럼(117탈삼진)보다는 다소 앞서 있는 모습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탈삼진왕 타이틀은 아직 안개 속이다.

승률왕은 두산의 집안 싸움이다. 후랭코프(0.929)가 1위지만, 린드블럼(0.846)과 이용찬(0.833)이 뒤를 쫓고 있다. 강력한 타선 지원을 업고 있기에, 얼마나 자신이 잘 지키느냐에 달린 모습이다.

홀드 부문도 접전이다. 이보근(32·넥센)이 16홀드로 1위다. 그 뒤를 오현택(33·롯데)과 김상수(30·넥센)가 14홀드씩 올리며 쫓고 있다. 김지용(30·LG)이 13홀드로 4위다. 팀 성적에 달린 부분도 있지만, 어쨌든 이보근이 안심할 상황도, 오현택 김지용 등이 포기할 상황도 아니다. 다만, 김상수는 마무리로 전환되면서 홀드 쌓기는 살짝 제동이 걸린 상태다.

이처럼 투타 거의 전 부문이 '타이틀 홀더'를 놓고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지만, 딱 하 부문은 아니다. 바로 세이브다. 여기서는 정우람(33·한화)이 '독야청청' 하고 있다. 전반기에만 무려 27세이브를 올리며 독보적인 1위다. 2위가 정찬헌(28·LG)인데 19세이브다. 8세이브 차이를 뒤집을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어려워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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