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의 연장전] LG의 '양상문 키즈', 류중일 믿음으로 꽃 피웠다

한동훈 기자  |  2018.07.13 06:00
LG 양상문 단장과 류중일 감독. LG 양상문 단장과 류중일 감독.


시즌 전 중하위권으로 분류됐던 LG 트윈스가 전반기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양상문 단장이 감독 재임 시절 뿌린 씨앗을 류중일 현 감독이 훌륭하게 키워냈다. 이른바 '양상문 키즈'가 류중일 감독의 전폭적인 믿음 하에 잠재력을 꽃피웠다.

LG가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둔 원동력은 과거에 비해 한층 업그레이드 된 선발진과 타선이다. 선수단 구성은 외국인투수 타일러 윌슨과 FA 타자 김현수가 가세한 점 외에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지난 2~3시즌 동안 경험을 축적한 젊은 선수들이 드디어 리그 어디에 내놓아도 부족하지 않을 정도로 성장했다.

리드오프 이형종, 중심타자 채은성과 양석환은 양상문 감독 시절(2014~2017, 이형종 2016년 채은성 2014년 양석환 2015년) 1군에 데뷔했다. 넓게 보면 2011년 데뷔한 포수 유강남도 2015년부터 주전을 꿰찼다. 현재 주전 2루수로 활약 중인 정주현도 2016년 전폭적인 기회를 부여 받았다. 주전 야수 스쿼드 9명 중 5명이다. 나머지 4명이라고 해봐야 박용택과 오지환, 김현수, 외국인타자다. 누가 감독을 해도 주전에 포함될 선수들이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경험'과 '믿음'을 이야기한다. 믿음에 앞서 시행착오의 시절을 겪었기 때문에 도약이 가능했다. 양상문 감독 시절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하고 류중일 감독이 제공한 안정된 환경 속에서 알을 깨뜨린 것이다.

현장 지도자들은 '결국 선수가 스스로 커야 한다'고 말한다. 기회는 코칭스태프가 주지만 이를 잡는 건 선수 몫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내공이다. 기회를 받아도 내공이 부족하면 움켜쥐기 어렵다. 어느 정도 부침을 겪어 봐야 자신만의 타격이론이 생긴다. 자기 것이 없는 상태에서 '묻지마 주전'은 오히려 독이다. 실제로 이들에 비해 내공이 다소 부족했던 안익훈, 강승호 등은 '붙박이 주전'의 환경에서도 부침을 겪었다.

양상문 전 감독은 그날 컨디션과 상대에 따라 맞춤 라인업을 애용했다. 주전이 자주 바뀌는 통에 선수들은 안심할 수 없었지만 동시에 두루두루 경험을 쌓는 효과가 있었다. 류중일 감독은 시즌을 준비하며 정확한 옥석 가리기를 통해 선수 역할을 명확히 분담했다. 그간 다져온 내공을 마음껏 펼치도록 고삐를 풀어줬다.

정반대였던 양상문 단장과 류중일 감독의 선수 기용 방식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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