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 김의 NBA산책] 듀란트의 선택, 그땐 욕먹고 지금은 찬사받는..

댄 김 재미 저널리스트  |  2018.06.08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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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m_89x120스테판 커리와 케빈 듀란트(우). /AFPBBNews=뉴스1

약 2년 전인 지난 2016년 7월4일 케빈 듀란트가 오클라호마시티 썬더를 떠나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계약한다고 발표하자 NBA 세계는 경악했다.

그때까지 4차례나 리그 득점왕에 올랐고 2014년엔 MVP를 차지한 듀란트는 말 그대로 NBA 최고 슈퍼스타중 하나였다. 그런 그가 프리에이전트(FA)로 나서자 그를 모셔가기 위해 거의 NBA 전체가 몸이 후끈 달아있던 상황이었는데 그가 골든스테이트를 선택하자 골든스테이트를 뺀 나머지 팀들은 망연자실함을 넘어 쇼크를 먹은 모습이었다.

그 이유는 바로 골든스테이트가 2015-16시즌에 무려 73승(9패)을 거둬 NBA 역사상 한 시즌 최다승 신기록을 세운 막강한 팀이었기 때문이다. 2년 연속 리그 MVP를 차지한 스테판 커리를 비롯, 클레이 톰슨, 드레이먼드 그린의 삼총사가 이끈 골든스테이트는 그해 73승을 올려 1996년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이 이끌었던 시카고 불스의 기록(72승)을 뛰어넘었던 ‘슈퍼 팀’이었다. 비록 르브론 제임스의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를 상대로 3승1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패해 NBA 타이틀 2연패에 실패하는 바람에 역사적인 대기록의 빛이 바래긴 했지만 이들 핵심선수들이 건재하는 한 추후 수년간 NBA를 지배할 것으로 평가됐던 팀이었다.

이런 역대 최강급 팀에 듀란트 같은 역대 최고급 선수가 합류했으니 다른 팀들이 쇼크를 먹을 만도 하다. 그것은 말 그대로 ‘호랑이가 날개를 다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듀란트의 가세로 골든스테이트는 직전 3년간 리그 MVP와 직전 7년 중 5년의 득점왕을 보유하게 됐다.

thum_89x120케빈 듀란트의 골든스테이트행은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었다. /AFPBBNews=뉴스1

이렇게 이미 최강의 팀이 훨씬 더 강해진 것은 ‘부익부’의 대표적 사례로 비춰졌기에 곱게 받아들여지기 힘들었다. 따라서 듀란트의 충격적인 결정에 대한 반응은 단연 비판의 목소리가 절대적이었다. 아무리 우승을 절실히 원한다고 해도 이것은 너무 심하다는 것이었다. 혼자서도 충분히 자신의 주도로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슈퍼스타가 자기 힘으로 해낼 생각 없이 굳이 이미 역대 최강급 레벨에 있는 팀의 힘을 빌려 우승의 꿈을 이루려 하느냐는 날선 비판들이 쏟아졌다. 사실 듀란트의 OKC 팀은 그해 서부컨퍼런스 결승에서 골든스테이트를 상대로 3승1패로 앞서가다 3연패를 당해 NBA 파이널스 진출을 아깝게 놓쳤다.

사실 이런 반응들은 이에 앞서 르브론이 드웨인 웨이드, 크리스 보시와 함께 마이애미 히트에 모여 ‘슈퍼팀’을 만들었을 때도 나왔던 것들이었다. 많은 사람들은 “과거에 매직 존슨, 래리 버드와 한 팀이 되겠다고 생각해 본 적이 한 번도 없다. 나는 그들을 꺾으려고 했었기 때문”이라는 조던의 인터뷰를 거론하며 듀란트의 결정이 비겁한 것이라고 비난했고 “듀란트가 ‘If you can't beat them, join them’(꺾지 못할 상대라면 차라리 같은 편이 되라)이라는 말을 실제로 옮겼다”고 빈정대기도 했다.

물론 듀란트가 정당하게 얻은 FA 권리를 행사했을 뿐 아니라 자기 혼자만의 영광이 아니라 팀 우승을 원했기에 내린 결정을 단지 강한 팀에 갔다는 이유만으로 비난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이는 다수의 비판적 목소리에 묻혀 버렸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지금 듀란트는 자신의 목표를 달성한 것은 물론 이적 결정이 옳았음을 차근차근 입증해가고 있다. 듀란트가 가세한 골든스테이트 팀은 지난해 NBA 정상에 올랐고 올해 파이널스에서도 르브론의 클리블랜드에 3연승을 거둬 2년 연속 우승을 눈앞에 두고 있다. 듀란트는 사실상 시리즈 승부를 끝낸 것으로 평가받는 7일(한국시간) 클리블랜드 원정 3차전에서 자신의 플레이오프 한 경기 최다기록인 43점을 폭발시킨 것은 물론 리바운드 13개와 어시스트 7개를 추가하는 신들린 활약으로 이날 커리(11점)와 톰슨(10점)의 부진을 혼자서 상쇄하며 팀을 승리로 견인했다.

지금 듀란트는 커리와 톰슨의 힘을 빌려 우승트로피를 거저 얻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주도적으로 다이너스티를 쌓아가고 있다. 듀란트가 합류한 골든스테이트는 처음에 많은 사람들이 우려했던 것처럼 그 누구도 꺾을 수 없는 ‘괴물팀’이 된 것도 아니었고 NBA 생태계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비록 실패했지만 골든스테이트를 꺾기 위해 구축된 팀인 휴스턴 로케츠가 이번 시즌 리그 최다승을 올리는 등 팽팽한 경쟁구도는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다.

thum_89x120기뻐하는 골든스테이트 선수들 /AFPBBNews=뉴스1

무엇보다도 흥미로운 것은 듀란트와 르브론의 역할 관계다. ESPN이 골든스테이트 이적 전과 후 두 선수의 맞대결 성적을 비교한 것을 살펴보면 듀란트의 결정이 이 둘의 라이벌 관계에 어떤 결과를 불러왔는지를 알아볼 수 있다. 우선 듀란트가 골든스테이트로 가기 전 둘의 맞대결 성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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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표에서 보듯 듀란트와 르브론은 듀란트의 골든스테이트로 이적하기 전 21차례 맞대결에서 거의 똑같은 성적을 올렸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맞대결 승패에선 르브론이 17승4패로 압승을 거뒀고 그중에는 르브론에게 첫 타이틀을 안겨준 NBA 파이널스에서 거둔 4승1패도 포함돼 있다.

다음은 듀란트가 골든스테이트에 이적 한 후 르브론과 맞대결 성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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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다른 성적들은 거의 팽팽하고 전과 비교해도 큰 차이를 찾아볼 수 없지만 가장 중요한 승수에선 듀란트가 10승2패로 압도해 완전히 전세가 역전된 것이 눈에 띈다. 그중에는 듀란트에게 첫 타이틀을 안겨준 지난해 파이널스에서 거둔 4승(1패)과 올해 파이널스에서의 지금까지 3승도 포함돼 있다. 듀란트는 한 번의 현명한 선택으로 우승의 꿈을 이뤘을 뿐 아니라 르브론과의 라이벌 구도도 완전히 뒤집어 놓은 것이다. 팽팽한 싸움에도 불구, 맞대결에서 계속 르브론의 ‘밥’이었던 듀란트가 골든스테이트 이적 후에는 르브론의 ‘천적’으로 변신한 셈이다.

thum_89x120르브론 제임스./AFPBBNews=뉴스1

르브론은 3차전이 끝난 뒤 듀란트에 대해 예전의 워리어스와 지금의 워리어스가 달라진 점을 묻는 질문에 “내 대답은 케빈 듀란트”라고 답했다. “그는 내가 상대한 최고의 선수 중 하나이자 이 리그가 배출한 최고의 선수”라는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제 르브론의 시즌은 종료를 눈앞에 뒀다. 그리고 그는 시즌 종료 후 FA가 된다. 과연 그의 행선지가 어디가 될 지는 이번 오프시즌 최대 관심사중 하나다. 클리블랜드의 전력이 우승후보 급이 못 된다는 판단이 나온다면 그 역시 우승트로피를 찾아 떠나갈 가능성이 충분하다. 과연 그는 듀란트처럼 전세를 뒤집는 결정을 내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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