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영의 시선] '뒷돈 131.5억' 히어로즈 사태 일파만파..확실히 털어야

김동영 기자  |  2018.05.31 06:00
이장석 전 히어로즈 대표. /사진=뉴스1 이장석 전 히어로즈 대표. /사진=뉴스1


무성했던 소문이 사실로 드러냈다. 넥센 히어로즈가 '선수 장사'를 통해 돈을 챙겼다는 의혹이 사실이었다. 10년 동안 무려 130억 원이 넘는 돈을 챙겼다. 판이 커진 모습. 확실히 털고 갈 필요가 있다.

KBO는 30일 "KBO 리그 8개 구단으로부터 구단 자체 조사 결과, 과거 히어로즈 구단과의 현금 포함 트레이드 계약 중 신고하지 않거나 발표와는 다른 계약이 있었음을 확인했다는 사실을 보고 받았다"고 밝혔다.

금액은 충격적이었다. 발표된 것보다 더 많은 금액이 오갔다. 히어로즈는 햇수로 10년 간 131억 5000만 원에 달하는 거액을 KBO에 신고하지 않고 챙겼고, 나머지 8개 구단은 트레이드 때 뒷돈을 주며 이에 동조했다. SK 와이번즈만이 히어로즈와 트레이드에서 유일하게 뒷돈을 주지 않은 구단이었다.

히어로즈는 2009년 12월부터 2018년 1월까지 총 23건의 트레이드를 진행했다. 이 가운데 현금이 포함된 것으로 공식 발표된 트레이드는 딱 4건이 전부다. 2009년 12월 30일 이택근, 장원삼, 이현승을 LG-삼성-두산으로 보내면서 선수와 함께 25억 원-20억 원-10억 원을 각각 받았다. 이후 2010년 3월 12일 마일영을 한화로 보내면서 마정길과 현금 3억 원을 받았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실제 받은 금액이 달랐다. LG에서는 38억 원을, 삼성에서는 35억 원을 각각 받았다. 두산에서 받은 돈은 30억 원이었고, 한화로부터는 12억 5000만 원을 수령했다. 발표액을 축소한 것이다.

이후부터는 아예 현금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도 않았다. 2010년 황재균과 고원준을 롯데로 보내면서 각각 20억 원과 19억 원을 챙겼다. 2011년에는 송신영과 김성현을 LG로 보내며 심수창 박병호와 함께 15억 원을 챙겼다.

2012년에는 임창민 차화준을 NC로 트레이드하면서 김태형과 함께 현금 7억 원을 받았고, 2014년에는 김병현을 KIA에 주면서 김영광과 현금 5억 원을 받아왔다. 이어 지난해 강윤구를 NC에 넘기며 1억 원을, 윤석민을 KT로 보내며 현금 5억 원을 얻었다. 올 1월에는 채태인을 롯데에 보내며 2억 원을 받아왔다.

이에 히어로즈는 2009년부터 올 1월까지 트레이드를 통해 총 189억 5000만 원을 챙겼고, 이 가운데 131억 5000만 원은 KBO에 신고 하지 않은 뒷돈이었다. 어마어마한 금액을 뒤로 챙긴 셈이다.

기본적으로 돈을 요구한 히어로즈나, 돈을 건넨 다른 구단이나 공범이라 할 수 있다. 히어로즈의 선수들이 매력적이었고, 전력 보강을 바란 구단들이 지갑을 연 모양새다. 트레이드 협상 과정에서 돈이 오갈 수 있다. 하지만 정당한 '트레이드 머니'가 아니라 '뒷돈'으로 오간 것이 문제다.

최초 KT 및 NC와 트레이드 과정에서 확인된 6억 원의 경우 KBO가 히어로즈에 환수하겠다고 나선 상태다. 하지만 이제 판이 커졌다. 100억 원이 훌쩍 넘는다. 이를 다 환수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 냉정히 말해 히어로즈가 "돈이 없다"고 버티면 끝이다.

이제 핵심은 '환수'가 아니게 됐다. 오랜 시간 누적됐던 일들이 한꺼번에 터졌다. 프로리그에서 신뢰성과 투명성은 반드시 갖춰야할 덕목이다. KBO 리그도 다르지 않다. 게다가 KBO는 '클린 베이스볼'을 천명한 상태다. 그런데 이런 일이 터졌다. 당혹스러운 부분이다.

KBO는 "구단들의 자진 보고를 바탕으로 특별조사위원회의 정밀 확인 작업을 진행해 그 결과를 토대로 상벌위원회 개최 및 이에 대한 추가 조치를 검토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KBO 리그 전체로 봐도 큰 위기다. 국내 최고의 인기스포츠임은 분명하지만, 팬들의 시선이 적잖이 차가워진 모습이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 필요가 있다. 확실하게 털어야 더 나은 미래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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