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종의 추임새] 히어로즈, '감독·단장' 넘어 '대표' 사과할때

김우종 기자  |  2018.05.25 06:00
23일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 앞에 주먹을 불끈 쥔 채로 선 넥센 장정석 감독(좌)과 고형욱 단장 /사진=김우종 기자 23일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 앞에 주먹을 불끈 쥔 채로 선 넥센 장정석 감독(좌)과 고형욱 단장 /사진=김우종 기자


횡령과 배임으로 징역형을 받은 이장석 넥센 히어로즈 전 대표. 그리고 성폭행 혐의로 신고를 받은 주전 투, 포수 조상우와 박동원까지.

구단 고위층부터 선수단까지 바람 잘 날이 없다. 선량한 다른 팀 동료들과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구단 직원들만 마음고생을 하고 있다.

넥센 히어로즈를 대표하는 투수 조상우와 포수 박동원이 성폭행 논란에 휩싸였다. 넥센 구단에 따르면 둘은 지난 23일 새벽 성폭행 혐의로 경찰서에 사건 접수가 돼 숙소에서 조사를 받았다. 아직 경찰 조사 결과가 나와 봐야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 조상우와 박동원은 경기 전날 여성과 함께 숙소로 들어간 뒤 술을 마셨다는 행위 자체만으로 이미 맹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구단도 마찬가지다. 팀 차원에서 선수단 관리가 전혀 이뤄지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팀 분위기는 이미 망가질 대로 망가졌다.

넥센 히어로즈 야구단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리그 강팀으로 군림했다. 리그 성적도 좋았고, 팬들도 많이 늘었으며, 서울의 인기 구단으로 자리매김하는 듯했다. 그러나 2017년부터 넥센 히어로즈 야구단이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지난 2월 2일 그동안 넥센 야구단을 이끌어 온 이장석 전 대표가 법정 구속됐다. 법원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장석 전 대표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이장석 전 서울히어로즈 대표가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2심 1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는 모습. / 사진=뉴스1 이장석 전 서울히어로즈 대표가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2심 1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는 모습. / 사진=뉴스1


넥센 박준상 대표이사 /사진=넥센 히어로즈 제공 넥센 박준상 대표이사 /사진=넥센 히어로즈 제공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은 법이다. 이번엔 선수들이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도 조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현재 호텔 CCTV 영상과 피해자의 진술을 모두 확보한 상태다. 선수들의 소환 조사도 조만간 이뤄질 전망이다.

프로야구 선수들이 경기 후 숙소에서 한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중대한 사태가 발생했다. 혐의를 벗든 안 벗든, 넥센 구단은 이미 KBO 리그 이미지에 큰 먹칠을 했다. 타 구단을 포함한 리그 전체에 피해를 입혔다. 대표이사의 횡령과 배임, 신인 안우진의 고교 시절 폭행에 이어 선수단이 성폭행 혐의까지 받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정작 고개를 가장 많이 숙인 건 현장에서 경기만 지휘한 장정석 감독이었다. 그는 사태가 발생한 23일 오후 인천 SK전을 앞두고 취재진 앞에 고형욱 단장과 섰다. 이어 "현장 책임자로서 (선수단) 관리에 소홀했던 부분에 대해 진심으로 팬들 여러분께 죄송하다"며 "KBO 리그 전체적으로 폐를 끼친 것 같아 사과 말씀 드린다"고 고개 숙였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중대성과 심각성을 고려하면 감독과 단장을 넘어, 구단을 대표하는 박준상 대표이사 사장이 직접 나서 사과를 했어야 마땅하다는 게 야구계의 중론이다.

지난달 19일 LG 트윈스는 '사인 훔치기' 논란이 불거지자 신문범 LG스포츠 대표이사 명의로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어 현장 책임자인 류중일 감독이 취재진 앞에 선 채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이번에 넥센은 더 심각한 사태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장정석 감독에게만 사과 인터뷰를 하게 했다. 정작 구단 총 책임자인 대표이사는 아랫사람인 감독만 앞세운 채 뒤로 빠진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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