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의 연장전] 타노스와 이영호 그리고 스타크래프트1의 미래

한동훈 기자  |  2018.05.04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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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m_89x120이영호.


영화 '어벤져스:인피니티 워'에 등장하는 슈퍼빌런 타노스는 무결점의 절대 강자로 묘사된다. 그에 대항하는 닥터 스트레인지가 미래를 내다본 결과 타노스를 무너뜨릴 방법은 1400만 가지가 넘는 경우의 수 중 단 1개였다.

실시간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스타크래프트1의 절대 강자는 이영호(테란)다. 인피니티 스톤 6개를 모은 타노스처럼 약점을 찾아보기 힘들다. 심리전, 컨트롤, 판단력, 멀티 태스킹, 후반 집중력에 심지어 눈치까지 갖췄다. 스타크래프트가 한국e스포츠협회 정식 종목이던 기간 공식전 통산 전적 505승 202패로, 역대 승률 1위(71.4%)를 자랑한다.

그런 이영호가 현재 진행 중인 아프리카TV 스타리그 시즌5 8강에서 탈락했다. 프로토스 장윤철이 3승 2패로 이영호를 꺾었다. 프로토스를 상대로 한 다전제에서 2007년 다음 스타리그 3-4위전 송병구(3패)전 이후 처음 진 것이다.

1999년 공식적인 대회가 시작된 이래 시대를 풍미한 절대 강자는 늘 있어 왔다. 하지만 이영호처럼 최정상의 자리를 오래 지킨 선수는 없다. 전략 시뮬레이션이라는 장르답게 공략법이 늘 개발됐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임요환은 드랍쉽으로 전투의 양상을 바꿔놨다. 소수 컨트롤과 난전의 달인이었다. 박정석과 최연성이 물량의 시대를 열자 임요환은 전성기를 마감했다. 앞마당 먹은 최연성은 도저히 이길 수가 없다고 했지만 마재윤이 등장했다. 3해처리 운영을 들고 나와 무적의 포스를 뿜었다. 그런 마재윤을 김택용이 커세어-다크템플러 운영으로 제압했다.

이렇듯 최정상급으로 불린 선수들은 자신만의 최적화된 운영법을 개발했다. 이영호는 테란의 업그레이드 효율을 이용한 '반땅싸움'으로 리그를 제패했다.

그런데 이영호의 패러다임을 뒤집을 새로운 해법은 아직도 나오지 않고 있다. 아프리카TV 스타리그 시즌2부터 시즌4까지 이영호가 모조리 우승했다. 시즌5에서는 종족간 밸런스 때문에 그간 거의 사장됐던 섬 형태 맵을 부활시킬 정도였다. 그 결과 16강에 테란은 단 2명 밖에 생존하지 못했다. 시즌1에 8명, 시즌2에 6명, 시즌3, 4에 각 5명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전멸 수준이다. 장윤철이 이영호를 넘긴 했지만 파훼법을 제시했다고 보기는 힘들다.

스타크래프트가 게임으로서 전성 시대를 누릴 때와는 환경이 많이 바뀌었다. 리그오브레전드, 오버워치, 배틀 그라운드 등에 밀리고 있다.

과거에는 스타리그 우승상금만 수천만원에 달했다. 한 때 10개가 넘는 프로팀이 팀 단위 리그도 펼쳤다. 감독, 코치 밑에서 초 단위로 시간을 재며 전략, 전술을 연구했다. 지금은 전문 프로게이머도 없다. 전 프로게이머들 소수가 개인적으로 대회를 준비한다. 스타크래프트를 보는 사람은 좀 있어도 게임을 직접 즐기는 사람은 별로 없다. 판을 뒤집을만한 전략이 나오기 힘든 구조다. 명맥이 유지되는 것 자체가 신기하다.

즉 예전처럼 정상을 향한 도전이 거세지 않다. 만약 10년 전처럼 스타리그가 성행했다면 분명 절대 강자의 계보는 이영호 다음으로 이어지고 있을 것이다. 지금 이영호를 이기려면 마치 어벤저스가 타노스를 상대하듯 완벽한 호흡과 맞춤형 빌드를 들고 나와 한 치의 실수도 없이 플레이를 하면서 이영호가 실수하길 바라야 한다.

사실 스타크래프트1은 2012년을 끝으로 공식 수명이 다했다. 전 프로게이머들이 아프리카TV 개인방송으로 대거 진출하며 제 2의 부흥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흥행의 필수 요소인 '새로운 영웅'은 더 이상 나오지 않을 것 같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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