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영의 시선] 농구 AG 단일팀 추진, 충분한 준비 '필수'

김동영 기자  |  2018.05.04 06:00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 남북 공동 입장 모습. /사진=김창현 기자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 남북 공동 입장 모습. /사진=김창현 기자


지난 4월 27일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이 있었다.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만나 손을 잡았고, 평화로 가는 길을 열었다.

각계에서 교류도 이어질 전망이다. 체육계도 마찬가지다. 당장 다가올 아시안게임 단일팀 이야기가 나왔다. 농구도 단일팀 의사를 표했다. 의미있는 일이다. 또 다른 '평화'의 상징이 될 수 있다.

핵심은 '어떻게'다. 충분한 논의를 거쳐야 하고, 잡음 없이 구성되어야 한다. 이것이 최우선이다.

판문점 선언문에는 "남과 북은 민족적 화해와 단합의 분위기를 고조시켜 나가기 위하여 각계각층의 다방면적인 협력과 교류 왕래와 접촉을 활성화하기로 하였다"고 적혀있다.

이어 하부 항목에 "2018년 아시아경기대회를 비롯한 국제경기들에 공동으로 진출하여 민족의 슬기와 재능, 단합된 모습을 전 세계에 과시하기로 하였다"고 적었다.

명확하게 '단일팀을 구성한다'고 쓰여있지는 않지만, '공동으로 진출한다'는 말을 '단일팀'으로 해석해도 큰 무리는 없어 보인다.

즉, 오는 8월 열리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단일팀을 구성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역사상 처음으로 아시안게임에서 단일팀을 볼 가능성이 매우 높은 모습이다.

이미 대한체육회가 움직였다. 각 종목별 단체들에게 단일팀 구성 의사가 있는지 조사했다. 대한민국농구협회는 '의사가 있다'고 회신했다. 다만, 아직 구체적으로 무언가 나온 것은 없다.

대한민국농구협회 관계자는 3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대한체육회에 단일팀 구성 의향이 있다는 회신을 했다. 현재로서는 거기까지다. 디테일한 부분까지 들어간 것은 아직은 없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 단일팀이 말은 쉽지만, 진행에 있어서 걸림돌이나 해결할 부분이 적지 않다. 선행되어야 할 여러 부분들이 있다. 이것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라고 더했다.

우선 아시안게임을 주관하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아시안게임 참가국들의 의사도 확인해야 한다. 그외에 여러 부분에서 챙겨야 할 것들이 적지 않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모습. /사진=김창현 기자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모습. /사진=김창현 기자


내부적인 정리도 중요하다. 여기서 떠오르는 부분이 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이다.

결과적으로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은 큰 이슈가 됐다.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었으며,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줬다. 올림픽 성공 개최에 큰 힘이 됐음은 불문가지(不問可知)다.

하지만 잡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특히 구성 과정이 그랬다. 냉정히 말해 올림픽을 코앞에 두고 급조된 느낌이 강했다. 정부에서는 '평화'라는 키워드가 모든 것을 아우를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지만, 반발이 거셌다.

갑자기 북한 선수단이 추가되는 형태가 됐고, 매 경기 북한 선수 3명이 뛰는 것으로 결정됐다. 자연스럽게 기존 선수들의 출전 시간이 줄어들 여지가 생겼다. 이에 '공정함이 결여됐다'는 반발이 컸다. 급기야 문재인 대통령이 "미리 살피지 못했다"며 유감을 표하기도 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이런 모습이 다시 나와서는 곤란하다. 사전에 충분한 논의를 거쳐 단일팀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

사실 시간이 아주 많은 것도 아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의 개막은 오는 8월 18일이다. 물리적으로 3개월 조금 더 남았다. 하지만 팀을 구축하고, 손발을 맞추고, 현지 적응까지 하는데 결코 긴 시간이라 보기 어렵다.

평창 올림픽이 끝난 후 새라 머리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은 "다시 단일팀을 꾸린다면, 바로 해야 한다. 다음 올림픽까지 4년이다. 4년 동안 준비해야 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일조일석에 될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반드시 4년이어야 할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남은 3개월여의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아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단일팀 구성을 할 것이라면, '잘' 준비해야 한다. 더 일찍 이야기가 나오고, 추진됐으면 좋았을 뻔했지만, 어쨌든 단일팀 추진 이야기는 나왔다. 충분한 논의와 의견교환이 이뤄져야 하고, 치밀한 준비가 있어야 한다. 단일팀 구성 과정에서 뛰지 못하게 되는 선수들에 대한 충분한 설득도 필수다.

단일팀은 그 자체로 강력한 의미와 메시지를 지닌다. 남북 평화 무드의 또 다른 증거가 될 수 있다. 다만, 무턱대고 구성만 할 일이 아니다. 여러 과정을 잘 거쳐야 단일팀이 모든 이들의 지지를 받는 진짜 단일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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