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평의 야구장 가는 길] 미세먼지 사태.. 돔구장 건설 적극 검토할 때

천일평 대기자  |  2018.04.18 08:34
미세먼지로 첫 경기취소가 된 지난6일 잠실야구장. 미세먼지로 첫 경기취소가 된 지난6일 잠실야구장.


부산시는 지난 3월 28일 프로야구단 롯데의 홈구장인 사직야구장(동래구 사직로 45) 발전계획을 검토한 끝에 대체 야구장으로 개폐형 돔 야구장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건립 장소는 추후 용역 등을 거쳐 결정할 예정입니다.   

새 야구장은 부산 인구와 관람객 수 등을 고려해 2만8000~3만석 정도로 지을 예정입니다. 사업비는 국비 650억원, 시비 650억원, 민간투자 2200억원 등 3500억원으로 추정됐습니다. 사업비가 많이 들어 민간투자(수익형 민자사업)를 유치하고 투자 업체가 50년간 운영할계획입니다. 

올해까지 마스터플랜을 마련해 2019년 건립 후보지를 결정하고 설계를 거쳐 2023년 착공, 2026년 완공할 계획입니다.

새 야구장의 건립 위치는 현 사직구장 자리, 구덕운동장 자리, 제3의 장소가 될 수 있습니다.  부산시는 4~5월 중 야구계와 대학교수, 야구팬 등 30여명을 구성, 원탁회의를 개최해 개폐형 돔구장 건설 계획을 확정할 예정입니다.  

시 관계자는 “야구 외 콘서트, 이벤트, 컨벤션 등 다용도 활용, 사용일수 증대(연 200일 이상), 수익시설유치 때 민간투자 가능, 우천과 혹서기 등 기후환경에 능동적 대처 등을 위해 지붕의 84%를 여닫는 형태로 건설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현 사직구장은 1985년 10월 135억원을 들여 만든 후 32년 동안 사용해 왔습니다.

경기장엔 2005년까지 인조잔디가 깔렸다가 2006년 천연잔디로 바뀌었습니다. 좌우 95m, 중앙 118m, 펜스 높이 4.8m입니다.    

부산 사직구장. 부산시는 사직구장을 개폐형 돔구장으로 재건축 추진중이다. /사진=뉴스1 부산 사직구장. 부산시는 사직구장을 개폐형 돔구장으로 재건축 추진중이다. /사진=뉴스1


하지만 시설 노후화로 개·보수에 2014년부터 102억원이 투입됐습니다. 또 편의시설이 부족하고 원래 야구전용이 아닌 다목적 운동장이어서 내야석 시선이 외야로 향하는 등 야구팬의 불만을 사고 있습니다. 지난 해 9~11월 진행된 정밀안전진단에서는 ‘주요 부재에 경미한 결함, 보조 부재에 광범위한 결함 발생’이 나타나 안전등급 C 등급을 받았습니다. 당장 안전에 문제는 없지만 꾸준히 개·보수가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부산시의 돔구장 건설 계획이 재원 마련 대책도 없이 만들어졌다’는 비판이 일고있습니다. 서병수 부산시장의 재선을 염두에 둔 허울만 좋은 공약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돔구장이 생기면 프로야구계는 반가운 일입니다. 실내경기인 농구나 배구 등과 달리 옥외에서 벌어지는 야구는 비나 눈이 오거나, 혹한, 폭염 또는 강풍이 불면 경기가 취소되기 때문에 선수단이나 팬들은 실망감이 큽니다.

그런데 올해부터는 대기질에 따라 경기가 취소되는 사태도 발생했습니다. 미세먼지 ‘나쁨’이란 예보 사태 때문에 경기 취소가 늘어나면서 10개 구단 모두 컨티션 조절에 애를 먹고 야구장을 찾은 팬들은 허탕을 치는 사태가 생겼습니다.

4월 16일까지 예정된 팀당 20경기를 모두 소화한 팀은 고척스카이돔을 홈구장으로 쓰는 넥센 뿐입니다. 나머지 9개 팀은 비나 미세먼지로 인해 KIA와 롯데가 3경기가 취소됐고 다른 팀도 1~2경기를 치르지 못했습니다.

지난 4월 6일 잠실(NC-두산), 문학(삼성-SK), 수원(한화-kt) 세 경기는 미세먼지로인해 사상 처음 취소되는 사태가 일어났습니다. 이날 잠실경기 감독관을 맡은 김용희 감독관은 잿빛 하늘을 바라보고 기상청에 연락을 취했습니다. 경기 시작 뒤에도 미세먼지 상황이 좋아지지 않을 거란 얘길 듣고 결단을 내려 경기를 취소했습니다.

미세먼지 강설 강우 등 대기변화와 무관하게 경기를 소화할 수 있는 고척 돔구장. 미세먼지 강설 강우 등 대기변화와 무관하게 경기를 소화할 수 있는 고척 돔구장.


당시 미세먼지 농도는 300㎍/㎥를 훌쩍 넘은 데다 나아질 기미가 없었습니다. 잠실구장 경기가 먼저 취소되자 같은 수도권이었던 문학구장(삼성-SK과 수원구장(한화 -kt)의 경기도 연이어 취소됐습니다.

4월 14일 광주에서 열릴 예정이던 롯데-KIA전은 이날 이른 오전부터 내린 비로 인해 경기 시작 2시간 여 남긴 오후 3시 12분께 취소가 결정됐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 비가 그치면서 취소 결정을 내린 김용희 경기운영위원이 비난을 받았습니다.

김용희 위원이 관리인과 그라운드 곳곳을 확인했습니다. 외야에서 공이 바운드가 되지 않을 정도로 그라운드는 물기를 머금어 관중이 입장하기 전 취소 결정을 내렸는데 너무 이른 결정이 돼 버린 것입니다.

그리고 15일 롯데-KIA전은 미세먼지로 취소되면서 광주는 이틀 연속 프로야구 경기가 열리지 못했습니다. 이날 오후 1시 광주의 미세먼지 농도는 422㎕/㎥에 달해 경보가 발령됐습니다. 미세먼지 경보는 대기 중 입자 크기 10㎛ 이하, 미세먼지 평균 농도가 300㎕/㎥ 이상 2시간 지속할 때 발령됩니다. 당초 오후 2시에 시작될 예정이던 경기는 미세먼지로 인해 일단 상황을 지켜봤지만 호전 기미가 없어 결국 2시 28분 김용희 경기 감독관이 취소를 결정했습니다.

돔구장을 건설하면 악천후나 미세먼지 등 대기질이 나빠도 경기를 할 수 있습니다. 돔구장 건설에는 엄청난 돈이 들지만 경기 진행에 차질을 빚지 않고 국제경기도 개최할 수 있습니다.

많이 드는 건설비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민간사업자가 합자해 비용을 분담합니다. 미국과 일본은 돔구장 건설에 모두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해 프로야구와 미식축구, 축구 등 여러 경기를 그때그때마다 경기장을 조절해 시행하고 있습니다.

돔구장은 프로스포츠 뿐아니라 복합 유통단지나 놀이터로 사용되고, 관광명소로 많은 사람이 찾아올 수 있도록 활용되고 있습니다..

대기질이 우리보다 좋은 미국이나 일본에는 이미 돔구장이 여럿 세워져 사용되고 있습니다.

미국과 캐나다에는 애스트로돔(휴스턴), 슈퍼돔(뉴올리언스), 실버돔(디트로이트), 킹돔(시애틀), 메트로돔(미네아폴리스), BC프레이스돔(밴쿠버), 우져돔(인디애나폴리스), 로저스돔(토론토), 산코스돔(세인트피터스버그) 등 9군데가 있습니다.

도쿄돔 /사진=스타뉴스 도쿄돔 /사진=스타뉴스


일본은 도쿄돔(도쿄), 후쿠오카돔(후쿠오카), 나고야돔(나고야), 오사카돔(오사카), 삿보로돔(삿보로) 등 6군데가 사용 중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1995년 프로야구단 LG 트윈스가 국내 최초로 전천후 개폐식 돔구장을 건립키 위해 '서울돔 21'(가칭) 개발계획서를 서울시에 정식으로 제출했습니다.

LG는 서울시에 제출한 계획서를 통해 ▲서울의 상징적 구조물 건설▲2002년 월드컵 축구 경기장 활용▲서울시민의 건전한 문화공간 제공▲지역경제 발전에 기여 ▲야구 전용구장 확보 등의 목적으로 총 공사비 3천8백억원(돔구장 2천6백억원, 부대시설 1천2백억원)을 투입해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 구 경마장부지일대에 최대인원 6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5만5천여평(주차장포함) 규모의 돔구장을 2000년까지 건립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또 LG는 돔구장 건설시행방안으로 ▲LG에서 건설해 서울시에 기부채납하고 일정기간 무상사용한 뒤 이후 유상사용하는 방안 ▲서울시에서 부지를 제공하고 LG가 건설비를 부담하는 민관합작 방안을 서울시에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LG 그룹의 돔구장 건립을 추진은 서울상암월드컵경기장 건설과 맞물려 무산됐습니다. 그후 박용오 한국야구위원회(KBO)총재 등이 2001년말부터 돔구장 건립을 재추진해왔지만 호응하는 지방자치단체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서울시에서는 지난 2003년부터 돔구장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서를 발표했으나 번번이 무산돼 선거때마다 나타나는 허울좋은 공약이라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미세먼지 때문에 경기가 취소되는 사태가 늘어날 게 틀림없는 앞으로는 정부와 지자체, 민간사업자가 힘을 합쳐 돔구장 건설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때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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