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제광 감독 "봉준호 감독님과 칸에 오다니..영광·감사" [칸★인터뷰]

칸(프랑스)=김미화 기자  |  2019.05.22 19:00
연제광 감독 / 사진=김미화 기자 연제광 감독 / 사진=김미화 기자


연제광 감독(29)이 단편영화 '령희'로 제72회 칸 국제영화제에 참석했다. '령희'는 연제광 감독의 한예종 졸업 작품. 학생 경쟁부문인 시네파운데이션은 그 어느 부문보다 경쟁이 치열하다. 올해도 2000편의 작품이 몰린 가운데, 연 감독의 '령희'는 17편 경쟁 진출작에 선정됐다.

지난해 또 다른 단편 영화 '표류'를 칸 영화제 시네파운데이션에 출품했다가 떨어졌다는 연제광 감독은 올해 경쟁 진출을 기대하지 않았는데 좋은 소식을 들었다며 기쁜 모습을 보였다.

'령희'는 중국동포이자 불법체류 노동자인 홍매(한지원 분)가 경찰 단속 중 추락사한 룸메이트 령희의 장례식을 치러주기 위해 알아보던 중 일어나는 일을 그렸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놓인 현실을 15분의 짧은 영상에 담아내며 생각할거리를 던져 준다.

봉준호 감독과 함께 칸 영화제에 왔다. 소감이 어떤가.

▶ 봉준호 감독님은 저를 모르시겠지만 너무 감사한 일이다. 영화감독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봉준호 감독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없다. 너무 영광이다.

칸 영화제 초청 소식을 어떻게 들었나. 기분이 어땠는지.

▶ 밥 먹고 있다가 알게 됐다. 체할 뻔 했다.(웃음) 지난해 기대하고 냈었는데 안됐다. 올해는 오히려 덤덤했는데 소식을 듣고 '아! 됐다' 싶었다. 계속 같이 저를 믿고 도와주는 분들이 있는데, 은혜를 갚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졸업작품으로 외국인 노동자 이야기를 다룬 이유는 무엇인가.

▶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가 단속을 피하다가 추락사 했는데 자살로 처리된 사건을 뉴스로 접했다. 그 뉴스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가, 졸업 작품을 찍어야 할때 떠올라서 촬영하게 됐다.

어떤 점에서 그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나?

▶ 사람이 죽었는데 최소한의 인간성조차 지켜지지 않았다는 점에 놀랐다. 우리나라에서 외국인 노동자라고 하면 두가지로 본다. 부정적으로 보거나 불쌍하게 생각하는데 그런것이 안타까웠다. 무조건 불쌍하거나 아니면 악랄하게 보여주지 않으려고 했다. 약자를 위한 영화를 만든다고, 약자를 볼거리로 전락시키는 것은 피하고 싶었다.

한지원 배우와는 '표류' 이후 두 번째로 호흡을 맞췄다고.

▶한지원 배우가 이 역할을 잘 소화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지원이를 생각하며 시나리오 썼다. 한지원 배우가 성격도 좋고, 저는 스케치북 같다는 생각했다. 모든 색을 입혀도 다 소화할 수 있는 그런 배우인 것 같다.

연제광 감독과 한상길 촬영 감독/ 사진=김미화 기자 연제광 감독과 한상길 촬영 감독/ 사진=김미화 기자


'령희'팀이 다 함께 파리를 여행하고, 칸으로 왔다고. 팀워크가 좋은 것 같다.

▶ 한상길 촬영 감독도 한예종 동기다. 제가 들어가서 모든 작품을 같이 했다. 제가 원하는 것을, 제 생각만큼 또는 그 이상으로 잘 잡아주신다. 촬영감독과는 서로 원하는 것을 편하게 이야기하고 토론한다. 다음 장편을 준비 중인데 그때도 같이 하고 싶다.

언제부터 영화 감독이라는 꿈을 꿨나.

▶ 어린이 시절에 영화를 많이 봤다. 그때는 '쥬라기 공원' 같은 할리우드 영화를 보면서 모든게 가능하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대여섯 살때부터 영화를 많이 보면서 영화 감독에 대해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때부터 비디오 가게 단골이었다. '쥬라기 공원'만 몇 십번 본 것 같다.

/사진=\'령희\' 포스터 /사진='령희' 포스터


'쥬라기 공원'을 보고 영화 감독의 꿈을 꾼 것치고 영화가 주는 메시지나 느낌이 다르다.

▶ 어릴때는 '쥬라기 공원'을 좋아했지만 커가면서 다르덴 형제의 영화를 보면서 많이 생각을 했다. 그런 영화감독이 되고 싶다.

준비 중인 장편은 어떤 영화인가. 어디까지 진행됐나.

▶ 서울에서 발버둥 치는 청년의 이야기를 쓰고 있다. 지금 제가 청년이기 때문에 제 시점에서 볼 수 있는 그런 시선을 최대한 담아낼 수 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수상에 대한 기대는?

▶ 수상하면 물론 좋겠지만 마음은 비우고 있다. 여기 온 것 자체가 수상이나 다름없다. 우리팀에게 항상 김치국 냄새도 맡지 말자고 한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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