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인터뷰]에피톤 프로젝트가 되찾은 나침반

이정호 기자  |  2018.10.11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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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m_89x120/사진제공=인터파크엔터테인먼트


싱어송라이터 에피톤 프로젝트(34·차세정)가 긴 침묵을 깨고 돌아왔다. 타이틀 곡 '첫사랑'이란 제목처럼 이번 앨범에는 그리움이라는 정서가 깊게 자리 잡고 있다. 지난 4일 발매한 정규 4집 '마음속의 단어들'은 제목처럼 수록곡 가사 하나하나에는 그의 감성이 맺혀있다. 듣는 이의 감정을 건드리는 그의 솜씨도 여전했다.

이번 정규 4집은 에피톤 프로젝트가 지난 2014년 발매한 정규 3집 '각자의 밤' 이후 4년 만에 발표한 앨범이다. 인터뷰를 위해 마주 앉은 그는 차분했다. 4년이 걸린 앨범이다. 그만큼 신경을 썼고, 열심히 했다는 것은 당연지사. 더 감정을 쏟아내며 이야기를 해도 이상할 것이 없는 상황이지만 에피톤 프로젝트는 자신이 정한 '선'을 넘지 않는 느낌이었다. 지난 4년에 대해 음악을 시작하고 나서 가장 치열하게 고민한 시간이라고 설명을 듣고서야 그 궁금증이 풀렸다. 먼저 그는 앨범에 대해 소개했다.

"열심히 만든 정규앨범을 가지고 돌아왔어요. 최근 추세가 싱글이나 미니앨범으로 많이 발매를 하잖아요. 그래도 정규앨범을 기다리는 음악 팬분들이 있을 겁니다. 그래서 11곡으로 채운 정규앨범 형태로 발매했죠. 앨범 타이틀은 '마음 속의 단어들'입니다. 그동안 마음속에는 있지만 잊고 살았던 감정들, 일상 속에서 무뎌진 감정들을 노래했어요."

2014년 정규 3집을 발표한 뒤 에피톤 프로젝트는 각종 페스티벌 무대에 오르는 것은 물론, 전국을 돌아다니며 소극장 공연을 하는 등 바쁘게 지냈다. 틈틈이 다른 가수들의 곡을 작업하기도 했고, 새 앨범 준비에 책까지 썼다. 그는 "책과 앨범을 동시에 준비하다 보니 예상보다 발매시기가 늦어진 것이 사실"이라며 잠시 말을 멈췄다. 정적 속에서 다시 입을 연 에피톤 프로젝트는 "사실 곡이 안 풀렸다"며 이야기를 들려줬다.

thum_89x120/사진제공=인터파크 엔터테인먼트


"정규 3집을 내고서 곡이 잘 나오질 않았어요. 방향을 잃었다고 표현해야 할까요? 나침판을 잃어버린 사람처럼 '내가 무슨 음악을 해야 하지'와 같은 질문까지 던지게 됐어요. 사실 초심을 잃어버린 것도 있었죠. 언제부터인가 음악을 대하는 태도가 변했어요. 사실 음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멜로디와 가사인데 '어디 녹음실 마이크가 얼마더라' 등과 같은 기술적인 문제에 집착했어요. 아직도 대중 분들이 제가 처음으로 발표했던 그런 노래들을 좋아하고 기억한다는 지인들의 직언이 있었어요. 이런 상황에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는 게 좋겠다는 거죠. 멍해졌어요. 그래서 처음 음악 할 때 만들었던 습작, 데모를 들으면서 그때의 느낌을 상기시켰죠."

한 번에 이해되지 않았던 앨범 타이틀 '마음속의 단어들'이 의미하는 바가 조금씩 보였다. '마음속의 단어들' 수록곡들이 전체적으로 에피톤 프로젝트 초창기 음악의 느낌을 가진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저는 여행을 통해 영감을 받아요. 대략적인 방향을 찾았으니 유럽으로 떠났죠. 건반부터 카메라, 렌즈도 광각부터 단렌즈까지 종류별로 다 가져갔어요. 여행을 기록으로 남겼고, 여기에서 곡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죠. 제가 한 번도 외국에서 살아본 적이 없어서 이번에는 현지에서 살아가는 것처럼 여행했어요. 런던에서 숙소와 스튜디오도 장기로 빌린 다음 살았어요. 궁금했거든요. 왜 런던에서 그렇게 훌륭한 뮤지션들이 나왔는지. 제가 내린 결론은 비였어요. 사실 런던이 기대만큼 예쁘지 않은데 비가 오는 풍경은 기가 막히거든요."

그렇게 런던에 베이스캠프를 차린 그는 파리 등 유럽 도시를 오가며 여행했다. 여기서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이번 앨범을 작업한 것이다. 파리에서 비오는 날 한쪽 어깨가 다 젖은 채로 함께 우산을 쓰고 가는 커플을 보고선 '나도 저런 때가 있었지'하고 쓴 곡이 타이틀 곡 '첫사랑'이다. 공항 전광판에 뜨는 '딜레이(Delay)'를 보고선 조금은 늦었지만 대중을 만나러 간다는 느낌의 영감을 얻어 '연착'을 작업했다.

오랜만에 발표한 앨범인 만큼 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줬다. 에피톤 프로젝트는 "도움 받은 분들이 많고, 재밌게 작업했다. 열심히 활동하는 것이 이분들에 대한 보답하는 길"이라며 활발한 활동을 예고했다. 특히 그는 타이틀 곡 '첫사랑' 뮤직비디오에 출연해준 수지에 대해 고마운 마음을 밝혔다.

thum_89x120/사진제공=인터파크 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와는 과거 백아연과 함께 작업해 인연이 있었어요. 이후 16년에 수지 씨 곡 작업을 했었죠. 이번 앨범을 작업하던 중 타이틀 곡으로 '첫사랑'과 '연차'를 고민하던 중 주변에서 '첫사랑'이 수지와 잘 맞을 것 같다는 의견이 나왔어요. 그래서 JYP엔터테인먼트에 곡을 보냈는데 수지가 듣고 바로 뮤직비디오 출연하겠다고 했어요. 정말 감사드리죠. '연착'을 밀어내고 '첫사랑'이 타이틀곡으로 결정되는 데에는 투표 결과도 있지만, 뮤직비디오도 한 몫을 차지했어요."

수지의 뮤직비디오 출연 말고도 에피톤 프로젝트의 이번 앨범에는 눈길을 끄는 것이 하나 더 있다. 바로 모든 곡에 그가 직접 가창자로 참여한 것. 선우정아 등 지난 앨범에서 여러 보컬리스트의 참여로 눈길을 끌었던 터라 이번 결정은 더욱 궁금했다.

"제 노래고 제 '마음속의 단어들'이고, 제 감정이 담긴 노래니까 제가 부르는 게 좋다고 생각했어요. 제 감정은 제가 가장 잘 표현하니까요. 그리고 앨범에 어울릴만한 보컬을 찾지 못한 것도 이유죠. 예전에는 노래 부르는 것에 공포가 있었다고 이야기를 하곤 했는데 자신감이 붙은 것도 이유입니다. 특히 노래 부르며 무대에서 소통하는 재미를 알게 됐어요."

잃어버렸던 나침반도 찾았고, 본인의 음악 색깔도 되찾은 그다. 예민했던 예전보다는 유해졌다며 웃는 에피톤 프로젝트는 큰 고민을 해결했지만 이에 만족하기보다는 또 다른 미래를 바라보고 있었다.

"오랜만에 앨범을 발표한 만큼 열심히 활동할 계획입니다. 또 최근에 퀸시 존스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봤어요. 저도 이제는 어느 정도 발표한 곡이 있고, 활동도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는데 건방진 생각이더라고요. 조용필 선생님처럼 데뷔한 지 수 십 년이 지나도 몇만 명을 모이게 할 수 있는 위대한 가수가 되는 게 꿈인지, 아니면 마이클 잭슨과 같은 가수의 곡을 작업하는 위대한 작곡가가 되는 것이 꿈인지 아직 모르겠어요. 그러나 계속 음악을 하다 보면 정해지겠죠. 그러니 더 열심히 정진할 생각입니다. 지켜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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