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신잡'PD "유시민 아니었다면 프로그램 안했을 것"(인터뷰)

tvN '알쓸신잡' 양정우 PD 인터뷰

임주현 기자  |  2017.07.24 17:12
양정우 PD/사진제공=CJ E&M 양정우 PD/사진제공=CJ E&M


양정우 PD는 케이블채널 tvN 예능 프로그램 '알쓸신잡'(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라는 신기한 제목을 만들어낸 장본인이다.

'알쓸신잡'은 정치·경제, 미식, 문학, 뇌 과학 등 각 분야를 대표하는 잡학 박사들과 진행을 맡은 유희열이 분야를 넘나드는 지식 대방출 향연을 펼치는 프로그램이다. 나영석 PD와 양정우 PD가 공동 연출로 이름을 올렸다.

"(제목) 제안은 제가 했어요. '잡학'이라는 말을 넣고 싶어서 쏟아내다가 거의 최종적으로 '잡학박사'라고 결정이 나려고 했었죠. 그게 아쉬웠던 부분이 일단은 박사님들에게 포커스가 맞춰지는 게 부담스러울 것 같았어요. 박사라는 명칭부터 너무 교양 프로그램처럼 느껴질 것 같았죠. 진짜 예능스럽게 하자는 취지로 '쓸데없는'을 꼭 넣고 싶어서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이상한 제목이 나왔어요.(웃음) '알아두면 쓸데없는 잡학 사전'이라고 지었는데 네 글자로 줄이고 싶어서 '신비한'을 끼워 넣었어요."

유시민/사진제공=CJ E&M 유시민/사진제공=CJ E&M


유시민 작가는 '알쓸신잡'의 첫 번째로 캐스팅된 잡학 박사였다. 양 PD는 유시민이 출연하지 않았다면 프로그램은 없었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그만큼 유시민의 역할이 중요했다.

"이 프로그램은 유시민 선생님이 안 한다고 하면 안 하려고 했어요. 많은 부분을 선생님에게 의지하고 있던 프로그램이라 절박하게 매달렸죠. 선생님도 '이런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늘 하고 있었지만 '나는 아니었으면'이라는 생각이었어요. 일주일에 한 번씩 세 번 찾아갔어요. 세 번째에도 '하겠다'는 아니었고 '내가 무슨 일을 할 때 이렇게 오래 고민한 적이 없다'라고 했어요. 작가로서 본업과 번외 활동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고민을 많이 했던 거죠. 끝에 만나러 갔을 때도 '잘 모르겠다. 어려울 거 같다'라고 하려고 했는데 저희가 그동안 해왔던 프로그램의 장점과 의욕을 가지고 잘해보겠다고 읍소해서 선생님이 그날 결정했어요. 그때가 아마 3월 말쯤이었을 거예요."

유시민이 프로그램의 시작이었다면 유희열은 '알쓸신잡'의 발견이다. 유시민 작가,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소설가 김영하, 물리학자 정재승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시청자들이 궁금해할 질문을 던지는 유희열은 프로그램의 맛을 살린다.

방송에 앞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유희열이 같은 소속사인 루시드 폴 대신 섭외됐다는 사실이 공개됐지만 조금 다른 사실이 있었다. 루시드 폴은 잡학 박사로, 유희열은 MC로 서로 다른 역할을 제안받았다.

"원래 (유)희열이 형의 자리가 없었어요. MC 섭외를 안 하려고 했어요. 콘셉트가 대화를 하다가 어디로 가는지 모르게 뻗쳐가는 거라 선생님들끼리 하는 게 자연스럽고 MC가 정리하기 시작하면 프로그램의 맛이 떨어진다고 생각했어요. 선생님들을 2~3번 보고 대화를 지켜보니 눈높이 맞출 사람이 없으면 큰일 나겠다 싶었더라고요. 선생님들이 당연히 알겠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많았어요. 제작진보다 안에서 자연스럽게 녹여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고 잘 듣고 시청자들의 눈높이 질문하는 사람으로 MC를 고민하다가 희열이 형에게 제안했어요. 원래는 루시드 폴 씨 때문에 연락을 드렸었는데 희열 형이 '사실은 나도 너무 재밌을 것 같았어'라고 하면서 흔쾌히 들어왔죠. 루시드 폴 씨는 과학 공학 쪽 (잡학박사)로 캐스팅하려고 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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