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도 탐낸 유튜브, '미디어 혁명' 본격화[★FOCUS]

한해선 기자  |  2020.01.19 07:40
/사진=유튜브 채널 \'오분순삭\' 화면 캡처 /사진=유튜브 채널 '오분순삭' 화면 캡처


지상파가 유튜브에 뛰어들었다.

최근 온라인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서 지상파의 파생 채널들이 속속 보이고 있다. 과거 가수들의 무대를 재편집한 '온라인 탑골공원'이 뜨겁게 화제를 모으자 방송사들이 과거 드라마, 예능 등의 편집 영상도 공격적으로 올리고 있다. 새로운 환경에서의 콘텐츠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지상파의 위기'는 이미 3년 전부터 들려왔다. KBS, MBC, SBS가 예전의 명성을 잃고 드라마, 예능 등의 시청률이 최저 1%대까지 떨어지고 말았다. 과거 40%대 시청률에 육박할 정도의 콘텐츠는 현재 KBS 주말극이 유일하고, 10%, 20%만 넘어도 '대박'이라 불리는 수준이다.

당연히 광고 효과도 떨어진 지 오래. 각 방송사에선 비상 대책에 돌입했다. KBS, MBC는 월화극 폐지, 주말극 폐지, 방송 시간 이동, 정규 편성 전 파일럿 시도를 시행했고, SBS에서는 금토극 신설, 인기 드라마와 예능에 3부 편성을 적용해 광고 수익을 올렸다.

/사진=유튜브 채널 \'깔깔티비\' 화면 캡처 /사진=유튜브 채널 '깔깔티비' 화면 캡처


/사진=유튜브 채널 \'애니멀봐\' 화면 캡처 /사진=유튜브 채널 '애니멀봐' 화면 캡처


방송사에선 이와 함께 클립 영상 등으로 온라인을 공략하기로 했다. TV 광고 수익 감소를 온라인 광고로 메우려는 시도다. MBC에선 'M드로메다', 'M돌핀', '오분순삭', '옛드', '옛능', SBS에선 '스트로', '스브스채널', '스브스캐치', '애니멀봐', KBS에선 'KBS Joy', '깔깔티비', 'KBS COMEDY: 크큭티비' 등 수많은 채널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예능, 드라마, 비하인드, 동물, 복고 전문 등 장르도 다양하다.

이 채널들에 올라온 영상들은 과거와 최근 TV로 방송된 콘텐츠의 본편은 물론 짧은 편집본이다. 자체 사이트에서 다시보기 방송을 유료로 제공하기도 하지만, 과거의 인기 콘텐츠는 과감하게 전체 분량의 다시보기를 푼 것이다. 온라인 시청 패턴에 맞게 5~10분 분량으로 핵심만 자른 영상도 많다.

효과는 긍정적이다. '애니멀봐' 같은 인기 채널은 구독자 수 260만 명을 넘기는가 하면, 타 채널도 평균 수십만 명 이상의 구독자를 확보했다. 평균 조회수 백만 단위는 기본, 최고 천만에 육박하기도 한다. 방송사 입장에선 일회성으로 소모될 고퀄리티의 콘텐츠를 손쉽게 재활용하면서 고효율을 낼 창구를 마련한 것.

/사진=MBC /사진=MBC


MBC 디지털제작1부 김영규 부장은 스타뉴스에 "MBC에선 2018년 5월께부터 유튜브 채널을 본격적으로 다양화했다. 온에어로 나가는 콘텐츠의 경쟁력도 있지만 구작들의 아카이브 활용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비록 종료됐던 방송이라도 유튜브로 새로운 콘텐츠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MBC에서는 기존에 구독자가 있던 자사 유튜브 채널에서 '오분순삭'부터 론칭, 최근 유튜브 채널을 세분화하고 있다. '엠돌핀'은 '나 혼자 산다' '라디오스타' 등 온에어 되고 있는 프로그램을 편집해서 만들고 있다. 그밖에 '옛능', '옛드' 채널에는 긴 호흡의 영상이 올라온다. 각 채널이 서로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MBC를 예로, 해당 방송사에서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들의 총 구독자 수는 2600만 명 가량이다. 장르별로는 케이팝, 엔터테인먼트, 드라마 순으로 많다. 방송사들이 유튜브를 강력한 크로스 플랫폼의 보완 매체로 생각할 수 있는 이유다.

MBC는 기존 콘텐츠와 더불어 'M드로메다' 채널을 새롭게 열고 디지털 오리지널 예능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그 첫 주자는 정형돈이 출연하는 '돈플릭스'. MBC 뿐만 아니라 각 방송사에선 향후에도 웹 중심의 다양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다.

김영규 부장은 "방송사들이 당분간 유튜브 플랫폼을 활용해야 하는 건 맞는 것 같다. 미디어들이 오리지널에 신경쓰고 있고 '뉴트로' 열풍이 불면서 레트로 작품을 다시들 올리고 있다. 방송국도 트렌드에 맞게 젊은층에게 다가가려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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