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윅' 전동석, 우려 씻어낸 데뷔 10년만 파격 변신

[강민경의 전지적 덕후시점]

강민경 기자  |  2019.09.15 10:00
전동석 /사진제공=쇼노트 전동석 /사진제공=쇼노트


배우 전동석이 뮤지컬 '헤드윅'을 통해 데뷔 10년 만에 강렬한 변신에 도전했다. 그동안 연기했던 캐릭터와는 180도 다른 모습이기에 우려를 자아내기도 했지만, 그는 우려를 말끔하게 씻어냈다.

뮤지컬 '헤드윅'은 과거의 아픈 상처를 딛고 음악을 통해 새로운 인생을 살고자 하는 동독 출신의 트렌스젠더 가수 헤드윅의 이야기를 다른 작품. 강렬하고도 스타일리시한 록 음악을 바탕으로 펼쳐지는 독특하면서도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이야기는 마니아 관객층을 양산했다.

'헤드윅'은 스타 등용문으로 불리는 만큼 타이틀롤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그동안 조승우, 조정석, 오만석, 윤도현, 김다현, 송용진, 조정석, 정문성, 김동완, 김재욱, 변요한, 유연석 등 다양한 스타들이 헤드윅으로 강렬하게 변신했다. 짙고 화려한 메이크업, 금발 헤어스타일 그리고 짧은 의상 등으로 인해 '헤드윅'은 연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지난 6월 스타뉴스 취재 결과 전동석이 '헤드윅'의 타이틀롤을 맡는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대부분의 반응은 믿기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동안 '팬텀', '더 라스트 키스', '프랑켄슈타인', '지킬 앤 하이드' 등에서 선보였던 캐릭터와 전혀 다른 모습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화려한 메이크업에 짧은 의상을 착용한 그의 모습이 쉽사리 떠오르지 않았을 것이다.

전동석은 '헤드윅' 본공연에 앞서 공개된 프로필을 통해 데뷔 이래 가장 파격적인 변신을 예고했다. 프로필 사진 속 전동석은 헤드윅과 토미가 한 몸에 혼재하는 듯한 모습을 표현해냈다. 프로필 사진 두 장으로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전동석이 '헤드윅'을 선택한 것은 도전 때문이었다. 그에게 있어서 '헤드윅'은 이전부터 해보고 싶었던 작품이었다는 후문. 전동석은 '헤드윅'에 도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전동석 /사진제공=쇼노트 전동석 /사진제공=쇼노트


전동석은 지난달 18일 '헤드윅' 첫 공연을 시작했다. 첫 공연 당시 전동석표 '헤드윅'을 볼 수 있다는 사실에 관객들도 들뜬 모습이었다. '헤드윅'은 인터미션(공연 중간에 갖는 휴식 시간) 없이 2시간 연속으로 진행된다. 애드리브로 이어나가는 공연인만큼 그날그날 대사가 달라진다.

전동석의 '헤드윅' 첫 공연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지난해 '프랑켄슈타인' 속 쟈크라는 캐릭터와 비슷한 느낌이 들었지만, 그 느낌은 오래가지 않았다.

전동석은 '프랑켄슈타인'을 하면서 팬들 사이에서 목석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큰 키로 인해 삐걱거리면서 춤을 춘다고 해서 붙여졌다. 그런데 '헤드윅'에서는 에너지 넘치는 퍼포먼스와 섹시한(?) 춤사위를 선보였다. '헤드윅'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카워시다. 헤드윅이 관객석으로 뛰어올라 춤을 추는데, 전동석의 첫 카워시는 짧았다. 순식간에 지나간 듯한 느낌이었다.

첫 공연 당시 전동석은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그러나 극이 전개될수록 안정감을 찾았다. 특히 가창력을 뽐낸 뒤 정적의 독백 연기는 압권이다. 관객은 전동석의 연기에 숨 쉬는 것도 잊은 채 몰입했다. 첫 카워시를 경험한 전동석이라 그런지 두 번째 공연부터는 카워시가 조금씩 길어졌다. 변화되는 카워시도 볼거리 중 하나다.

큰 틀이 정해져 있는 '헤드윅'이지만, 배우들마다 디테일이 다르다. 애드리브를 안 할 것 같았던 전동석도 '헤드윅'에서만큼은 다른 모습을 보인다. 전동석은 극중 구미 베어라는 젤리 때문에 "곰 맛있다"라는 대사를 욾조린다. 이 대사는 전동석의 애드리브다. 대본에 나와 있지 않다. 이 대사가 나오면 많은 관객이 웃음을 자아낸다. 바로 전동석이 출연한 '프랑켄슈타인'과 연결되는 대사이기 때문이다.

전동석은 '헤드윅' 첫 공연을 마친 뒤 자신감을 찾은 듯했다. 이후 공연에서는 첫 공연과 다르게 자연스러워졌다. 등장부터 말이다. 더 섹시하고 도발적이고 도도한 모습으로 관객과 밀당(밀고 당기기)을 한다. 전동석은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뒤늦게 쏜살같이 자신의 자리를 찾는 관객을 향해 "일찍 다녀"라고 잔소리를 하는 등 상황에 맞는 애드리브로 웃음을 선사하기도 한다. 앙코르 무대에서도 달라졌다. 먼저 분위기를 주도하며 관객을 열광하게 만든다.

전동석은 공연 회차가 거듭될수록 더욱 자연스럽고 자신만의 '헤드윅'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데뷔 이래 가장 파격적인 변신을 도전한 전동석의 모습은 11월 3일까지 홍익대학교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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