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이 나이에 덕질이라니' 강다니엘 덕통사고 고백기

전형화 기자  |  2018.10.11 15:36


이 나이에 덕질이라니.

제목이 내용이다. '이 나이에 덕질이라니'는 마흔살을 살포시 넘긴 19년차 일간지, 그것도 스포츠 전문 기자가 쓴 강다니엘 덕질 에세이다. 프로야구 현장에서 거친 선수도, 꽃미남 선수도, 강한 감독도, 능구렁이 같은 구단주도 다 만났기에 딱히 스타와 만날 일에 미동도 없는 그녀. 게다가 10년차 워킹맘인 저자는 어느 날 교통사고처럼 찾아온 강다니엘에 덕통사고를 당하고야 말았다.

무심코 강다니엘이 실검 1위라는 소리를 듣고 찾아온 사랑. 그렇다. 그건 사랑이었다. 저자는 가족들에게, 회사 동료드에게 웬 주책이냐는 구박을 받으면서도 행복한 덕질에 빠졌다. 그 덕질을 에세이에 녹여냈다.

목차부터 강렬하다. '난데없이 덕통사고'로 시작해 '못참겠다 덕밍아웃', 그리고 '기왕이면 어덕행덕'. 두 아이의 엄마인 저자는 '우리 아들이 강다니엘 닮았으면 좋겠다'로 시작해 강다니엘 덕질로 '나만의 방, 나만의 세계'를 갖게 됐다고 털어놓는다. 무엇보다 갖고 싶은 게 생겼다. "우리 엄마도 한때는 소녀였으니깐"이라며 덕질로 '오롯이 내가 되는 시간'을 갖게 됐다고 행복을 전파한다. 그리하여 '덕질이 우리 삶에 가르쳐주는 것들'이라는 사뭇 거창한 작은 행복을 전한다.

창작 야구 동화를 썼던 저자는 말한다. 10대에도 하지 않던 덕질을 40대에 뒤늦게 시작했지만 그래도 뭐 어떠랴,라고. 메마른 일상 속에서 오아시스 같은 이런 덕질 하나쯤 있는 것도 꽤 행복한 삶이라고. 강다니엘 덕분에 하루 한 번은 웃을 일이 생겼다고. 그걸로 충분하다고.

욕망도 숨기지 않는다. 스물 한살 청년의 몸짓에 순간 움찔한다며 머릿속의 온갖 상상을 자극한다는 감탄도 털어놓고야 만다. 잠자던 욕망 아줌마를 깨운다며.

저자는 강다니엘에게 고맙다고 고백한다. 21세기 소년의 열정이 불씨가 돼 20세기 소녀의 마음에 불을 지폈다고 연서를 보낸다. 티 없는 웃음이 마냥 부럽기에 나이와는 상관없이 동경을 갖게 됐다고 전한다.

저자는 오늘도 강다니엘 기사를 스크랩하고, 그의 직캠을 유튜브에서 뒤지고 있다. 워너원 공연을 예매하려 예매 사이트 앞에서 대기 중이다. 참고로 아직 강다니엘을 직접 만나진 못했다. 성덕은 아니지만, 그에 대한 연심으로 책까지 썼으니 중간덕은 되겠다.

작은 행복을 말하지만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분명 큰 행복이다. '이 나이에 덕질이라니'는 작지만 큰 행복을 전한다. 남과 나누고 싶은 행복이다.

원유 지음. 21세기 북스 발행·244쪽·1만4000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스타뉴스 단독

HOT ISSUE

스타 인터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