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한의 2위+폭우에도 빛난 김보경 팬서비스 "다 못해드려서..."

울산종합운동장=박수진 기자  |  2019.12.02 05:47
선수들을 기다리는 팬들의 사진 촬영에 응하는 김보경(빨간 원). /사진=박수진 기자 선수들을 기다리는 팬들의 사진 촬영에 응하는 김보경(빨간 원). /사진=박수진 기자
"다 못 해드려서 죄송해요."


올 시즌 울산 현대의 상승세를 이끌었던 미드필더 김보경(30)의 팬서비스는 계속됐다. 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통한의 2위'를 차지했지만 직접 양해를 구하는 모습을 보이며 실망한 팬들에게 끝까지 최선의 팬서비스를 했다.

울산은 1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포항과 하나원큐 K리그1 2019 38라운드 최종전서 1-4로 크게 졌다. 이 경기를 비기기만 해도 자력으로 리그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울산은 눈앞에서 트로피를 놓쳤다. 리그 우승은 동시에 열린 경기서 강원을 1-0을 꺾은 전북에게 돌아갔다.

울산 입장에서는 너무나 뼈아픈 경기였다. 2019시즌 K리그1 35경기 13골 9도움으로 MVP(최우수 선수)급의 활약을 펼쳤던 김보경도 경기 종료 후 고개를 숙였다. "너무나 긴장해서 원했던 경기가 나오지 않았다. 상대(포항)가 우리를 잘 대비한 것 같다. 냉정하게 반성해야 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김도훈 울산 감독도 "2등은 기억하지 않는다. 원했던 결과를 내지 못해 정말 죄송하다"고 아쉬움을 삼켰다.

선수단 분위기는 예상대로 냉랭했다. 대부분의 울산 선수들이 고개를 숙인 채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치명적인 실수를 한 김승규(29) 골키퍼는 정중히 인터뷰를 거절했고, 박주호(32)도 한숨을 쉬며 선수단 버스로 향했다.

경기 후 선수단 출입구에는 폭우에도 불구하고 많은 팬들이 떠나지 않고 선수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선수들이 하나둘 버스에 올라타는 가운데 버스를 막아서거나 하는 불상사는 다행히 없었다.

믹스드존에서 기자들과 만나느라 조금 늦게 버스로 향한 김보경이 "수고했어요"라는 인사를 남긴 팬들에게 직접 다가갔다. 선수들 중 늦게 경기장에서 나온 터라 "다 해드리지 못할 것 같은데 죄송하다"는 인사를 먼저 남긴 뒤 팬들의 '셀카' 촬영과 사인 요청에 응대했다.

약 5분 정도 지난 뒤 선수단 버스가 출발하는 신호가 나왔다. 이에 김보경은 정중히 양해를 구한 뒤 버스에 올라탔다. 그토록 원했던 우승 트로피를 눈앞에서 거머쥐지 못했지만 김보경의 팬서비스는 MVP급이었다. 이제 김보경은 리그 MVP에 도전한다. 2일 열리는 K리그 시상식에서 김보경이 MVP에 오를 수 있을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 1일 포항전서 1-4로 대패한 직후 김보경이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뉴스1 지난 1일 포항전서 1-4로 대패한 직후 김보경이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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