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컵현장] 박항서 감독의 겸손"박항서 매직? 저 혼자만의 팀 아냐" (일문일답)

두바이(UAE)=김우종 기자  |  2019.01.20 23:42
박항서 감독이 승부차기 혈투 끝에 극적으로 아시안컵 8강에 진출한 소감을 밝혔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 대표팀(FIFA 랭킹 100위)은 20일 오후 8시(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에 위치한 알 막툼 스타디움(8761명 입장)에서 열린 요르단(FIFA 랭킹 109위) 대표팀과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에서 연장전까지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뒤 승부차기 끝에 4-2로 승리했다.

이로써 베트남은 지난 2007 아시안컵 이후 12년 만에 8강 진출에 성공했다.

다음은 경기 후 박항서 감독과 공식기자회견 일문일답.

- 총평.

▶ 사실 예선전에서 1승 2패를 거두며 정말 극적으로 16강에 진출했다. 16강 진출 후에도 회복 시간이 많지 않은 상태에서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에게 먼저 감사드린다.

우리 베트남이 수비 축구를 한다고 혹평했다는 기사를 봤다. 우리 베트남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을 한다. 수비 축구라 혹평했지만, 나는 인정하기 싫다. 철저하게 실리 축구를 한다. 수비 축구라 말씀하지 마시고 실리 축구라고 생각해주셨으면 한다.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게 지금의 축구라 생각한다

- 일본-사우디전 승리 팀이 8강과 맞붙는데, 누가 쉬울 거라 보나. (사우디 기자)

▶ 어느 팀이든 쉬운 상대는 없다. 전부 다 어려운 상대다. 16강에 올라온 팀은 사실 FIFA 랭킹이나 모든 면에서 우리보다 우위에 있다고 본다. 저희보다 약한 팀은 없다.

- 선수들이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나.

▶ 이곳 현지서 부족함이 있는 게 사실이다. 그래도 늘 하나의 팀이라는 마음을 선수들이 갖고 있다. 그걸 실천에 옮기기 위해 저와 선수들 모두 다짐한다. 오늘 경기도 전쟁은 시작됐는데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피곤하다고 하는 건 변명밖에 안 된다. 경기장서 끝까지 싸워줄 것을 이야기했다.

- 요르단 감독이 후반에 베트남이 잘했다고 했는데. 요르단에 대한 평가는.

▶ 요르단 경기를 분석하니 측면 공격과 롱 패스가 많았다. 요르단이 적극적으로 나올 거라 예상했는데 신중한 부분이 있었다. 선수들이 롱 패스를 한 부분은 전술적으로 잘 대비한 부분이 있다. 상대 측면 공격수를 좀 더 공격적으로 위치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양 풀백을 전진시키고, 상대가 촘촘하게 나와 후방에서 공을 받게 했다. 상대가 역습이 능했다. 우리 수비수를 전진시키지 않고 중앙에 자리하게 했다. 전술적으로 우리 선수들이 임무를 잘 수행했다.

우린 기본적으로 3-4-3을 유지했다. 꽝 하이를 밀집 지역에서 봉쇄당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측면이나 미드필더로 내려와 볼을 받게 했다. 그 자리를 우리 돈 동이 들어갔다. 그게 잘 됐다. 상대 측면을 공략했던 게 목표였는데, 선수들이 전술적으로 임무를 100% 수행했다.

- 박항서 매직에 대한 생각은. 이번 대회 목표는.

▶ 많은 분들이 결과에 대해 많은 칭찬을 해주신다. 저 혼자의 팀도 아니고 혼자의 노력으로 되는 것도 아니다. 성공에 대한 결과는 선수들, 밤낮없이 선수들을 뒷바라지하는 우리 코칭스태프가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박항서 매직은 제가 감독이기 때문에 붙여줬다고 생각한다. 저도 2연패 하니까 베트남 언론에서 비판을 많이 받았다. 이기면 넘어가고 지면 비판 기사가 나오는 것 같다. 그건 한국이나 베트남이나 똑같은 것 같다.

- 승부차기를 감안했나. 키커를 선택한 기준은.

▶ 승부차기에서 성공한 기억도 있고 실패한 기억도 있다. U-23 대회서는 성공했고, 아시안게임에서는 3,4위전에서 패했다. 16강전 후 이틀밖에 훈련 시간이 없었다. 대비는 했다. 제 나름의 키커 선택 기준이 있다. 저 혼자 리스트를 작성하고 마지막에 이영진 코치와 상의를 해서 결정을 내렸다. 린 멍이 킥력도 좋고 연습 때 잘 찼는데 부담감이 있어서 그런지 실축했다. 그 선택은 제 나름대로 잘 판단했다고 생각한다.

- 결승까지 운이 따를 거라 보나.

▶ 제 기억으로는 운이 좋다 나쁘다 소리는 안했다. 행운은 그냥 오는 게 아니고 맡은 바 최선의 노력을 다했을 때 나오는 결과물이라 생각한다. 오늘 결과도 100% 행운이 따랐던 것도 아니고, 우리 선수들이 노력했다고 생각한다.

- 실리 축구를 언급한 이유는. 전반전 끝나고 어떤 얘기를 했나.

▶ 저도 한국 인터넷을 가끔 본다. 보니까 폭스스포츠 아시아 담당 기자가 베트남 축구가 수비 축구를 하면 한계점에 도달한다고 했다. 수비 축구는 당연히 맞다. 그건 우리가 가장 잘하고 결과물을 낼 수 있는 것이다. 그게 실리 축구라 생각한다.

전반 끝나고 특별한 주문은 없었다. 리드 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롱 패스에 대한 부분을 주의시켰다. 전반 이후부터 우리 페이스를 가져가고 있었다. 그 부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려고 했다. 꽝 하이가 밀집된 지역에서 있는 것보다는 측면이나 바깥에서 받을 수 있는 부분에 대해 말했다. 또 끝까지 포기하지 말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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