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캡틴' 손흥민 "선수들에게 축구 아닌 전쟁 가는 것이라 했다" (일문일답)

치카랑(인도네시아)=김동영 기자  |  2018.08.24 00:39
아시안게임 대표팀 \'캡틴\' 손흥민. 아시안게임 대표팀 '캡틴' 손흥민.


감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황의조(26·감바 오사카)-이승우(20·헬라스 베로나)의 골을 앞세워 이란에 승리를 따냈다. 8강 진출 성공. 손흥민(26·토트넘)은 골은 없었지만, 그라운드를 활발히 누비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캡틴'으로서 헌신적인 모습을 보인 셈이다.

한국은 23일 오후 9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와바랏 주 치카랑의 위바와 묵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16강전 이란전에서 황의조와 이승우의 골이 터지며 2-0 승리를 일궈냈다.

김민재(22·전북)가 경고 누적으로 뛰지 못했고, 경기 도중 조현우(27·대구)의 부상이라는 악재도 있었다. 그래도 실점은 0이었다. 여기에 공격도 있었다. 전반 막판 유기적인 플레이를 통해 황의조의 골이 터졌고, 후반에는 이승우의 개인 기량을 통핸 추가골이 터졌다.

그리고 손흥민이 있었다. 손흥민은 이날 공격포인트는 없었다. 그래도 묵직한 존재감을 보였다. 손흥민이 공을 잡으면 이란의 집중 견제가 들어왔다. 손흥민은 적절히 공을 빼주며 팀 동료들을 살렸다. 틈이 있으면 돌파와 슈팅을 시도하며 이란을 괴롭혔다. 근육 경련이 일어날 정도로 열심히 뛰었고, 팀 승리의 발판을 쌓았다.

경기 후 손흥민은 "선수들에게 우리는 축구가 아니라 전쟁을 하러 가는 것이라고 했다. 자존심도 긁었다. 선수들이 잘 받아들였고, 좋은 경기로 이어졌다"라고 말했다. 이어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승리할 수 있는 분위기 만들 수 있도록 중심을 잡겠다"라고 강조했다.

아래는 경기 후 손흥민과 일문일답.

- 승리 소감은?

▶ 어린 선수들이 너무 열심히 해줬다. 고맙다. 내가 열심히 했다기보다, 팀을 위해 당연히 할 것을 했다고 생각한다. 아직 나도 많이 부족한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

- 이란 징크스를 생각하고 뛰었나?

▶ 의식하지 않았다. 우리 팀에 신경을 많이 쓰려고 했다. 내가 휘둘리면 팀이 흔들린다는 생각을 했다. 자제하려고 했다. 선수들에게 좋은 기운을 불어넣어주려고 노력했다.

- 경기마다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우즈벡전 대패를 언급했다고 들었다.

▶ 어린 선수들이기에 인식시켜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아직 나는 주장으로서 자질이 부족하다. 하지만 팀이 1-4로 질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고, 자존심을 긁는 말을 했다. 선수들도 기분 나쁘게 이해하지 않고, 동기부여로 삼았다.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 앞선 경기들에 비해 미드필드와 연계도 좋아지는 것 같은데?

▶ 훈련할 시간이 많이 없었다. 결국 자신감이라고 생각한다. 할 수 있다는 것을 경기장에서 보여줬다. 선수들도 믿기 시작하면서 잘 나온 것 같다. 계속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 이후 선수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줄 것인지?

▶ 이란이 어려운 상대였던 것은 맞다. 어린 팀이고, 좋은 팀이었다. 나는 선수들을 믿었다. 좋은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우리가 하면 두려워할 팀이 없다고, 자신감을 가지고 하자고 했다. 두려워하지 말라고 했다. 그런 말을 가장 많이 했다. 우리는 축구하러 가는 것이 아니라, 전쟁을 하러 가는 것이라고 했다. 그것이 와닿았던 것 같다. 선수들이 몸도 사리지 않으며 열심히 해줬다.

- 일정이 가시밭길이다. 이것이 결속에 도움이 된다고 보나?

▶ 그런 것보다, 선수들 마음가짐이 많이 변했다. 어린 선수들이기에 이야기를 해줘야 할 부분이 있기는 하다. 대표팀에 대해 잘 모르고, 국가대표로 뛰는 것이 얼마나 좋은 기회인지 모를 수 있는 나이다. 나와 (조)현우 형이 이야기를 계속 해주고 있다. 선수들이 이해하면서 경기장에서 조금씩 나타나는 것 같다.

- 8강 우즈베키스탄전은 어떨지?

▶ 좋은 팀이고, 긴장해야 할 팀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도 충분히 강한 팀이다. 이제 8강에 오른 팀은 누구나 우승할 수 있는 팀이다. 실수를 하면 안 된다. 실수하지 않는다는 마음으로 하면 좋은 경기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 4일 뒤 8강전이다. 체력은 괜찮을지?

▶ 잘 회복해야 한다. 다른 방법이 없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회복하겠다. 그것 밖에 없다. 경기 일정이 빡빡하다.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한다. 내가 솔선수범해야 한다. 나보다 더 힘든 선수도 있을 것이다. 잘 회복해서 지장 없도록 하겠다.

- 여름에 하는 박싱데이 같지 않나?

▶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나라를 대표해서 뛰는 자리다. 힘든 것도 이겨낼 수 있다. 경기를 이기면 덜 힘들다. 선수들에게 조금 더 이야기 해주고 싶다. 승리할 수 있는 분위기 만들 수 있도록 중심 잡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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