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카바보' 두산 박건우가 말하는 '팬 사인·여자친구'

잠실=김우종 기자  |  2018.05.15 07:20
두산 박건우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두산 박건우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봄비가 잠실구장을 적시고 있었다. 두산 베어스 외야수 박건우(28)의 얼굴에는 송골송골 땀방울이 맺혀 있었다. 비가 내려도 개인 훈련은 잊지 않은 듯했다.

두산 베어스에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박건우를 지난 12일 오후 비 내리는 잠실야구장에서 만났다. 역삼초-이수중-서울고를 졸업한 박건우는 지난 2009년 두산에 입단, 올해로 프로 10년 차를 맞이했다. 2014년까지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그는 2016년부터 두산의 주전 외야수로 도약, 지난해에는 WBC 국가대표로도 발탁되는 영광을 누렸다.

최근 박건우는 뜻하지 않게 마음고생을 했다. 잠실구장 벽 한 편에 적힌 '건우야 사인 좀 해줘라'는 글귀가 방송 전파를 타면서 사인 논란에 휩싸인 것. "저는 솔직히 해드릴 수 있으면 거의 다 해드리는 편이에요. 바쁠 때가 아니면 다 해드리는데, 그래도 못 받으신 분들도 계시겠죠. 그런 분들이 쓰셨을 거라 생각하고, 받은 분들은 또 좋게 말씀해주시는 분들도 계세요. 사실 매일매일 기다리시는 모든 분들에게 사인을 다 해 드릴 수 없을 때도 있어요. 죄송하고 또 감사하죠. 제 어린 시절을 생각하며 그래도 어린이들 위주로 사인을 다 해드리고 가려고 해요."

사실 박건우는 어린이를 무척 좋아한다. 어린이 팬에게 사인을 해주면서 친근하게 말을 건넬 때도 있다. 지난 13일에는 백혈병을 앓고 있는 김헌덕 군의 시구를 지도한 뒤 포수 자리에서 공까지 받으며 훈훈한 장면을 연출했다. 지난해에는 인천 원정에서 한 어린이 팬과 캐치볼을 하기도.

'어린이를 특별히 좋아하는 이유가 있나'란 질문에 그는 "제가 어릴 때 정말 야구를 좋아했어요. 전 좋아하는 팀이 지면 만날 울고 그랬어요. 아이들이 와서 공 하나 던져달라고 하면 제가 못 받은 기억이 있어서인지 더 해주고 싶더라고요"하고 진심 어린 눈빛을 지어 보인다.

이어 "야구복을 입은 아이들한테는 '너 야구해? 여기서 프로야구 경기를 보면서 네 포지션에 있는 선수들이 왜 잘하는지 그런 걸 보면 좋아'라고 이야기를 해줘요. 저는 몰랐으니까요. 그냥 야구장에 와서 이기면 좋다 마는 게 아닌, 잘하는 선수들을 보며 어릴 적부터 공부하면 좋잖아요." 그냥 무심히 지나칠 법도 한데 박건우의 마음은 그게 아니었던 모양이다.

두산 박건우(오른쪽)와 12일 시구자 김헌덕 어린이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두산 박건우(오른쪽)와 12일 시구자 김헌덕 어린이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이런 그의 가치관에 가정환경이 영향을 미친 건 당연했을 터. 박건우는 1남 2녀 중 막내다. 널리 알려졌다시피 둘째 누나의 남편은 한 팀에서 뛰고 있는 '매형' 장원준(33)이다. '가족 좀 자랑해달라'는 말에 박건우는 "가족 자랑할 게 뭐 있겠어요"라고 쑥스럽게 웃는다. "아버지께서는 '우리 가족에게 귀한 아들이면, 남의 아들과 딸도 어디 가면 다 귀한 아들, 딸이다. 어디 가서 놀고 그러려면 네가 야구를 잘해야 한다. 돈도 잘 벌어서 형들한테 많이 사줄 수 있고 그런 능력이 되면 나가서 놀아라'라고 말씀하세요. 자랑이라고 할 건 없죠"라고 한다.

아버지에 대해서는 "사업하시고 평범한 분"이라고 소개한 뒤 어머니에 대해서는 "많이 고생하시죠"라며 잠시 뜸을 들인다. "어떻게 말로 표현하겠어요. 부모님의 마음을. 저희 가족만 그런 건 아니겠지만, 우리 어머니께서 유독 유별나신 것 같아요. 뭐 하나 더 챙겨주려고 하고. 어릴 땐 잘 몰랐는데. 커가면서 보면 '이게 사랑인가. 가족인가' 이런 걸 많이 느끼겠더라고요. 어머니께서는 매일 경기를 보시겠죠. 그런데 내색은 일체 안 하세요. 야구 하면 가뜩이나 스트레스 받을 때도 있는데… 배려해주시는 거겠죠."

박건우는 최근 삼촌이 됐다. 바로 둘째 누나와 매형 사이에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조카가 태어났다. 그런데 아빠 장원준보다 삼촌 박건우가 조카의 영상을 더 많이 본다고. "원래 아기를 정말 좋아해요. 말로 표현을 못하겠더라고요. 너무 예뻐서. 매형보다 제가 영상을 더 보는 것 같아요. 보고만 있어도 행복하더라고요. 제 애도 아니고, 누나 아이인데. 정말 예쁘더라고요. 한 번 안아보고 싶어요(인터뷰를 실시한 12일에는 아기가 산후조리원에 있어 못 봤고, 14일에 만났다).

아기 이야기가 나온 김에 결혼에 대해서도 물었다. "결혼하고 싶죠. 그런데 아직 여자친구가 없어요. 헤어진 지가 꽤 되었네요. 여자친구를 만나면 결혼도 하고 싶은데. 아직 없으니까. 언젠가는 나타나겠죠? 좋은 분이."

'누누'라는 애칭과 함께 KBO리그를 대표하는 '훈남' 박건우. '너무 야구만 열심히 해서 아직 인연을 못 만난 것 아닌가'라는 말에 "야구도 열심히 하는데 그것과는 또 별개라고 생각해요. 요새 유명한 선수도 결혼을 다하고 그러잖아요. 저도 연애를 하고 싶긴 한데, 아직은 만나지 못했으니까. 좋은 분이 빨리 나타났으면 좋겠네요."

두산 박건우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두산 박건우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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