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인해주세요" 외면 NO… 전부 다 해준 선수 '훈훈'

잠실=김우종 기자  |  2018.05.05 03:30
4일 잠실구장.


치열했던 어린이날 더비 첫 경기가 두산의 11:8 승리로 막을 내렸다. 밤 10시 8분에 경기가 끝났다.

두산 수훈 선수들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승리 투수 이영하가 취재진 앞에 섰다. 이어 결승 3점포의 주인공 양의지가 인터뷰에 임했다. 그러는 사이 다른 선수들은 샤워를 하고 퇴근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다음 5일 경기는 낮 2시에 열린다. 얼른 집으로 돌아가 잠을 청한 뒤 경기장에 오전 일찍 나와야 한다.

LG 선수들과 두산 선수들이 하나둘씩 경기장을 떠나기 시작했다. 밖에는 많은 팬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선수들의 얼굴도 보고 싶고, 사인도 받고 싶고, 사진도 함께 찍고 싶어하는 열혈 팬들이었다.

어느덧 시간이 훌쩍 지나 밤 11시를 넘어 12시를 향해 가고 있었다.

밤 11시 30분께. 두산 선수단 출입구 쪽에서 한 선수가 나왔다. 목이 빠져라 선수들을 기다리고 있던 팬들 20여 명 사이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벌써 경기가 끝난 뒤 1시간 반이 지났다. 하지만 이 팬들은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선수들의 얼굴을 한 번이라도 더 보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구단 경호원이 이 선수를 안전하게 보호한 채 차가 있는 곳까지 함께 이동했다. 이와 동시에 팬들이 순식간에 이 선수 옆으로 다가 와 줄을 섰다.

"사인해주세요."

"멋있어요."

"저희 아이들이랑 사진 찍어 주세요."

여기저기서 목소리가 나왔다. 빨리 집에 돌아갈 법도 한데, 이 선수는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섰다. 꽤 긴 시간을 자신의 차 옆에서 보냈다. 모든 팬들의 사인 요청에 친절히 응해줬고, 사인 도중 사진 찍자는 팬들한테는 잠시 사인하는 것을 멈춘 채 포즈를 취해줬다.

그렇게 10여분이 흘렀다. 끝나지 않을 것만 같던 팬들의 줄도 점차 줄어들기 시작했다. 이미 그곳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사인을 다 해줬기에 그런 듯했다.

그는 아이들과 함께 사진을 찍어달라는 부모의 요청에 인사까지 건네며 카메라를 바라봤다. 이 선수는 아이들이 귀여운 듯 스킨십도 하며 다정한 모습을 보였다. 한 여성 팬은 이 선수의 차를 보고 "저희 세차장으로 오세요"라고 하기도.

사인을 다 마치자 이 선수만 홀로 남았다. 더 해줄 게 없는 걸 확인한 그는 천천히 자신의 차에 올라탔다. 그리고 시동을 건 뒤 그곳을 조심스럽게 빠져나갔다. 그곳에 있는 팬들은 "고맙다"며 가는 차를 향해 손을 흔들고 인사했다. 이 선수의 이름은 두산 베어스 외야수 조수행(25)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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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같은 미소를 짓고 있는 조수행(오른쪽) 아이 같은 미소를 짓고 있는 조수행(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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